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지역 거점 국립대 병원인 전남대병원이 지역민들의 반대 여론과 메르스 비상 상황에도 불구하고 파업에 들어갔다. 전남대병원 측은 “지난 7월부터 11차례의 교섭 등 노사가 장기간 협상을 벌였으나 합의안을 도출하지 못해 12일부터 노조가 총파업에 돌입하게 됐다”고 밝혔다.

노동자의 합법적인 파업은 어떤 경우라도 보장받아야 하며, 비난받아서도 안 된다. 다만 전남대병원 노조의 이번 파업은 협상 결렬 내용을 차치하더라도 시기적으로 너무 적절치 않다. 3년 만에 메르스 확진 환자가 발생해 보건 당국과 의료 기관들이 비상 대기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또한 추석 연휴에는 지정 병원을 제외한 대다수 의료 기관이 휴진하는 탓에 파업이 조금만 길어져도 전남대병원의 추석 연휴 지역 비상 진료 체계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더욱이 전남대병원은 메르스 등 신종 감염병 환자에 대한 격리 입원 치료를 위해 질병관리본부가 설치·운영을 지원하는, 국가 지정 입원 치료 병상을 보유한 감염 관련 핵심 의료기관이라는 점에서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다. 조선대병원이 협상안을 타결시켜 파업을 면하고, 광주기독병원이 신속히 파업을 마무리한 것에 비춰 보면 전남대병원 노사는 공공기관으로서의 인식이 부족하다고 밖에 볼 수 없다.

아무리 대비를 해도 병원은 파업이 장기화되면 근무 인력의 피로 누적 등으로 인해 진료에 크고 작은 차질이 생기는 생태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전남대병원 측은 노조의 주장 가운데 간호사 충원에 대해서는 좀 더 귀를 기울이고, 노조는 처우 개선을 요구하되 병원 경영 상태와 법적 테두리에서 가능한 범위를 제시해 양측이 간극을 좁혔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