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심은 통한다는 말이 있죠? 물론 진심은 중요합니다. 하지만 상대방이 내 진심을 받아들여주길 바라기 전에 그의 진심을 살펴보려는 노력이 더 중요합니다.”

영호남 청년들이 화합을 위해 지난 16일 열린 ‘2018 달빛소나기’에는 SNS 작가의 원조라 할 수 있는 하상욱(37) 시인이 강단에 섰다.

이날 오후 대구시 북구 침산동 중앙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행사에는 광주·대구 청년 130명이 참석해 ‘공감과 소통’을 주제로 한 그의 강연에 귀를 기울였다. 짧은 시구로 청년들에게 많은 공감을 산 그는 청년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아 80만 명에 육박하는 트위터 팔로워를 거느리고 있다.

하씨는 그동안 SNS를 통해 발표한 시들을 모아 ‘서울 시’ 1~2권과 ‘시 읽는 밤 : 시 밤’ 등을 펴내며 베스트셀러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지난 2016년에는 MBC 예능 무한도전에 출연해 이름을 알렸다.

강연이 열린 이날에는 하 시인의 작품에 십센치가 음색을 입혀 부른 싱글 앨범 ‘다 정한 이별’이 발매되기도 했다.

이날 강단에 선 하씨는 참가자들과 자신의 대표작과 온라인 상에서 유행하는 사진을 엮은 이른바 ‘짤방’을 함께 보며 ‘공감 여행’을 떠났다. 하씨는 ‘좋은 생각이 났어/니 생각’, ‘왜 마음을 정리했을까/미움을 정리할 것을’, ‘그리운건/그대일까/그때일까’ 등 많은 청년들로부터 사랑을 받은 자신의 시를 소개하며 관계에 대한 ‘단상’을 풀어냈다.

대인관계와 연애까지 포기하는 ‘5포 세대’를 위로하기 위한 하씨의 위로는 계속됐다. 그는 자존감을 지키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덤덤하면서도 단호한 어조의 짧은 글로 ‘나의 소중함’을 설파하는 하씨는 자신의 아버지와 얽힌 이야기를 예로 들었다. 하씨는 최근 SNS에서 이별 이야기 말고 밝고 유쾌한 글만 발표하길 요구하며 아버지가 공개적으로 올린 댓글을 보고 망설임 없이 아버지와 SNS 친구 관계를 끊었다. 하씨는 ‘누가 뭐라고 하든 당신은 가치있어요’라는 말의 오류를 꼬집었다. 다른 사람에게 대해 평가할 자격을 주기 전까지는 그 누구도 내 가치에 대해 왈가왈부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하씨는 “칭찬이든 비난이든 이는 상대방과의 진정한 소통을 통해서만 가능한 일”이라며 “청년들의 소통에 있어 가장 필요한 요소는 ‘자존감’이기에 일상을 살아가면서 ‘난 특별해, 딱 너만큼’이라는 문구를 기억하자”고 말했다.

/대구=백희준 기자 bhj@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