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화의 역습…그 많던 제비는 어디로 갔나
2024년 05월 01일(수) 21:55 가가
광주 아파트·빌딩 들어서며
주택과 처마 사이 둥지 못 틀어
기후위기 지표종 못 볼 수도
일부 주민 제비집 제공 상생도
주택과 처마 사이 둥지 못 틀어
기후위기 지표종 못 볼 수도
일부 주민 제비집 제공 상생도
‘흥부전’에서 박씨를 물고와 행운을 안겨다 준 제비를 더 이상 광주도심에서 보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광주 도심 곳곳에 아파트와 초고층 빌딩이 들어서 제비가 둥지를 틀 공간이 없기 때문이다.
1일 광주지역 동물권 단체인 ‘성난비건’은 광주시 광산구 송정동 일대에서 ‘제비 부동산’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제비 부동산은 성난비건이 올해 처음 시작한 제비 둥지 모니터링 활동으로 아직 구도심의 형태를 유지하고 있는 광주시 광산구 영광통 상가, 송정매일시장, 1913 송정역 시장 일대(2㎞)를 도보로 이동하며 제비둥지를 찾는 활동이다. 제비는 여름철새이자 기후위기 지표종으로 이미 동물단체 등은 멸종위기종으로 보고 있다.
광주일보 취재진이 단체와 함께 이날 오전 9시부터 2시간여 동안 확인한 결과 총 14개의 제비둥지를 발견했다.
광주·전남 지역은 점차 제비가 살기 힘든 환경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 단체의 설명이다.
제비들은 집을 짓기 위해 진흙을 퍼오고 인근에서 건초를 물어와야 하지만 논 농사가 대부분이었던 과거와 다르게 비닐하우스 위주의 시설농업으로 바뀌면서 둥지재료를 구하기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또 제비의 먹이는 하천과 습지 주변에 사는 하루살이, 잠자리, 벌, 모기 등인데, 광주와 전남이 모두 도시화되면서 하천 등이 사라지게 돼 먹이 부족 현상으로 자연스레 개체수가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광산구의 경우 일부 주민들은 제비와 같이 공생을 하고 있었다.
송정역시장의 한 국수집은 제비 둥지 7개가 연이어 자리잡고 있어 ‘제비 아파트’로 불렸다. 가게에 달린 조명 5개에는 모두 위쪽에 제비 집이 올라가 있었다. 업체대표는 제비들과의 공생을 위해 제비 집이 지어진 조명 3개를 중고로 사와 이곳에 설치했다.
제비들의 분변으로 발생하는 악취와 얼룩 때문에 둥지 자체를 없앤곳도 있었지만, 일부 주민들은 둥지 아래 분변 받침대를 설치한 곳도 확인됐다.
제비는 한국에 도래하는 시기에 따라 기후위기 정도를 알 수 있어 기후변화 생물지표종으로 분류되지만 정확한 실태조사 등이 이뤄지지 않고 있어 현재 광주에 살고 있는 제비개체 수는 정확하게 알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10여년간 제비 둥지 모니터링을 해 온 김철록 한국제비네트워크 대표는 “제비의 수가 급속하게 줄어들어 2009년에는 제비 집단 번식지를 천연기념물로 지정하려는 논의가 있을 정도”라며 “시민들이 제비 집으로 인해 불편하게 느끼는 사항을 둥지받침대와 같은 개선책을 통해 상생할 수 있도록 지자체에서 나서서 인식개선과 각종 지원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글·사진=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
광주 도심 곳곳에 아파트와 초고층 빌딩이 들어서 제비가 둥지를 틀 공간이 없기 때문이다.
1일 광주지역 동물권 단체인 ‘성난비건’은 광주시 광산구 송정동 일대에서 ‘제비 부동산’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광주일보 취재진이 단체와 함께 이날 오전 9시부터 2시간여 동안 확인한 결과 총 14개의 제비둥지를 발견했다.
제비들은 집을 짓기 위해 진흙을 퍼오고 인근에서 건초를 물어와야 하지만 논 농사가 대부분이었던 과거와 다르게 비닐하우스 위주의 시설농업으로 바뀌면서 둥지재료를 구하기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광산구의 경우 일부 주민들은 제비와 같이 공생을 하고 있었다.
송정역시장의 한 국수집은 제비 둥지 7개가 연이어 자리잡고 있어 ‘제비 아파트’로 불렸다. 가게에 달린 조명 5개에는 모두 위쪽에 제비 집이 올라가 있었다. 업체대표는 제비들과의 공생을 위해 제비 집이 지어진 조명 3개를 중고로 사와 이곳에 설치했다.
제비들의 분변으로 발생하는 악취와 얼룩 때문에 둥지 자체를 없앤곳도 있었지만, 일부 주민들은 둥지 아래 분변 받침대를 설치한 곳도 확인됐다.
제비는 한국에 도래하는 시기에 따라 기후위기 정도를 알 수 있어 기후변화 생물지표종으로 분류되지만 정확한 실태조사 등이 이뤄지지 않고 있어 현재 광주에 살고 있는 제비개체 수는 정확하게 알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10여년간 제비 둥지 모니터링을 해 온 김철록 한국제비네트워크 대표는 “제비의 수가 급속하게 줄어들어 2009년에는 제비 집단 번식지를 천연기념물로 지정하려는 논의가 있을 정도”라며 “시민들이 제비 집으로 인해 불편하게 느끼는 사항을 둥지받침대와 같은 개선책을 통해 상생할 수 있도록 지자체에서 나서서 인식개선과 각종 지원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글·사진=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