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적인 서식지 보호 효과 … 순천만은 흑두루미 천국
2017년 11월 01일(수) 00:00 가가
겨울진객 올들어 1411마리 관찰
매년 증가세 속 2000마리 넘을 듯
세계적 희귀종 캐나다두루미도 찾아
매년 증가세 속 2000마리 넘을 듯
세계적 희귀종 캐나다두루미도 찾아
순천만을 찾은 겨울 진객 흑두루미들. 올해는 풍부한 먹이와 안정적 서식환경 등으로 최대 개체수가 날아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순천시 제공〉
순천만이 ‘겨울 손님’ 맞이로 분주하다. 겨울 진객(珍客), 흑두루미(천연기념물 제 228호)들이 예년보다 일찍, 더 많이 날아들고 있어서다. 순천시의 보호·순찰 활동도 한층 바빠졌다. 국내 최대 흑두루미 도래지로 자리매김한데는 지속적인 서식지 보호 활동이 한몫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찍, 많이 온 ‘진객’=순천시는 지난 27일 모니터링에서 순천만을 찾은 흑두루미 1367마리가 관찰됐다고 지난 31일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778마리)에 견줘 589마리가 많다. 흑두루미는 지난 27일을 기준으로 ▲2013년 176마리 ▲2014년 118마리 ▲2015년 598마리 ▲2016년 778마리 등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찾아온 시기도 빨라져 올 해 첫 흑두루미는 지난달 17일 관찰됐다. 지난해와 비교해 사흘 앞당겨진 것이다.
특히 첫 관찰 이후 흑두루미 개체수 증가폭이 예년과 달리 급증했다.
흑두루미들은 지난 17일 첫 관찰 이후 21일 63마리, 24일 804마리로 늘더니 25일에는 1000마리를 넘어서 1290마리가 관찰됐다. 이후에도 지난 31일 1411마리가 순천만을 찾은 것으로 집계되는 등 최대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어린새 비율도 크게 늘어 지난해 어린새 평균 비율(14%)보다 증가한 19%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월동지에서 건강한 상태로 번식지로 간 흑두루미들이 번식에 성공해 돌아온 것이라는 추정이 가능하다.
순천시는 올 겨울철 순천만에서 월동하는 흑두루미 수는 2000마리를 넘길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두루미류 새 1000마리를 품는 도시라는 의미의 이른바 ‘천학(千鶴)’의 도시로 확고하게 자리매김한 것이다.
개체 수도 다양해져 지난 31일 기준으로 흑두루미 외에 검은목두루미 3마리, 캐나다두루미 2마리가 관찰됐다.
국제적 희귀종인 ‘캐나다두루미’ 는 15종류인 두루미류 가운데 가장 몸집이 작아 무리에 섞여 있을 경우 자칫 새끼 흑두루미로 오인되는 조류이다. 몸길이가 86∼122cm 정도이고, 붉은색 앞이마와 희색 바탕에 매우 긴 목과 다리를 갖고 있는 세계적 희귀조류이다.
◇서식환경 보존에 공들여…최대 도래지로=두루미는 러시아 레나·아무르강과 중국 북부지역에서 번식한 뒤 겨울을 나기 위해 매년 10∼11월 순천만으로 내려온다. 전 세계 두루미 1만3000여마리 중 1400여마리가 이맘때 순천을 찾아 3월 말∼4월 초까지 겨울을 지낸다. 이 시기, 순천만은 겨울을 나는 두루미들의 천국이다.
순천만이 최대 도래지가 된데는 풍부한 먹이와 좋은 서식환경 등이 꼽히고 있다.
흑두루미의 경우 경계심이 심해 작은 불안 요인에도 먹이활동을 하지 못하고 날아오르는 일이 잦다. 이런 상황이 반복될수록 에너지 소모가 많아지고 월동 환경을 나쁘게 만든다는 게 조류 전문가들의 견해다.
특히 월동지에서의 건강상태는 번식지에서의 번식률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만큼 월동 환경 조성은 흑두루미 개체 수 증가에도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순천이 ‘천학도시’로 자리매김한 데는 순천시가 주민들과 함께 흑두루미 월동 여건을 꾸준히 개선해온 결과라는 것이다.
쉽게, 단 시간 내 이뤄진 것은 아니다.
순천은 매년 봄 친환경 농법으로 농사를 시작하는 것부터 철새보호정책에 들어간다.
흑두루미가 추수가 끝난 농경지를 돌아다니며 떨어진 낱알을 주워먹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안전하고 충분한 먹이 제공을 위한 조치다.
농민들은 흑두루미영농단을 꾸려 흑두루미 희망농업단지(59ha)를 조성, 재배하며 추수가 끝나면 친환경 벼를 흑두루미 쌀로 가공해 탐방객들에게 판매도 하고 연간 50t 가량은 철새 먹이로 제공한다.
순천시는 지난 2005년부터 ‘생물다양성 관리계약 사업’에 따라 철새 먹이 공급과 휴식처 제공을 위해 순천만 인근의 농가가 추곡을 수매하고 남은 볏짚을 잘게 썰어 뿌려주면 ha당 45만∼50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전국 최초로 시행한 제도였다.
또 갯벌과 인접한 농경지에 10ha 가량의 무논을 조성, 두루미류를 포함한 오리류, 기러기류의 휴식지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추수가 끝나면 바로 철새지킴이 활동도 시작한다. 흑두루미영농단은 겨울철새가 도래하는 기간, 채식지로 활용되는 농경지 내 관광객, 차량 출입을 차단하는 한편, 매일 300㎏의 볍씨를 농경지에 뿌려준다.
