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계획 세울 때 기부도 포함…어려울수록 서로 나눠야죠”
2018년 09월 21일(금) 00:00 가가
불황에도 나눔 실천하는 ‘키다리 아저씨’ 광주 편의점 운영 박명석씨
어린시절 지독한 가난 겪어
어린이 위한 책 기부 결심
5년동안 1만여권 쾌척
어린시절 지독한 가난 겪어
어린이 위한 책 기부 결심
5년동안 1만여권 쾌척
최근 5년간 어린이들을 위해 책 1만여권을 기부한 GS25 상무우미점 경영주 박명석씨가 매장에서 미소짓고 있다. /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
“기부는 여유가 있다고 하는 것이 아닙니다. 연간 계획을 세울 때 기부도 포함해 생활의 일부분으로 여겨야 합니다.”
광주시 서구 치평동 김대중컨벤션센터 인근에서 편의점(GS25 상무우미점)을 운영하는 박명석(59)씨에게는 작은 비밀이 있다. 남 모르게 최근 5년간 어려운 아동들에게 책 1만여권을 기부한 ‘키다리 아저씨’다.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편의점 업계가 큰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박씨는 오히려 기부활동을 확대할 의지를 내비쳤다.
기부물품으로 어린이도서만 고집하고 있는 박씨는 “(어린이 도서 기부는)우리 미래에 대한 투자”라면서 “어린이들이 좋은 책을 읽고, 잘 자라서 통일된 대한민국의 밝은 미래를 책임질 것으로 믿는다”고 활짝 웃었다.
지난 2014년 편의점 운영을 시작한 박씨는 이듬해부터 GS리테일 책 기부 캠페인인 ‘북드림’(Book dream)에 꾸준히 참여하며 매년 수천권의 어린이 도서를 기부하고 있다. 박씨가 기부한 도서는 독서운동 민간단체 ‘땡스기브’를 통해 경기도를 포함한 전국 어린이도서관으로 보내지고 있다.
박씨는 “편의점을 시작하고 나서 GS리테일측에서 물품 배송기사에서 책을 실어 보내주면 좋은 일에 쓰겠다고 했다”며 “마침 기부에 대해 생각하던 중 집에 있는 책과 주변 지인들로부터 이미 읽은 책 등을 받아 보냈다”고 회상했다.
2015년에 했던 첫 기부는 400권 정도였다. 욕심이 생겨 이후부터는 사비를 들여 책을 구입하고 있다. 2016년 3000여권, 2017년 3600권을 쾌척했고 올해는 4100권을 전달했다.
박씨의 기부물품은 모두 어린이도서다. “어려운 가정형편의 어린이들은 책을 읽고 싶어도 못 읽는 현실이 너무 마음 아팠습니다. 어린이들이 책을 읽으며 책임감과 꿈을 키웠으면 합니다. 어린이는 미래의 자산이잖아요.”
박씨가 이런 마음을 가지게 된 데는 자신의 어린시절 경험이 밑바탕이 됐다. 함평군 학교면 학다리 출신 박씨는 지독한 가난을 겪었다. 땅 한평 없이 소작농 신분으로 5형제를 키운 박씨의 아버지는 간혹 남의 농삿일을 도와주고 얻어온 쌀밥을 자식들에게 먹이는 게 가장 큰 행복이었다고 말할 정도로 생활고에 시달렸다고 한다.
매일 끼니 걱정을 해야했던 터라, 책을 좋아했던 박씨는 읽을 책을 사달라는 말조차 꺼낼 수 없었다. 어린 박씨에게 동화책은 꿈에서나 볼 수 있는 물건이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로 올라가 옷장사부터 PC방까지 이것저것 했어요. 벌써 자영업 경험만 30년 이상입니다. 2014년 광주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면서 평소 생각했던 기부를 해보자고 결심했어요. 물론 쉽지는 않습니다. 경제불황이 겹치며 매출에도 타격을 입었고 생활형편이 썩 좋지는 않거든요.”
박씨는 여유가 있다고 기부를 하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매출이 많든 적든 기부는 일상처럼 해야된다는 게 박씨의 기부 철학이다.
박씨는 값비싼 새책을 사는 대신 인터넷 등으로 저렴한 중고서점을 수소문해 중고 서적을 구입해 기부하고 있다. 이렇게 노력한 끝에 올해 전달한 기부서적 4100권은 400만원 정도에 구입할 수 있었다.
박씨는 또 기부할 책을 고를 때 몇가지 기준이 있다고 했다. 3~5세, 7~10세 등 대상 연령에 맞는 책을 골고루 구입하고, 책 세트를 구할 때는 전권을 다 갖춘 것만 전달한다. 어린이들이 시리즈 서적을 읽을 때 빠진 책이 있어 아쉬움을 느끼게 않도록 하기 위한 배려다.
가장 보람을 느낄 때는 자신이 기부한 책으로 채워진 어린이 도서관 사진을 볼 때다. 지금까지 도서관 3곳에 박씨의 책이 전달됐다.
