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전남도 산하 공공기관장에 대한 물갈이 인사가 본격화되고 있다. 시도 산하 핵심 기관의 주요 인사 공모가 잇따라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광주의 경우 공석이 된 공공기관장은 광주도시철도공사, 광주환경공단, 광주복지재단,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 등 네 곳이다. 전남도는 강진의료원장과 전남정보문화산업진흥원장에 대한 공모 절차를 진행 중이다.

관심을 끄는 것은 과연 이번에야말로 ‘낙하산 인사’를 근절할 수 있을까 하는 점이다. 과거에 보면 단체장이 바뀔 때마다 늘 측근에 대한 보은 인사가 이루어지는 일이 많았기 때문이다. 최근에도 광주환경공단 이사장의 경우 전혀 전문성이 없는 시장 캠프 출신 전직 국회의원이 내정됐다가 시의회 청문회 과정에서 자질 논란으로 사퇴하는 파동을 겪었다. 이에 따라 광주환경공단은 다시 ‘이사장 모집 공고’를 냈다.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 원장은 최근 두 차례 공모 절차를 거쳤으나 ‘적격자 없음’ 결정이 내려짐에 따라 최근 3차 공모 절차를 진행 중이다. 광주도시철도공사 역시 지난해 말 전임 사장이 자진 사퇴하면서 사장과 기술본부장, 비상임이사 등 임원 후보 모집 공고를 냈다. 광주복지재단은 대표와 사무처장 등 주요 간부진들이 동시에 공석이 되면서 공모 규모와 절차가 커질 전망이다. 이밖에도 광주시는 민주인권평화국장·노동협력관·대변인·문화예술회관장에 대한 개방형 직위 공모에 나선다.

이 모두 한결같이 전문성이 요구되는 자리들이다. 한데 벌써부터 해묵은 고질인 ‘낙하산 인사’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선거 캠프 인사나 퇴직 공무원을 배려하기 위해 전리품 챙기듯 산하 기관을 유린해서는 안 된다. 미리 내정해 놓고 공모 절차만 밟는 과거의 행태를 답습해서는 안 된다. 그야말로 공정하게 전문적인 인사를 뽑아 그동안 외쳐 온 혁신이 구두선(口頭禪)에 그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