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서 가장 넓은 축령산 편백나무 숲.

가을은 여행하기 좋은 계절이다. 덥지도 춥지도 않은 날씨 덕분에 여기저기 돌아다녀도 피로감이 덜하다. 축령산과 장성호 수변길, 백양사 등 가깝고 볼거리 많은 장성으로 당일치기 여행을 떠나 보는게 어떨까. 성묘와 차례로 바쁜 한가위 연휴에도 큰 부담 없이 당일치기 가족여행을 즐길 만한 곳으로 장성만한 곳이 없다. 장성은 광주에서 가깝고 교통이 사통팔달한 데다 임야가 전체 면적의 60%를 넘을 정도로 자연경관이 수려해 관광명소가 즐비한 곳이다. 추석 연휴에 가볼 만한 장성의 여행지를 소개한다.





■ 황룡강변

장성군의 대표적인 축제는 ‘장성 황룡강 노란꽃잔치’다. 이 축제 덕분에 황룡강은 다음달 12~28일 10억송이 꽃으로 뒤덮이는 꽃강으로 변신한다. 장성군은 ‘장성 황룡강 노란꽃잔치’ 때 20만㎡(약 6만평)의 황룡강변에 백일홍, 황화코스모스, 해바라기, 코스모스, 핑크뮬리 등을 심어 황룡강을 전국에서 가장 길고 아름답고 아름다운 꽃강으로 조성한다. 노란꽃잔치 기간에 황룡강에 오면 “평생 볼 꽃을 다 볼 수 있다”는 입소문이 날 정도로 많은 꽃을 볼 수 있다. 당일치기 여행지로 제격인 셈이다. 장성군이 ‘컬러(Color), 빛(Light), 이야기(Story)’를 주제로 ‘가고 싶은 옐로우시티! 걷고 싶은 황룡강!’을 슬로건으로 내건 올해 축제에선 장성만의 컬러와 문화가 함께하는 꽃강 이야기를 담아 사계절 방문하고 싶은 다양한 네 가지 정원을 조성한다. 볼거리도 많다. 특히 전 세계 어디에서도 쉽게 볼 수 없는 희귀 앵무새들을 한 곳에서 볼 수 있는 앵무새 체험관이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장성군은 멸종위기 1급종인 히야시스마카를 비롯해 50여종 5800마리의 앵무새를 보유한 장성군 삼서면의 앵무새 박물관 ‘정글주애바나나’의 도움으로 앵무새를 체험할 수 있는 특별 전시관을 설치한다.

앵무새 체험.

■ 축령산

축령산은 전국에서 가장 넓은 편백나무 숲이다. 잘 알려져 있는 것처럼 편백나무는 소나무보다 최대 4, 5배에 이르는 피톤치드를 내뿜는 치유의 나무다. 편백나무가 내뿜는 피톤치드를 마시면 스트레스 해소, 면역력 증강, 살균작용 등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림청은 축령산의 치유 효과를 인정해 2010년 축령산을 ‘치유의 숲’으로 지정했다. 축령산은 춘원 임종국(1915~1987) 선생이 1956년부터 벌거숭이 땅에 나무를 심어 조림했다. 유럽풍의 이국적인 정취가 아름다운 덕분에 ‘태백산맥’ ‘침향’ ‘가을로’ ‘쌍화점’ ‘왕초’ ‘태왕사신기’ 등의 영화와 드라마가 배경으로 삼았다. 편백나무뿐 아니라 삼나무, 낙엽송, 테다소나무, 리기다소나무 등 수령 40∼50년생의 나무가 779ha가량 널찍하게 바다를 이루고 있다. 상수리, 졸참나무, 떡갈나무 등이 천연림을 이루고 주변을 둘러싸 더욱 특별한 흥취를 느낄 수 있다. 산림욕을 즐기기에 최적의 조건을 두루 갖추고 있는 셈이다. 피톤치드 효과를 체험할 수 있는 휴양타운인 ‘편백힐링타운’에 들르면 편백나무의 힐링 효과를 느낄 수 있는 편백힐링스파를 즐길 수 있다.



