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지난주 ‘카풀’ 시범 서비스를 중단했다. 계속되는 택시 업계와의 갈등 때문이었다. 카풀은 목적지가 같거나 비슷한 방향으로 가는 차량에 동승하는 것을 말한다. 스마트폰 앱을 통해 비슷한 목적지로 향하는 차량을 불러 택시처럼 이용하는 승차 공유 서비스를 일컫는 용어로도 사용된다.

정부는 카풀을 도입하면 남는 차량을 활용할 수 있어 경제적인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또 출퇴근 시간 등 택시를 잡기 힘든 시간대에 카풀을 활용하면 시민의 택시에 대한 불만을 해소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그러나 택시 업계와 택시 노동자는 자신들의 생존권을 위협한다며 카풀 허용 자체에 반발하면서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카카오 카풀의 경우 회원 규모가 커서 기존 다른 카풀 업체와 달리 택시 업계의 강력한 반발을 불렀다. 무엇보다 두 명의 택시 기사가 분신으로 희생되는 안타까운 일도 벌어졌다.

이 같은 상황 전개를 보면서 ‘러다이트 운동’을 떠올렸다. 이는 18~19세기 영국의 공장 지대에서 일어난 노동자에 의한 기계 파괴 운동을 말한다. 산업혁명이 진행됨에 따라 방직업과 양모 공업에 있어서 기계가 사용됐고 이는 종래의 제조 직공들을 실직시키고 임금 수준도 떨어뜨렸다. 이에 노동자들이 기계가 없어지면 과거 지위를 회복할 수 있을거라고 보고 기계를 파괴한 것이다. 정체 불명의 지도자 N.러드라는 인물이 주도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후에도 신기술에 반발하는 노동자들의 운동은 계속 있었고 이에 대해서는 신러다이트 운동이라 칭하기도 했다.

전문가들 역시 택시 노동자들의 반발을 종종 러다이트 운동에 비유하기도 한다. 문제는 과연 신기술이나 새로운 서비스의 등장을 일부 집단의 반발로 막을 수 있느냐는 점이다. 택시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위협한다는 생각엔 충분히 공감할 수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같은 반발로 신기술·서비스의 등장과 직업의 재편을 막을 수 없다고 본다.

다행히 지난주 택시 관련 단체가 사회적 대타협 기구에 참여키로 했다니 부디 이 기구를 통해 상생의 길을 찾기 바란다. 그리고 그 의사 결정 과정에서는 택시나 카풀 이용자들의 목소리도 반영되길 희망한다./서울취재본부=박지경 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