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동차 산업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올해 국내 완성차 생산·수출이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상황에서 제너럴모터스(GM)도 끝내 한국GM의 군상공장 폐쇄를 결정하면서다. 한때 70%를 넘어섰던 현대·기아차의 국내 생산 비중도 40%대로 내려앉은 상태다.

◇27만대 생산하던 군산공장 폐쇄=GM과 한국GM은 5월 말까지 완성차 27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한국GM 군산 공장을 완전히 폐쇄하기로 결정했다고 13일 발표했다. 명절을 앞두고 군산공장 직원(2044명)들은 날벼락을 맞았다. 한국GM 측은 “경영난 극복을 위한 대표적 첫 자구 노력으로서 군산 공장 폐쇄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지엠 지부는 이날 오후 성명을 내고 “경영진은 명절을 앞두고 한국지엠의 존립과 관련한 매우 중요한 결정을 노조에 일방적으로 통보했다”면서 경영진의 일방적인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선언했다. 군산시도 “군산공장은 직원 2000여명과 협력업체 직원까지 포함하면 1만3000여명으로 4인 가족 5만명 이상의 생계가 달렸다”면서 “그동안 범도민 GM차 구매운동, 올 뉴크루즈 전북도내 전시홍보, GM차 구매 결의대회 등을 펼쳐왔는데 사전에 한 마디없이 폐쇄결정을 내린 것은 ‘만행’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비난했다.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한국GM이 차지하는 비중(승용차+상용차)은 작년 기준 7.4%로, 현대·기아차 다음으로 높은 비중이라는 점에서 한국GM 군산공장 폐쇄로 국내 자동차산업 기반 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이 낮아질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현대·기아자동차 국내 생산 비중도 ‘반토막=현대·기아차의 국내 생산 비중은 지난 2006년 73.3%에 달했지만 지난해 말 기준 44%로 떨어졌다.

현대·기아차의 국내 생산 비중은 지난 2012년 처음 50% 밑(49%)으로 내려간 이후 ▲2013년 45.7% ▲ 2014년 44.8% ▲ 2015년 44.8%를 거쳐 2016년 41%까지 추락했다. 지난해에는 중국·미국 등 현지 생산 차량의 판매가 워낙 부진했던 탓에 3%포인트 정도 반등했다.

하지만 국내 생산은 2011년(347만6175대) 이후 317만4230대(2017년)∼358만8893대(2014년) 사이에서 오르내리며 정체 또는 감소하는 추세에는 큰 변화가 없다.

현대·기아차가 국내에 신규공장을 건립한 적은 지난 1996년 아산공장이 준공된 이후 21년 동안 없었고 ‘증설’도 기아차 광주공장(2013년 6월)이 마지막이다.

◇올해 국내 차 생산·수출 모두 감소 전망=이미 국내 자동차 산업은 위기감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당장,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2018년 국내 자동차산업 전망보고서’를 통해 “내수는 전년 수준인 182만대(수입차 포함), 수출은 전년 대비 1.5% 감소한 257만대, 생산은 전년보다 1.4% 줄어든 410만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완성차 내수 판매량의 경우 지난해 156만202대로, 전년(160만154대)보다 2.5% 감소했다.

수출은 더 부진하다. 작년 한 해 국산차 수출량은 253만194대로, 전년(262만1715대) 대비 3.5% 줄며 2013년부터 감소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생산도 최근 7년래 최저 수준까지 추락, 지난해 한국의 자동차 생산대수는 411만4913대로 1년 사이(2016년 422만8509대) 2.7% 감소했다. 한국은 세계 10대 자동차 생산국 중 유일하게 2년 연속 생산이 감소한 국가다.

/김지을기자 dok2000@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