박씨는 “동네에 어린이도서관을 1곳을 만드려면 보유 서적이 최소 1000~1500권은 있어야 한다”며 “사람들이 집에 묵혀놓은 책을 기부하는 문화가 활성화되면 어린이도서관은 충분히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올 들어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편의점 경영이 수월하지는 않지만 박씨는 힘들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고 했다.
항상 노력한 만큼 결과는 따라온다는 게 박씨의 좌우명이다. 박씨는 내친김에 올해 기부 목표를 1만권으로 잡고, 밤낮없이 편의점 일에 매달리고 있다.
“제 성격상 어떤 일을 하든 1등을 해야 직성이 풀립니다. 지금은 어린이 책 기부 1등을 하고 싶어요. 기부를 하려면 매출도 어느 정도 따라줘야 하니 더 열심히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김용희 기자 kimyh@kwangju.co.kr
광주시 서구 치평동 김대중컨벤션센터 인근에서 편의점(GS25 상무우미점)을 운영하는 박명석(59)씨에게는 작은 비밀이 있다. 남 모르게 최근 5년간 어려운 아동들에게 책 1만여권을 기부한 ‘키다리 아저씨’다.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편의점 업계가 큰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박씨는 오히려 기부활동을 확대할 의지를 내비쳤다.
지난 2014년 편의점 운영을 시작한 박씨는 이듬해부터 GS리테일 책 기부 캠페인인 ‘북드림’(Book dream)에 꾸준히 참여하며 매년 수천권의 어린이 도서를 기부하고 있다. 박씨가 기부한 도서는 독서운동 민간단체 ‘땡스기브’를 통해 경기도를 포함한 전국 어린이도서관으로 보내지고 있다.
박씨는 “편의점을 시작하고 나서 GS리테일측에서 물품 배송기사에서 책을 실어 보내주면 좋은 일에 쓰겠다고 했다”며 “마침 기부에 대해 생각하던 중 집에 있는 책과 주변 지인들로부터 이미 읽은 책 등을 받아 보냈다”고 회상했다.
박씨가 이런 마음을 가지게 된 데는 자신의 어린시절 경험이 밑바탕이 됐다. 함평군 학교면 학다리 출신 박씨는 지독한 가난을 겪었다. 땅 한평 없이 소작농 신분으로 5형제를 키운 박씨의 아버지는 간혹 남의 농삿일을 도와주고 얻어온 쌀밥을 자식들에게 먹이는 게 가장 큰 행복이었다고 말할 정도로 생활고에 시달렸다고 한다.
매일 끼니 걱정을 해야했던 터라, 책을 좋아했던 박씨는 읽을 책을 사달라는 말조차 꺼낼 수 없었다. 어린 박씨에게 동화책은 꿈에서나 볼 수 있는 물건이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로 올라가 옷장사부터 PC방까지 이것저것 했어요. 벌써 자영업 경험만 30년 이상입니다. 2014년 광주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면서 평소 생각했던 기부를 해보자고 결심했어요. 물론 쉽지는 않습니다. 경제불황이 겹치며 매출에도 타격을 입었고 생활형편이 썩 좋지는 않거든요.”
박씨는 여유가 있다고 기부를 하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매출이 많든 적든 기부는 일상처럼 해야된다는 게 박씨의 기부 철학이다.
박씨는 값비싼 새책을 사는 대신 인터넷 등으로 저렴한 중고서점을 수소문해 중고 서적을 구입해 기부하고 있다. 이렇게 노력한 끝에 올해 전달한 기부서적 4100권은 400만원 정도에 구입할 수 있었다.
박씨는 또 기부할 책을 고를 때 몇가지 기준이 있다고 했다. 3~5세, 7~10세 등 대상 연령에 맞는 책을 골고루 구입하고, 책 세트를 구할 때는 전권을 다 갖춘 것만 전달한다. 어린이들이 시리즈 서적을 읽을 때 빠진 책이 있어 아쉬움을 느끼게 않도록 하기 위한 배려다.
가장 보람을 느낄 때는 자신이 기부한 책으로 채워진 어린이 도서관 사진을 볼 때다. 지금까지 도서관 3곳에 박씨의 책이 전달됐다.
박씨는 “동네에 어린이도서관을 1곳을 만드려면 보유 서적이 최소 1000~1500권은 있어야 한다”며 “사람들이 집에 묵혀놓은 책을 기부하는 문화가 활성화되면 어린이도서관은 충분히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올 들어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편의점 경영이 수월하지는 않지만 박씨는 힘들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고 했다.
항상 노력한 만큼 결과는 따라온다는 게 박씨의 좌우명이다. 박씨는 내친김에 올해 기부 목표를 1만권으로 잡고, 밤낮없이 편의점 일에 매달리고 있다.
“제 성격상 어떤 일을 하든 1등을 해야 직성이 풀립니다. 지금은 어린이 책 기부 1등을 하고 싶어요. 기부를 하려면 매출도 어느 정도 따라줘야 하니 더 열심히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김용희 기자 kimyh@kwangju.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