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동산단·나주 혁신도시 등 채굴 성업 … 사기범죄도 기승
2018년 01월 18일(목) 00:00 가가
정부 규제에도 식지않는 비트코인 광풍
국내에 몰아친 가상화폐 투자 광풍은 10대 청소년부터 회사원, 공무원, 주부, 60대 은퇴자까지 우리나라 전 연령층을 파고들고 있다. 적은 돈으로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인식이 널리 퍼진 탓이다. 관련 범죄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또 광주·전남 곳곳에 가상화폐 전문 채굴장까지 들어서면서 소음 등으로 인근 주민과 마찰을 빚는 등 각종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일상에 불어닥친 가상화폐 투자 열풍=회사원 이모(30·광주시 광산구)씨는 “지난해 말 여윳돈 200만원을 넣었는데 가격이 내려가 50만원까지 손해를 봤다가 최근 간신히 본전을 유지했는데, 다시 폭락했다”며 “조만간 신규가입자가 유입되면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믿고 버티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1000만원 정도를 대출받아 가상 화폐에 투자했다는 박모(46·광주시 북구)씨는 “정부에서 대책을 빨리 마련하지는 않고, 시장경제에 자꾸 개입하는 바람에 가상화폐 시장이 폭락을 거듭하고 있다”면서 “급등, 급락을 반복하다 보니 매우 불안하고, 잠조차 이룰 수 없다”고 호소했다.
◇광주·전남 곳곳에 가상화폐 채굴장 성업=광주·전남 곳곳에서는 일반 사무실 용도로 임대해 놓고 가상화폐를 전문적으로 채굴하는 작업장도 성업중이다.
채굴은 컴퓨터로 일종의 계산문제를 풀어 가상화폐를 얻는 방식을 일컫는다. 전문 작업자들은 최근 채굴로 가상화폐를 획득할 수 있는 확률이 낮아지며 여러 대의 컴퓨터를 이용해 확률을 높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열과 전력이다. 광주시 광산구 평동산단에는 일반 사무실 용도로 임대한 후 가상화폐 작업장을 차려 상대적으로 저렴한 산업용 전기를 사용한 업자들이 있어 불법 운영 논란이 일고 있다.
나주 빛가람혁신도시에는 주택단지 한가운데에 가상화폐 전문 채굴장이 들어서 주민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이 채굴장에서는 컴퓨터 열을 식히기 위해 환풍기를 외부로 다량 설치, 주민들이 극심한 소음피해를 겪고 있다. 나주시는 이 같은 주민 민원에도, 소음기준(주간 65데시벨 이하·야간 50데시벨 이하)을 넘지 않았다는 이유로 단속을 못하고 있다.
◇사기·다단계 범죄에 악용=지난해 11월 광양 등에 사무실을 차리고 ‘130만원을 투자하면 300일째 180%의 고수익을 보장하겠다’며 3916명에게 387억원을 받은 일당이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미국 캘리포니아에 서버를 둔 투자업체 한국지사를 설립한 후 1구좌 130만원을 투자하면 1일 4∼12달러(한화 4000원∼1만3000원)를 벌 수 있다고 투자자들을 유인했다. 또한 투자자들이 다른 투자자들을 데리고 오면 추가 수당을 지급하는 다단계 방식을 이용하기도 했다.
서울에서도 “가상화폐에 투자하면 큰돈을 만질 수 있다. 다른 투자자를 데려오면 투자금의 15∼35%도 지급하겠다”고 속인 사기단이 검거됐다. 피해자는 3만5000명, 피해액은 1552억원이었다.
이들은 서울 강남 등에 투자센터를 설립하고 설명회를 열어 투자자를 꾀고, 서로 보유한 가상화폐를 주고받을 수 있는 온라인 거래소까지 운영하며 투자자들을 안심시켰다. 가수 박정운(52)씨도 가상화폐 채굴기에 투자하면 수익금을 가상화폐로 돌려주겠다는 다단계 사기 사건에 연루되기도 했다.
이처럼 가상화폐 열풍에 편승해 ‘한탕주의’를 노린 유사수신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7월12일부터 12월31일까지 약 6개월간 가상화폐 관련 투자사기로 검거된 인원이 41건 126명(구속 16명)에 달한다.
◇‘가즈아’, ‘흑우’, ‘손절’ 신조어까지 유행=“김프 거의 없다.”, “-30% 손절치고 다시 자리 잡을까”
가상화폐 투자자들의 대화는 가상화폐 문외한이 끼어들기 힘들 정도로 온통 신조어와 은어로 가득 차 있다.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 주로 사용되던 신조어는 광고·TV 프로그램 등 일상생활에서도 유행하고 있다.
‘가즈아’는 지난해 말 최고 유행어다. 원래 주식 투자자들이 가격상승을 염원하며 사용하는 단어로 ‘가자’를 길게 늘어뜨려 발음한 말이다.
지난해 말 방영된 MBC 예능 ‘라디오스타’는 특집이름으로 ‘2018년 가즈아∼!’를 사용했고, 국민의당 중앙당의 올해 시무식 건배사도 ‘국민의당 가즈아’를 썼다.
‘김치 프리미엄’는 국내 투자 열풍으로 외국보다 국내 가상화폐 가격이 높은 것을 뜻한다. ‘손절’은 손해보고 판매했다는 뜻으로, 주로 ‘존버’와 같이 쓰인다. ‘존버’는 비속어 ‘오랫동안 참고 버틴다’의 줄임말로, 가상화폐 가격이 떨어져도 오를 때까지 팔지 않겠다는 의미다.
