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집값 떨어지는 것 보셨어요? 한 달도 안돼 1억~2억이 올라 집값이 미쳤다는데도, 물건이 나오기 무섭게 매매가 이뤄지는걸요.”, “집주인들이 자기가 내놓았던 가격보다 더 비싼 가격에 팔렸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와 항의하기도 하고 안 판다고 거둬들이고 있어요.”

최근 집값이 불붙고 있는 광주시 남구 봉선동 아파트 단지 주변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들이 전하는 분위기다. 봉선동은 광주의 ‘똘똘한 한 채’가 많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부가 ‘집중 모니터링 지역’으로 선정했음에도 상승세가 꺾이질 않는 모양새다.

2004년 입주를 시작한 ‘포스코더샵’ 전용 84㎡는 4월에는 5억5000만원(11층), 6월에는 6억3500만원(11층), 7월에는 6억7500만원(4층)까지 뛰었다. 그나마 부동산 중개업소 사이에서는 “같은 크기의 아파트가 6억9000만원에도 팔렸는데, 기간이 남아있어 (실거래가 신고를) 미루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지난달까지 공개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이 다음달 ‘업그레이드’되면 집값이 더 뛴 것을 확인할 수 있다는 얘기다. 7월 11억4000만원에 거래됐던 ‘포스코더샵’ 전용 150.97㎡( 2층)은 1억5000만원 이상 뛴 13~14억에 매물로 나왔고 8억3500만원에 팔렸던 전용 107.28㎡은 최근 9억원에 매매가 이뤄졌다는 말도 나온다.

‘미친’ 집값인데도, 팔리는 게 더 문제다. 통상 집을 사는 입장에서 한 달만에 갑자기 1억~2억원 가량 뛰면 망설이면서 구입 시기를 미루는 게 정상이다. 봉선동에서 만난 한 부동산업소 중계사는 “집주인이 ‘안팔리면 말고’식으로 비싼 가격에 내놓았더라도 한두달 팔리지 않으면 조정이 이뤄지는데, 봉선동은 내놓기 무섭게 나간다”고 귀뜸했다. 입주한 지 7년 된 ‘봉선 남양휴튼 2차’ 전용 124㎡ 실거래가는 2월 8억8800만원(8층)에서 4개월 만인 6월 9억9000만원(6층)을 기록했다.

봉선동만 그런 게 아니다. 수완지구도 ‘광주수완대방노블랜드6차’ 전용면적 115㎡는 지난 7월 6억4500만원(8층)을 기록했다. 같은 면적으로 지난 3월 5억7000만원(8층)에 거래된 것보다 7500만원이 올랐고 전용 84㎡(16층)는 지난달 5억4000만원에 팔려 7월(4억8800만원)보다 5000만원 가량 뛰었다.

지난해부터 입주에 들어간 광주시 동구 학동 ‘무등산아이파크’ 전용면적 84㎡는 지난 6월 4억원(28층)에 거래됐다가 지난달에는 5억7000만원(19층), 6억원(21층)으로 거래가격이 급등했다. 일반 분양과 조합원 분양아파트로 인한 위치, 내부 시설 등의 차이를 감안하더라도 시세 차가 컸지만 인근 부동산업계에서는 “이후에 나온 7억원까지 호가가 형성되고 있다”고 했다.

부동산업계 안팎에서는 한번 시세가 형성되면 집값은 떨어지지 않는다는 생각이 깊숙이 자리잡고 있는데다, 공급이 딸리면서 수요가 많은 매도자 우위 시장이 만들어졌다는 점을 이상 급등의 원인으로 꼽았다.

집값 급등기에 유행했던 ‘강남 불패론’처럼 광주지역 ‘똘똘한 한채’에 대한 기대감도 한몫을 했다. 남구지역 한 공인중개사는 “양도세를 40% 물린다고 해도 집값 1억이 오르면 6000만원 버는 것 아니냐”고 했다. 이 때문에 광주시가 최근 이용섭 시장의 발언을 계기로 부동산 점검에 나선 게 뒤늦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지을 기자 dok2000@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