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미련한 짓이다. 사람들은 ‘책을 읽지 않는다’고 하는데, 이 책 ‘산따라 맛따라’를 두 번째로 펴낸다.(중략) 만 20년, 연재 회수도 240회를 넘겼다. 산자락의 맛과 풍광 그리고 그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음식을 제공하고 인정을 베풀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등산인들은 일반 식객들과는 다르게 산행하는 산 자락에서 민생고를 해결하는 습관이 있다. 산행을 마치고 식탁에 앉아 흘린 땀이 식기도 전에 막걸리 한 사발을 마시는 이들도 적지 않다.

산행 중에 만나는 맛집들 이야기가 한 권의 책으로 나왔다.

전국산촌미락회 상임고문 우촌 박재곤이 펴낸 ‘산따라 맛따라’(우촌미디어)에는 산자락 맛집과 그 주변에 얽힌 사연들이 담겨 있다. 지난 1997년 1월호부터 2017년 5월호까지 월간 ‘山’에 연재했던 맛집 이야기를 소개한다.

책에 등장하는 맛집 이야기는 음식 위주라기보다 음식을 만드는 사람들(식당주인)의 이야기가 주가 된다. 대개는 그 산자락에서 10~20년 이상씩 영업을 해 온 사람들의 이야기로, 자연히 그 산자락의 분위기가 가감 없이 전해진다.

‘엉뚱하게도’ 재미가 있고 ‘교과서’ 처럼 유익한 내용들이 책 곳곳에 즐비하다. 저자는 400년 전의 조선팔도음식총람서 격인 ‘도문대작’과 350년 전의 우리나라 최초의 조리서 ‘음식디(지)미방’을 염두에 두고 자료를 모으고 글을 썼다.

우리 지역인 무등산과 광주 5味에 대한 이야기도 담겨 있다. “광주광역시는 2003년 10월 광주 8경(景)과 광주 5미(味)를 선정했다. 광주 8경 중 제1경은 무등산 사계이며, 광주 5미는 무등산보리밥, 송정떡갈비, 광주김치, 광주오리탕, 광주한정식이다.”

김승진 전 월간 ‘山’ 편집장은 추천사에서 “수많은 먹방들과 SNS에 오르는 맛집들이 이 책에는 별로 등장하지 않는다. 하지만 방금 내가 내려선 그 산자락에 깃든 맛집들은 쉽게 만날 수 있다”고 밝혔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