■ 장성호 수변길

국민관광지로 유명한 장성호에는 ‘장성호 수변길’과 ‘옐로우 출렁다리’가 있다. ‘장성호 수변길’은 장성호 선착장과 북이면 수성리를 잇는 트레킹길이다. 7.5km에 이르는 이 길은 산길과 호반길을 함께 걸을 수 있도록 조성돼 있어 숲과 호수의 정취를 동시에 느낄 수 있다. 또 빠르지 않은 걸음으로도 2시간40분이면 전 코스를 밟을 수 있을 정도로 험하지 않기에 동호회원은 물론이고 가족이나 연인과 함께 걸어도 제격이다. 이 길의 백미는 호숫가를 따라 설치된 1.23km 길이의 나무데크길이다. 다리 한쪽에선 숲의 나뭇잎들끼리 스치는 소리를, 다른 한쪽에선 호수의 물이 절벽을 때리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그림처럼 아름다운 길이다. 장성읍 용곡리의 호수 협곡을 허공으로 연결하는 154m 길이의 출렁다리인 ‘옐로우 출렁다리’는 최근 장성의 새 명물로 떠오른 곳이다. 이 출렁다리에 오르면 장성호의 수려한 경관이 한눈에 들어오고 제트스키 등 수상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도 앞에서 볼 수 있다. 한국 영화계 거장인 임권택 감독의 영화세계를 만날 수 있는 임권택 시네마테크도 장성호 인근에 있다. 시와 글, 그림과 어록을 주제로 갖가지 조각 작품이 세워진 조각공원도 있어 예술을 즐기며 땀을 식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다.

■ 백양사

백암산을 뒤로하고 가인봉과 백학봉 사이 골짜기에 자리잡은 백양사는 백제 무왕 때 세워졌다고 전해지는 사찰로 애기단풍과 비자나무 숲, 고불매 등 수려한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장성의 대표 관광지다. 내장산 국립공원으로 지정돼 있는 백양사에는 보물인 소요대사부도를 비롯해 극락보전과 대웅전, 사천왕문, 청류암, 관음전 등의 국가 문화재들이 가득하고 담장 옆 고불매와 비자나무 숲과 같은 천연기념물도 볼 수 있다. 백양사로 향하는 길에 가장 먼저 눈길을 끄는 것은 백학봉을 배경삼아 맑은 연못에 비추는 쌍계루다. 사계절 내내 풍경이 멋지지만 애기단풍으로 물드는 가을에 특히 빼어나게 아름답다.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한 요즘 등산객들은 백양사를 품은 백암산을 많이 찾는다. 특히 전남대수련원에서 오르는 등산로 중간에는 장성 8경 중 하나인 입암산성이 있다. 입암산성은 삼국시대부터 전라도를 지키기 위해 쌓은 성으로 계곡능선을 따라 3.2km의 성이 남아 있다.



■ 홍길동 테마파크

홍길동의 고장으로도 유명한 황룡면 아곡마을엔 ‘홍길동 테마파크’가 조성되어 있다.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고 형을 형이라 부르지 못했던 서얼의 서러움이 깃든 곳이지만 지금은 관광지로 더욱 유명하다. 홍길동 생가를 비롯해 산채, 전시관, 아영장 등을 갖춰 어린 자녀들과 함께 나들이하기에 좋다. 전시관에는 출토된 유물과 홍길동 관련 자료(영상물, 연구논문, 문학작품 등)가 함께 전시돼 있다. 테마파크 곳곳에 아기자기한 조형물과 예쁜 쉼터, 꽃밭이 자리잡고 있다. ‘4D 영상관’에선 장성군이 제작한 홍길동 애니메이션 ‘홍길동 2084’와 ‘렛츠고 활빈당’을 상시 상영한다. 풋살 경기장같은 가볍게 몸을 풀고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많아 가족 단위 여행지로 제격이다. 캠핑장을 갖춰 1박2일 코스로도 좋다. 야영장엔 텐트를 설치할 수 있는 나무테크가 조성돼 있고 주변에 취사장과 샤워장, 화장실, 매점 등 다양한 편의시설을 구비하고 있어 캠핑족에게 최적의 캠핑장으로 손꼽힌다. ‘홍길동 테마파크’ 옆에는 이 마을에서 태어난 청백리 박수량 선생의 청백리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청백당’이라는 한옥펜션이 있다. /김대성 기자 bigkim@

/장성=김용호 기자 yongh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