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가 20년 가까이 추진해 왔던 주택 재개발과 재건축 등 도시 정비 사업이 한계 상황에 다다랐다는 지적이다. 2000년 이후 추진된 52개 도시정비구역 가운데 아파트가 준공된 곳이 3곳에 불과할 정도로 사업 자체가 지지부진하다. 공사 중인 곳도 고작 7곳으로, 총 사업 진행률이 19%에 머무르고 있다. 사업 추진의 기본 요소인 조합 설립마저 하지 못한 곳이 절반에 이른다고 하니, 도시 정비 사업에 대한 전반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하겠다.

광주시에 따르면 노후 주택을 고층아파트로 개발하는 주택 재개발 사업은 전체 28곳 가운데 10곳이 추진위만 구성하고 조합 설립·사업시행인가 등의 추후 절차를 진행하지 못했다. 그나마 절차가 진행 중인 9곳도 사업을 맡을 건설업체를 구하지 못했다. 수익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한 건설사들이 주택 재개발 참여를 포기했기 때문이다.

노후 저층 아파트를 고층 아파트로 짓는 주택 재건축 사업도 마찬가지다. 16개 대상 아파트 중 9곳은 주민 의사도 모으지 못해 추진위 구성도 이뤄지지 않았다. 난항 끝에 사업이 진행 중인 11곳도 사업 참여를 밝힌 건설사가 없어 애를 먹고 있다.

토지·주택 소유주가 조합을 구성해 건설업체와 계약을 맺는 등 민간 주도로 추진하는 도시 정비 사업에 과감한 손질이 필요한 대목이다. 수년 전까지 사업성이 높은 도시 정비 지역에는 잇따라 고층 아파트가 들어섰다. 하지만 최근 아파트 보급이 실수요를 초과한 데다 분양가마저 상승하면서 사업성이 낮은 지역은 정비 사업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이에 따라 노후 주택 지역은 오히려 기반시설이 더욱 낙후돼 슬럼화하는 경향까지 보이고 있다. 장기 방치된 도시정비구역을 중심으로 민간 주도 개발을 정부가 추진하는 도시 재생 뉴딜사업으로 전환하는 시도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