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문순태(80)는 남도 정서에 바탕을 둔 한(恨)의 미학을 끊임없이 형상화해왔다. 또한 피폐한 농촌의 삶과 80년 오월 광주, 분단문제 등 다양한 주제를 특유의 질박한 문체와 선 굵은 서사로 펼쳐왔다.

담양 출신의 작가는 1973년 ‘한국 문학’ 신인상에 ‘백제의 미소’가 당선돼 등단한 이후, 이후 우직하고 순박한 인간상을 다양한 작품에서 그려왔다. 주요 작품으로 ‘징소리’, ‘걸어서 하늘까지’, ‘타오르는 강’(대하소설 9권) 등이 있다.

올해 팔순을 맞아 작가 문순태의 문학을 조명하는 연구서 ‘문순태 소설의 시대정신’(국학자료원·사진)이 발간됐다.

한려대 전흥남 교수가 엮은 이번 연구서에는 고봉준, 김성재, 박선경, 심영의, 전흥남, 한순미, 홍용기 등 16명의 연구자들과 대학교수들이 발표한 22편의 연구논문이 실려 있다. 이번 책은 작가 문순태의 문학세계를 다룬 네 번째 연구서로, 이에 앞서 ‘고향과 한의 미학’, ‘해한의 세계-문순태 문학연구’, ‘생오지작가, 문순태에게로 가는 길’이 발간된 바 있다.

이번 연구서에는 작가가 2006년 광주대 문예창작과에서 정년퇴임을 한 후 ‘생오지’(담양군 남면)로 귀향한 후 발표한 소설을 중점으로 다룬 논문들이 실려 있다. 한순미의 ‘(총)소리의 운명: 문순태 소설의 소리풍경’, 전흥남의 ‘문순태의 노년소설과 ‘생오지’의 생명력’, 심영의의 ‘광주라는 기억 공간’ 등이 눈길을 끈다.

책은 모두 6부로 구성돼 있다.

1부는 작가의 생애와 삶이 비교적 잘 묻어나는 작가론을 포함해 소설의 특성과 윤곽을 파악하는 데 보탬이 되는 글을 배치했다. 2부는 한국전쟁의 상처와 이념을 모티브로 한 분단소설과 5·18 등 굴곡진 현대사를 배경으로 한 소설을 분석한 글이 주종을 이룬다.

3부와 4부는 각각 생태학적 상상력과 연동되는 글, 노년소설에 나타난 소통 및 치유와 관련된 글이 수록돼 있다.

5부는 소설에 나타난 고향과 탈향, ‘한’의 정서 및 여성담론을 아우르는 글이 수록돼 있으며 6부는 ‘타오르는 강’의 서사전략과 장소성을 규명하는 글이 주를 이룬다. 말미에 ‘작가와의 대담’, 사진화보와 작가 연보, 창작집 및 저서 목록도 담았다.

책을 엮은 전흥남 교수는 “이 책은 팔순을 맞아 작가의 작품세계를 조명한 연구자들의 평문과 논문들을 수록하고 있다”며 “남도 문학과 한국문학에 있어 의미 있는 작가로 자리매김 한 문순태의 문학을 정리하는 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