또 차량불빛 차단용 울타리를 제작하기 위한 갈대제거사업도 수행하는 등 안정적 월동 환경 조성에 공을 들들이고 있다.
한편, 두루미 중 일부는 일본 가고시마현 이즈미로 날아가 겨울을 지내는데, 이 과정에서 낙동강 유역으로 이동하는 경로를 타던 두루미들이 4대강 사업 뒤 쉴 곳을 찾지 못해 서해안 천수만 간척지를 중간 기착지로 택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김원덕 순천시 순천만보존과 담당은 “흑두루미 서식지 보호와 안정적 서식환경 조성을 통한 순천만 습지의 생태적 가치를 높여 세계적인 흑두루미 월동지로 가꿔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지을기자 dok2000@kwangju.co.kr
/순천=김은종기자 ejkim@kwangju.co.kr
◇일찍, 많이 온 ‘진객’=순천시는 지난 27일 모니터링에서 순천만을 찾은 흑두루미 1367마리가 관찰됐다고 지난 31일 밝혔다.
찾아온 시기도 빨라져 올 해 첫 흑두루미는 지난달 17일 관찰됐다. 지난해와 비교해 사흘 앞당겨진 것이다.
특히 첫 관찰 이후 흑두루미 개체수 증가폭이 예년과 달리 급증했다.
흑두루미들은 지난 17일 첫 관찰 이후 21일 63마리, 24일 804마리로 늘더니 25일에는 1000마리를 넘어서 1290마리가 관찰됐다. 이후에도 지난 31일 1411마리가 순천만을 찾은 것으로 집계되는 등 최대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어린새 비율도 크게 늘어 지난해 어린새 평균 비율(14%)보다 증가한 19%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월동지에서 건강한 상태로 번식지로 간 흑두루미들이 번식에 성공해 돌아온 것이라는 추정이 가능하다.
국제적 희귀종인 ‘캐나다두루미’ 는 15종류인 두루미류 가운데 가장 몸집이 작아 무리에 섞여 있을 경우 자칫 새끼 흑두루미로 오인되는 조류이다. 몸길이가 86∼122cm 정도이고, 붉은색 앞이마와 희색 바탕에 매우 긴 목과 다리를 갖고 있는 세계적 희귀조류이다.
◇서식환경 보존에 공들여…최대 도래지로=두루미는 러시아 레나·아무르강과 중국 북부지역에서 번식한 뒤 겨울을 나기 위해 매년 10∼11월 순천만으로 내려온다. 전 세계 두루미 1만3000여마리 중 1400여마리가 이맘때 순천을 찾아 3월 말∼4월 초까지 겨울을 지낸다. 이 시기, 순천만은 겨울을 나는 두루미들의 천국이다.
순천만이 최대 도래지가 된데는 풍부한 먹이와 좋은 서식환경 등이 꼽히고 있다.
흑두루미의 경우 경계심이 심해 작은 불안 요인에도 먹이활동을 하지 못하고 날아오르는 일이 잦다. 이런 상황이 반복될수록 에너지 소모가 많아지고 월동 환경을 나쁘게 만든다는 게 조류 전문가들의 견해다.
특히 월동지에서의 건강상태는 번식지에서의 번식률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만큼 월동 환경 조성은 흑두루미 개체 수 증가에도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순천이 ‘천학도시’로 자리매김한 데는 순천시가 주민들과 함께 흑두루미 월동 여건을 꾸준히 개선해온 결과라는 것이다.
쉽게, 단 시간 내 이뤄진 것은 아니다.
순천은 매년 봄 친환경 농법으로 농사를 시작하는 것부터 철새보호정책에 들어간다.
흑두루미가 추수가 끝난 농경지를 돌아다니며 떨어진 낱알을 주워먹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안전하고 충분한 먹이 제공을 위한 조치다.
농민들은 흑두루미영농단을 꾸려 흑두루미 희망농업단지(59ha)를 조성, 재배하며 추수가 끝나면 친환경 벼를 흑두루미 쌀로 가공해 탐방객들에게 판매도 하고 연간 50t 가량은 철새 먹이로 제공한다.
순천시는 지난 2005년부터 ‘생물다양성 관리계약 사업’에 따라 철새 먹이 공급과 휴식처 제공을 위해 순천만 인근의 농가가 추곡을 수매하고 남은 볏짚을 잘게 썰어 뿌려주면 ha당 45만∼50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전국 최초로 시행한 제도였다.
또 갯벌과 인접한 농경지에 10ha 가량의 무논을 조성, 두루미류를 포함한 오리류, 기러기류의 휴식지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추수가 끝나면 바로 철새지킴이 활동도 시작한다. 흑두루미영농단은 겨울철새가 도래하는 기간, 채식지로 활용되는 농경지 내 관광객, 차량 출입을 차단하는 한편, 매일 300㎏의 볍씨를 농경지에 뿌려준다.
또 차량불빛 차단용 울타리를 제작하기 위한 갈대제거사업도 수행하는 등 안정적 월동 환경 조성에 공을 들들이고 있다.
한편, 두루미 중 일부는 일본 가고시마현 이즈미로 날아가 겨울을 지내는데, 이 과정에서 낙동강 유역으로 이동하는 경로를 타던 두루미들이 4대강 사업 뒤 쉴 곳을 찾지 못해 서해안 천수만 간척지를 중간 기착지로 택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김원덕 순천시 순천만보존과 담당은 “흑두루미 서식지 보호와 안정적 서식환경 조성을 통한 순천만 습지의 생태적 가치를 높여 세계적인 흑두루미 월동지로 가꿔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지을기자 dok2000@kwangju.co.kr
/순천=김은종기자 ejkim@kwangju.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