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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원 프리미엄…외부 투기세력 암약·지역 여유자금 가세
광주 아파트 가격 이상 급등 왜?
분양 하자마자 대규모 전세 물량
다운계약서 작성으로 단속 피해
투기 세력 수도권 피해 지방으로
정부 방치로 지역부동산 시장 왜곡
관리·단속권한 자치단체로 넘겨야

2018. 09.13. 00:00:00

최근 아파트 값이 급등하고 있는 광주시 남구 봉선동 아파트 단지 전경. /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

광주지역 아파트 가격의 이상 징후는 2000년대 후반부터 시작됐다고 할 수 있다. 2008년 수완지구 준공과 함께 봉선동의 아파트 가격이 점차 상승했으며, 이후 도시 외곽은 물론 구도심 재개발구역 등의 분양 아파트 시장에서 프리미엄(웃돈)이 붙기 시작했다. 평당 1000만원을 호가하던 분양가는 수천만원에서 최고 1억원이 넘는 프리미엄까지 더해지면서 평당 1500만원에 이르렀으며, 이는 다시 1~5년 전 공급된 신규 아파트의 가격을 들썩이게 해 지역 부동산시장 전체를 흔들고 있는 것이다.
광주의 아파트 가격이 수도권, 충청권, 영남권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고 알려지면서 외지 투기세력이 진입하고, 아파트 프리미엄으로 단기간에 수천만원 이상 벌어들인다는 소문이 나면서 지역 내 여유자금까지 몰린 것이 가장 큰 이유다. 프리미엄은 다운계약서를 작성하는 방식으로 당국의 단속을 피해가고, 부동산시장 정책이 온통 수도권 중심으로 수립·추진되면서 지역 부동산 시장은 사실상 방치돼 문제를 키웠다.
◇분양프리미엄, 특정지역 아파트 등이 가격 상승 주도=봉선동 주요 아파트의 가격 상승은 광주 용산지구와 연관이 있다는 분석이 유력하다. 용산지구는 봉선동과 가깝다는 이유로 분양과 동시에 프리미엄이 최고 1억원까지 붙어 거래되고 있다. 실제 분양가보다 30% 이상 비싼 가격에 거래되면서 최근 입주하고 여건이 더 좋은 아파트를 중심으로 가격이 급등한 것이다. H, J 아파트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아파트 가격은 지난해 용산지구 분양과 함께 이상징후를 보였다. J 아파트는 전체 400세대 가운데 상당수가 입주 시 전세 물량으로 나와 거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아파트에 전세로 입주한 김모(43)씨는 “공인중개사가 이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최근 가격 상승을 보며 씁쓸한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투기세력이 지역 내에서 암약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일부의 미분양에도 불구하고 분양아파트 상당수에 곧바로 수천만원의 프리미엄이 붙기 때문이다. 실수요는 분명히 존재하지만 프리미엄을 만드는 ‘투기세력’도 존재한다는 의미다. 여기에는 불투명한 청약 과정과 지역 제한 없는 분양권 매수로 인해 외부 세력이 거주 의사가 없어도 손쉽게 아파트를 사고 팔 수 있도록 한 제도적 모순이 존재하고 있다.
20년 이상 분양대행을 맡고 있다는 이모씨는 “청약서류를 개인에게 작성하게 하는데 그것부터 막아야하며, 외부 투기세력이 손쉽게 지역에 진입할 수 있도록 한 현재 제도의 개선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가격 급등지역 거래 전수조사, 시장 신뢰 높여야=최근 분양해 과도한 프리미엄이 붙은 아파트, 봉선동 및 수완지구 등 가격이 급등한 아파트 등에 대해서는 최근 거래 전체를 전수조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프리미엄 존재 여부 및 프리미엄 전달 시스템, 아파트 실제 거래 가격 및 건수 등을 명백히 밝혀 부동산 시장의 신뢰를 되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왜곡된 광주 아파트 시장에서 “아파트 가격은 무조건 오른다”는 말이 정설이 되면서 투자자금을 가진 일반시민들까지 아파트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아파트 거래과정에 개입하는 지역 일부 공인중개사의 불법행위도 우려할만한 수준이다.
B건설업체 분양 관계자는 “광주 아파트 가격이 상대적으로 싸고, 신규 수요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광주의 청약률은 이상하게 높다”며 “시장에 투기세력이 개입하고 있다는 것은 부인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지자체가 지역 부동산 시장 관리해야=지방분권시대, 지방자치단체가 지역 수요에 맞는 주택 공급을 통해 지역주민의 주거권(住居權)을 적극적으로 보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계층이나 소득에 관계없이 일정한 수준의 주거 서비스를 지역주민이 누릴 수 있도록 다양한 주택을 적절한 시기에 지자체가 공급할 수 있는 예산과 권한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 투기과열지구 지정, 재건축 규제 등 부동산 대책이 연이어 발표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수도권 맞춤형 부동산 정책은 지역부동산 시장에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부작용을 낳고 있다. 수도권 규제를 피해 상대적으로 수요가 부족하고 가격이 낮은 광주 부동산 시장으로 투기세력이 진출하면서 ‘거품’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지적이다. 국토교통부는 수도권은 투기과열지역 등으로 지정하면서 광주 남구와 광산구는 집중모니터링 대상으로 지정하는 등 지역 부동산 시장의 심각성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역부동산시장에서는 투기가 일반화, 대중화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왜곡된 지역부동산 시장으로 인해 실수요자의 피해가 우려되지만 정작 광주시, 5개 자치구 등 지자체는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주택 및 부동산 정책은 중앙정부의 몫이기 때문이다. 지난 2011년 주택법 개정으로 인해 ‘2020 주택종합계획’을 수립한 바 있지만, 통계나 수치를 모두 정부부처나 외부 기관에 의존한데다 주택 공급에 대한 지자체의 권한이 미약해 계획에 그칠 수밖에 없었다. /윤현석 기자 chado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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