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마저 장애인 고용을 내팽개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전남도 산하 출연·출자기관의 경우 법적 비율로 정해진 장애인 의무 고용을 지킨 기관은 열 곳 중 단 한 곳에 불과했다.

전남도의회 강성휘 의원이 전남도로부터 제출받은 ‘전남도 출연·출자 기관의 장애인 고용 현황’에 따르면 50인 이상 상시 고용인을 두는 기관 10곳 중 전남 신용보증재단(3.2%)을 뺀 9곳이 의무 고용을 지키지 않은 것이다. ‘장애인고용 촉진 및 직업재활법’ 28조를 보면 50인 이상 상시 고용인을 두는 기관은 장애인을 3.2% 이상 고용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광주전남연구원, 전남녹색에너지연구원, 전남정보문화산업진흥원, 전남문화관광재단 등 네 곳은 장애인을 단 한 명도 고용하지 않았다. 나머지 기관 중 생물산업진흥원은 2.8%, 강진의료원 2.3%, 순천의료원 2.0%, 전남개발공사 1.7%, 전남테크노파크 1.4%의 고용률을 보였다.

비장애인에 비해 취업이 힘든 장애인의 고용 촉진을 위해 마련된 것이 ‘장애인 의무고용 제도’다. 1991년 시행된 장애인 고용 촉진 등에 관한 법률(현 장애인 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에 따라 실시됐다.

장애인들은 일방적인 배려나 과잉 친절을 바라지 않는다. 다만 비장애인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지식과 기술을 발휘해 경제 주체로서 당당히 활동할 수 있는 일터를 원할 뿐이다. 취업은 생계와 직결되는 삶의 가장 주요하고도 기본적인 요소이기 때문이다.

자립 능력이 취약할 수밖에 없는 이들을 배려해야 하는 것은 우리 사회의 책무다. 우리 모두가 더불어 살아가야 한다는 큰 덕목을 저버려선 안 된다. 장애인 고용에 공공기관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최근 타 시·도에서는 장애인 고용을 늘리기 위해 직원들을 위한 안마사를 고용하는 사례도 있다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