새로운 먹거리 창출과 미래 시장 선점을 위한 국내 기업들의 ‘협업(協業) ’이 활발하다. 급변하는 시장에서 신기술로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시너지를 낼 수 있다면 적이든 아군이든 마다하지 않고 손을 맞잡으려는 ‘합종연횡’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업계에서 이종(異種) 기업 간 협업이 가장 활발한 영역은 자동차 분야로, 기업들은 인공지능(AI)·수소전기차·자율주행·커넥티드카(인터넷 등 통신으로 연결된 자동차) 등 미래형 자동차 산업의 기능을 좌우하는 핵심 기술 개발과 시장 선점을 염두에 둔 영역 확장에 적극 나서고 있다.

현대·기아차, 삼성, LG전자의 경우 급속하게 변화하는 시장에서 ‘적과의 동침’을 마다하지 않는 행보로 주목받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수소전기차 분야 기술력을 확보하기 위해 경쟁업체인 폭스바겐그룹의 아우디와 ‘수소전기차 관련 연료전지 기술 파트너십 협약’을 체결했고 삼성전자는 최근 미국에서 열린 올해 ‘CES 2019’에서 조(兆) 단위 특허소송을 벌일 정도로 앙숙 관계였던 애플과의 협업을 발표하기도 했었다.

경계를 허물며 영역을 넓히는 업체들의 협업도 활발하다. 현대·기아차의 경우 자율주행,커넥티드 서비스, 인공지능 분야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자동차와 연관 없어 보이는 연구 영역까지 진출했다.

최근 미국 브라운대와 맺은 협약은 뇌공학, 컴퓨터공학, 생물학, 신경과학, 심리학, 의학 등 자동차와 무관해 보일 수 있는 이종 융합을 통해 자동차 산업이 가진 한계를 탈피하겠다는 의미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현대·기아차는 이외 인공지능 음성 인식 기업 사운드하운드(미국), 아시아의 우버라는 싱가포르 그랩 등 20곳에 달하는 4차 산업혁명 관련 스타트업에 투자하며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KT와 현대모비스의 ‘협약’도 내비게이션 자동 무선 업데이트와 지능형 차량관리 서비스 등 커넥티드카 기술 개발을 위한 이종업체간 융합으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세계 1위 자동차 전자장비 업체인 하만을 인수하면서 5G, 인공지능(AI), 음성 인식 등 부품과 관련된 기술 개발에 나서는가 하면, 냉장고·세탁기·전기레인지 등 생활가전분야 영역을 넓히는 차원에서 식품업체인 샘표와도 협약을 맺은 바 있다.

유통업계에서도 ‘콜라보레이션’ 마케팅이 활발하다.

코카콜라와 협업해 코카콜라 로고가 들어간 티셔츠와 가방을 제작, 판매하는가 하면, 빙그레와 손잡고 ‘FILA X 메로나 컬렉션’을 선보인 업체들도 잇따랐다. 제과업체 농심과 ‘새우깡’ 이미지가 들어간 제품을 내놓는 의류업체, 삼양식품과 협업해 이색 제품을 선보인 패션업체도 나타났다.

식품·화장품업계에서도 삼양식품과 토니모리는 지난해 불닭볶음면 이미지를 살린 ‘불타는에디션’을 출시하는 등 업계간 장벽을 뛰어넘는 협업상품이 출시되고 있다.

/김지을 기자 dok2000@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