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노조가 ‘2018 단체교섭’ 잠정합의안을 부결시켰다.

글로벌 경쟁 심화와 영업오더(주문) 축소, 7분기 연속 적자 등으로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노사의 단체교섭 합의 방안이 최종적으로 조합원들의 벽을 넘지 못하면서 조속한 경영 정상화에도 험로가 예고된다.

일각에서는 노조 집행부에 대한 불신임 성격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점을 들어 찬반투표 부결 이후 금호타이어가 혼란스러워질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14일 금호타이어에 따르면 노조는 전날 ‘2018 단체교섭’ 잠정 합의안에 대한 찬반 투표를 실시,찬성 659표(24.1%), 반대 2061표(75.5%)로 부결시켰다. 노조 전체 조합원 3042명 중 2천729명(89.7%)이 투표에 참여했다.

노조 집행부가 투표에 앞서 “금호타이어 창사 이래 가장 어려운 시기” 라며 “조속한 경영정상화를 이루고 노조원의 총고용과 생존권을 지키는 유일한 대안으로 (합의안을) 결정했다”며 합의안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현장 직원들 사이에서는 노사가 잠정 합의한 ▲여유 인력 재배치를 반영한 공장 운영계획 ▲임금체계 개선 ▲정년 연장 등에 대한 반발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공장 운영계획의 경우 노사가 애초 최장 101일에 이르는 공장 휴무(광주공장 44일, 곡성공장 60일, 평택공장 101일) 계획 대신, 3만7000개(하루) 생산 규모를 3만개로 축소하면서 여유 인력 규모를 186명으로 줄여 운영하는 방안에 공감대를 형성했던 사안이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공장 내부 인력 운영 시스템을 이해하지 못한 방안이라는 비판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임금체계 개선도 세부 내용이 논의되지 않았음에도, 최저임금 미달 문제와 연계한 상여금의 기본급 포함 논의가 진행될 것이라는 말이 흘러나오며 부정적 분위기를 더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년 연장 방안도 인력 재배치 문제와 연계되면서 의견이 분분했다는 후문이다.

노사가 마련한 단체협약이 부결되면서 조속한 경영정상화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당장, 회사 내부에서도 올해 영업 목표로 제시한 매출액 5.1% 증가, 매출량 5.8% 증가 등을 달성하기 위한 전략으로, 인력 재배치나 등 공장 운영 계획을 조속히 확정하고 악화된 영업 실적 개선,거래처와의 신뢰회복 활동 등에 적극 나서지 못하는 데 따른 답답함이 감지되고 있다.

금호타이어 노조 관계자는 “다음주 중으로 대의원 대회를 열고 노조원 의견을 수렴, 재교섭 여부과 관련된 향후 진행 방향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호타이어는 이날 대표이사 직무대행을 맡고 있던 전대진씨를 대표이사로 선임하는 한편, 오는 3월 29일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하겠다고 공시했다.

/김지을 기자 dok2000@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