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평론가 정여울과 출판사 천년의 상상이 올해 시도한 ‘월간 정여울’ 프로젝트는 매달 한권씩 책을 펴내는 기획이다. 감성을 깨우는 12개의 의성어와 의태어를 제목 삼아 그녀는 매달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내는 중이다.

지금까지 첫 권 ‘똑똑’에 이어 ‘콜록콜록’, ‘까르륵까르륵’, ‘와르르’. ‘달그락달그락’ 등 5권이 독자들을 만났고 이번에 ‘반짝반짝’이 출간되면서 긴 여정의 절반을 마무리했다.

‘내 안의 빛이 되어준 말들의 추억’이라는 부제가 붙은 ‘반짝반짝’은 독자들에게 보내는 응원의 메시지다. ‘걸핏하면 상처받고, 너무 자주 자신감을 잃어버렸던’ 그녀는 ‘주머니 속 손난로처럼 따뜻한 온기를 전하는 타인의 말들을 그리워’ 했다. 그런 그녀에게 ‘빛이 되어준 말’을 건넨 이는 고등학교 국어선생님이었다.

그녀는 ‘모난돌이 정 맞는다’는 속담에 뜨끔해 하다 선배가 전해준 “가시는 빼고 날은 세워라”는 말을 마음에 새기며 날카로운 모서리도 있는 그대로 사랑하기로 한다. 또 소설 ‘길버트 그레이프’를 소개하며 ‘가족’이라는 존재를 생각해보게 하고 영화로도 만들어졌던 길리언 플린의 ‘나늘 찾아줘’ 속 주인공을 통해 평범한 삶의 가치와 더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정당한 분노를 표출할 것’ 등에 대해 들려준다. 그밖에 ‘가끔은 존댓말이 필요한 시간’, ‘완곡어법, 에둘러 말하기의 비밀과 폭력’, ‘우리 안의 극우에 관하여’ 등의 글도 만날 수 있다.

‘월간 정여울’을 읽는 즐거움 중 하나는 매월 소개되는 화가와의 만남이다. 남경민, 에두아르 뷔야르, 오딜롱 르동에 이어 이번에는 ‘무지개의 색을 훔친 화가’로 불린 독일 작가 프란츠 마르크(1880~1916) 작품이 담겼다. 화려한 색채감이 돋보이는 30여편의 작품은 보는 내내 행복하다.

한편 시리즈의 절반을 마친 기념으로 컬러링북 ‘I love you, but I love me more’를 사은품으로 출간했다. 일러스트레이터 유존선이 사랑, 꿈, 희망, 도전, 자아를 주제로 그린 그림과 함께 ‘그때, 나에게 미처 하지 못한 말’, ‘늘 괜찮다 말하는 당신에게’, ‘잘 있지 말아요’ 등 그녀의 저서에서 뽑아낸 글들을 함께 실었다.

<천년의 상상·9900원>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