‘흑우’, ‘흑두루미’도 빈번하게 사용한다. ‘흑우’는 비속어 ‘호구’가 변형된 말로, 비싼값에 사서 싼값에 파는 투자자를 일컫는다. 흑우에서 한단계 더 발전한 게 ‘흑두루미’다. 주식에서 투자로 손해를 봤을 때 쓰는 ‘목이 돌아갔다’는 표현을 두루미에 빗댄 말이다. 또한 ‘2000층에 입주했다’의 ‘층’은 투자자들이 가상화폐를 샀던 가격대를 뜻한다. 그밖에 화폐 가격이 많이 오르는 현상인 ‘떡상’, 반대 현상인 ‘떡락’도 있다.
/김용희기자 kimyh@kwangju.co.kr
1000만원 정도를 대출받아 가상 화폐에 투자했다는 박모(46·광주시 북구)씨는 “정부에서 대책을 빨리 마련하지는 않고, 시장경제에 자꾸 개입하는 바람에 가상화폐 시장이 폭락을 거듭하고 있다”면서 “급등, 급락을 반복하다 보니 매우 불안하고, 잠조차 이룰 수 없다”고 호소했다.
◇광주·전남 곳곳에 가상화폐 채굴장 성업=광주·전남 곳곳에서는 일반 사무실 용도로 임대해 놓고 가상화폐를 전문적으로 채굴하는 작업장도 성업중이다.
문제는 열과 전력이다. 광주시 광산구 평동산단에는 일반 사무실 용도로 임대한 후 가상화폐 작업장을 차려 상대적으로 저렴한 산업용 전기를 사용한 업자들이 있어 불법 운영 논란이 일고 있다.
◇사기·다단계 범죄에 악용=지난해 11월 광양 등에 사무실을 차리고 ‘130만원을 투자하면 300일째 180%의 고수익을 보장하겠다’며 3916명에게 387억원을 받은 일당이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미국 캘리포니아에 서버를 둔 투자업체 한국지사를 설립한 후 1구좌 130만원을 투자하면 1일 4∼12달러(한화 4000원∼1만3000원)를 벌 수 있다고 투자자들을 유인했다. 또한 투자자들이 다른 투자자들을 데리고 오면 추가 수당을 지급하는 다단계 방식을 이용하기도 했다.
서울에서도 “가상화폐에 투자하면 큰돈을 만질 수 있다. 다른 투자자를 데려오면 투자금의 15∼35%도 지급하겠다”고 속인 사기단이 검거됐다. 피해자는 3만5000명, 피해액은 1552억원이었다.
이들은 서울 강남 등에 투자센터를 설립하고 설명회를 열어 투자자를 꾀고, 서로 보유한 가상화폐를 주고받을 수 있는 온라인 거래소까지 운영하며 투자자들을 안심시켰다. 가수 박정운(52)씨도 가상화폐 채굴기에 투자하면 수익금을 가상화폐로 돌려주겠다는 다단계 사기 사건에 연루되기도 했다.
이처럼 가상화폐 열풍에 편승해 ‘한탕주의’를 노린 유사수신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7월12일부터 12월31일까지 약 6개월간 가상화폐 관련 투자사기로 검거된 인원이 41건 126명(구속 16명)에 달한다.
◇‘가즈아’, ‘흑우’, ‘손절’ 신조어까지 유행=“김프 거의 없다.”, “-30% 손절치고 다시 자리 잡을까”
가상화폐 투자자들의 대화는 가상화폐 문외한이 끼어들기 힘들 정도로 온통 신조어와 은어로 가득 차 있다.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 주로 사용되던 신조어는 광고·TV 프로그램 등 일상생활에서도 유행하고 있다.
‘가즈아’는 지난해 말 최고 유행어다. 원래 주식 투자자들이 가격상승을 염원하며 사용하는 단어로 ‘가자’를 길게 늘어뜨려 발음한 말이다.
지난해 말 방영된 MBC 예능 ‘라디오스타’는 특집이름으로 ‘2018년 가즈아∼!’를 사용했고, 국민의당 중앙당의 올해 시무식 건배사도 ‘국민의당 가즈아’를 썼다.
‘김치 프리미엄’는 국내 투자 열풍으로 외국보다 국내 가상화폐 가격이 높은 것을 뜻한다. ‘손절’은 손해보고 판매했다는 뜻으로, 주로 ‘존버’와 같이 쓰인다. ‘존버’는 비속어 ‘오랫동안 참고 버틴다’의 줄임말로, 가상화폐 가격이 떨어져도 오를 때까지 팔지 않겠다는 의미다.
‘흑우’, ‘흑두루미’도 빈번하게 사용한다. ‘흑우’는 비속어 ‘호구’가 변형된 말로, 비싼값에 사서 싼값에 파는 투자자를 일컫는다. 흑우에서 한단계 더 발전한 게 ‘흑두루미’다. 주식에서 투자로 손해를 봤을 때 쓰는 ‘목이 돌아갔다’는 표현을 두루미에 빗댄 말이다. 또한 ‘2000층에 입주했다’의 ‘층’은 투자자들이 가상화폐를 샀던 가격대를 뜻한다. 그밖에 화폐 가격이 많이 오르는 현상인 ‘떡상’, 반대 현상인 ‘떡락’도 있다.
/김용희기자 kimyh@kwangju.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