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슬로시티인 담양군 창평면 삼지내마을 춘강 고정주 가옥. 전남도 지방민속문화재인 이 고택은 건축물이 오래된데다 관리가 제대로 되지않아 잡풀이 우거진 채 흉물로 변했다.

전남도의회 박철홍 의원(더불어민주당·담양1)은 5일 전남도 행정사무감사에서 전남도가 ‘남도문예 르네상스’ 선도사업으로 ‘종가문화 활성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정작 보존 가치가 높은 고택 문화재는 허물어지고 있다고 질타했다.

대표 사례로 담양 창평의 ‘춘강 고정주 가옥’을 들었다. 이 고택은 지난 2008년 전남도 지방민속문화재 제42호로 지정됐지만, 제대로 관리되지 않아 건축물 훼손이 급속도로 진행되고 주변은 잡풀이 우거져 흉물로 전락했다. 고택 안내판도 심하게 부식돼 관광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박 의원은 “전남도가 한옥 건축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정작 도내 전통한옥과 고택 보존·관리에는 소홀하다”며 “유명 관광지인 슬로시티 내 고택 문화재의 관리가 이런 상황인데 다른 지역의 고택 관리는 더 엉망일 것으로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남도문예 르네상스 선도사업으로 종가문화 활성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도는 실태조사에만 연연해 한다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며 “실태조사와 함께 종가와 전통한옥에 대한 보수·정비 사업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통한옥을 관리하는 종손들은 고령인데다 생활형편이 어려운 경우가 많아 지자체의 보존관리 지원을 희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전남도의 종가(종택) 보수·정비 사업 예산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전남도는 종가 정비 사업 예산으로 올해 8200만원을 책정했다. 이 중 도비 2400만원, 시군비 1400만원에 그치고 있다. 나머지 4400만원은 종가 부담이다.

박 의원은 “도비 부담금 2400만원은 전남도가 한옥 한채 짓는데 지원하는 경비보다도 작은 규모”라며 “전통한옥의 보존관리에 형식적인 예산만 세울 것이 아니라 명물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게 현실적인 예산을 책정해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박정욱기자 jw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