꽉 막혔던 남북 대화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북한이 3일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 의사를 밝힌 데 이어 남북 판문점 연락관 간에 통화가 이뤄지는 등 대화 채널이 복원되면서 고위급 회담 성사마저 점쳐지는 해빙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냉랭했던 남북 관계가 새해 들어 사흘 만에 급변하자, 화해 무드를 동계올림픽 성공을 넘어 평화 구축의 계기로 삼자는 목소리가 높다.

말 그대로 급물살이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위원장의 1일 신년사에 정부가 다음날 즉각 화답하자, 북한 역시 어제 곧바로 대화의 제스처를 취한 것이다.

김정은 위원장은 신년사에서 평창 동계올림픽에 대표단을 파견할 용의가 있으며, 이를 위해 남북 당국이 만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정부는 환영의 뜻을 표하며, 오는 9일 고위급 남북 회담을 열자고 북한에 제의했다. 북한의 화답도 즉각적이었다. 북한은 평창 동계올림픽 대표단 파견과 남북 회담 개최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지시로 3일 오후 3시30분 판문점 연락 채널을 다시 개통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북한이 먼저 전화를 걸어와 판문점 연락관 간에 통화가 이뤄졌으며, 양측은 전화·팩스의 가동 여부를 점검했다. 청와대는 또다시 “(남북이) 상시 대화가 가능한 구조로 가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화답했다.

북한의 동계올림픽 참가와 남북 대화 의지 표명은 국제 사회의 대북 제재에 따른 난국을 해결하려는 국면 전환용 구상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더라도 우리는 어렵게 마련된 대화의 자리를 남북 관계 개선의 기회로 삼고, 북핵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야 할 것이다. 더불어 남북 대화 과정에서 대북 제재 해제,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 미군 전략자산 순환배치 중단 등 올림픽 동참을 조건으로 북한이 요구할 가능성이 높은 사안에 대해서도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