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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보육원생 여러명도 정신병원 강제 입원시켰다
학대 의혹 광주 보육시설, 보호자 없는 아이들 골라 입원 거래 의혹도
“폐쇄병동 갇혀 지옥같은 생활…인권위 신고했지만 도움 못 받아”

2018. 10.08. 00:00:00

허락없이 쌍꺼풀 수술을 했다는 이유 등으로 보육생을 학대했다<광주일보 2018년 9월27일자 6면>는 의혹이 제기된 광주의 한 보육시설에서 그동안 다수의 보육원생을 사실강 강제로 정신병원에 입원시킨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확산하고 있다.
특히 의료계 종사자들 사이에 일부 정신병원들이 과도한 경쟁속에 환자를 유치하기 위해 환자당 수백만원씩 속칭 ‘몸값’을 주고 연고가 없는 요보호아동(고아)을 입원 거래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돼 사법당국의 강도높은 수사가 요구되고 있다.
4일 국가 인원위원회와 YWCA 솔빛타운 시설 등에 따르면 YWCA 산하 광주 모 보육시설에서 지난 2013년부터 올해까지 6년 동안 정신병원에 강제로 입원시킨 보육원생은 공식 확인된 숫자만 초등학생 4명, 중학생 1명으로 총 5명이다.
하지만 해당 보육시설 원생들 사이에선 같은 기간 추가로 중학생 2명 등 10명 이상이 정신병원에 입원됐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특히 해당 보육시설에선 부모나 친인척 등 보호자가 없는 이른바 ‘고아’들만 골라 정신병원에 입원시키고, 유독 학대한 것으로 전해져 충격을 주고 있다.
실제 해당 보육시설에서 살던 중 정신병원에 두차례나 강제 입원됐었다는 A(여·20)씨를 지난 3일 광주 동구 한 카페에서 만났다. 현재 도서관 사서로 근무중인 그녀는 인터뷰 도중 여러차례 눈물을 글썽이는 등 고통스러웠던 기억을 입 밖으로 꺼내는 것마저도 힘든 모습이었다.
1998년 태어난 뒤 해당 보육시설에서 지내온 A씨는 2차례나 정신병원에 강제입원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부모나 친인척 등 보호자가 전혀 없다는 A씨는 “2013년 가을께 갑자기 Y병원(현재 폐업)에 6개월간 강제입원을 당했다”면서 “보육시설에서 엄마로 불리는 직원들을 따라 병원에 들어가자마자 6개월간 폐쇄병동에 입원 당했다”고 말했다.
6개월 여를 정신병원에 갇혀있다 겨우 퇴원을 한 A씨는 또 다시 6개월여만에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됐다고 한다.
A씨는 이같은 내용을 지난 2014년 국가인권위원회에 전화로 신고했지만 별다른 도움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A씨는 “당시 전화를 받은 인권위 직원은 이름과 보육시설의 위치 등 기본적인 것만 물어볼 뿐 별다른 관심이 없는 듯 했다”면서 “보육시설에서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도 용기를 내 신고를 했지만, 이후에도 변한 것이 없었고 이제는 어느 누구도 믿지 않는다”며 현 사회 시스템에 대해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
한때 해당 보육시설 생활했던 B(19)양도 A씨와 비슷한 경험을 했다.
B양은 “2014년 어느 날 A언니가 입원했던 Y병원에 강제입원 당했다”면서 “보육원에서 아무런 문제도 일으키지 않았고 정신병도 없었는데, Y병원에 입원해 조울증약 등을 먹으며 매일 반복되는 자유가 없는 지옥 같은 생활을 보냈다”고 울먹였다.
현재까지 정신요양병원에 입원 중인 원생도 있다.
지난 5일 오후에 만난 C양은 나주시의 한 정신요양병원에 입원 중이었다.
여느 10대 소녀처럼 생기발랄한 모습을 보인 C양은 “보육시설은 생각하기도 싫다. 오히려 지금 있는 요양병원이 훨씬 편하다”면서 “현 원장이 부임한 이후 나주의 한 정신병원에서 입원과 퇴원을 반복했다. 내가 왜 정신병자 취급을 받는 지 이해가 안된다”고 했다.
과거 C양을 직접 돌봤다는 해당 보육시설의 전 종사자는 광주일보와 통화에서 “초등학교 때까지 옆에서 지켜본 C양은 밝고 착한 아이였다. 물론 지적장애가 있는 아이도 아니었다”면서 “아마 시설내 학대 등으로 큰 아픔이 생긴 듯 하다”고 울먹였다.
이들 모두의 공통점은 부모나 친인척 등 보호자가 한명도 없는 요보호아동이라는 점이다.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시켜도 이를 항의할 보호자가 없다는 점에서 보육원과 정신병원간 암묵적인 거래 등 유착의혹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 전남의 한 정신병원에서 근무한 적이 있다는 한 간호사는 “일부 정신병원은 환자 1명당 수백만원씩을 주고 환자를 서로 사고 팔기도 한다”면서 “특히 젊고 가족이 없는 고아의 경우 안정적으로 환자 확보가 가능하고, 타 병원에 팔기도 편해 가장 선호하는 환자 유형”이라고 했다.
광주 YWCA 솔빛타운시설 관계자는 “해당 보육시설 아동들의 진술과 여러 정황 등을 고려해보면 정신병원과 보육시설간 상당히 의심스러운 부분이 많다”면서 “인권위에서도 폐업된 Y병원에 여러명의 아이들이 강제로 입원된 데 대해 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와 관련 해명을 듣기위해 광주 YWCA, 해당 보육시설, 광주YWCA 사무총장, 보육시설 원장 등에 수차례에 걸쳐 통화와 문자를 남겼지만 대답을 듣지 못했다.
/김한영 기자 young@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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