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패방지·국가경쟁력 제고 필수 관문
2017년 09월 21일(목) 00:00 가가
[공수처, 새로운 시작의 첫걸음] ③ 검찰개혁의 핵심
입법·사법·행정부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독립 기구
정치인·검사·판사 등 고위공직자 직무관련 부패 수사
검찰이 독점해 온 수사권·기소권 분산 검찰 견제 효과
부정부패 막고 청렴지수 올리면 연 4% 경제성장 가능
입법·사법·행정부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독립 기구
정치인·검사·판사 등 고위공직자 직무관련 부패 수사
검찰이 독점해 온 수사권·기소권 분산 검찰 견제 효과
부정부패 막고 청렴지수 올리면 연 4% 경제성장 가능
문재인 대통령의 검찰개혁 의지는 참여정부 시절부터 대선공약에 이르기까지 여러 곳에서 나타난다. 이번 대선 과정에서도 최우선 공약은 적폐청산과 검찰개혁이었다. 정부 출범 이후에는 민정수석으로 조국 교수를, 법무부장권으로 박상기 교수를 임명하고, 검찰개혁의 신호탄을 대대적으로 쏘아올렸다.
이후 법무부에 설치한 법무·검찰개혁위원회는 검찰개혁의 첫발로 법무부 탈검찰화를 내딛고, 두 번째 과제로 지난 18일 공수처 설치 방안을 마련해 박상기 법무부 장관에게 권고했다.
법무부도 개혁위의 권고 방안을 최대한 반영해 정부안을 마련하기로 하는 등 그 어느 때보다 공수처 설치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공수처는 입법, 사법, 행정부 어디에도 속하지 않고 독립된 제3의 수사기구로서, 정치인, 검사, 판사 등 고위공직자의 직무상 관련된 부패범죄 수사를 전담하는 게 가장 큰 목적이다. 특히 공수처가 신설되면 그동안 검찰이 독점했던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산하고, 검찰을 견제하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 같은 공수처의 필요성은 참여정부 시절부터 꾸준히 제기돼 왔으나, 당사자인 검찰의 반대와 당시 여당(현 자유한국당)의 반대 등으로 끝내 이루지 못했다. 공수처 설치법도 지난 2002년 처음 국회에 상정된 이후 수많은 법안이 보수 정당의 반대에 부딪혀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국민 여론은 공수처 설치에 대해 매우 우호적이다. 여론조사업체인 리얼미터가 지난 6월 전국 유권자 151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내용에 따르면, 국민들은 문재인 대통령의 개혁과제 최우선 순위로 검찰개혁(24%)을 꼽았다.
앞서 지난 4월 참여연대와 우리리서치가 실시한 공수처 설치에 대한 찬반조사에서는 총 1003명 중 79.6%의 국민이 찬성이라고 답했다.
정부·여당은 물론 국민의당 등 야당 또한 대선 공약으로 공수처 설치를 내걸었고, 국민 여론까지 이를 적극 지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공수처 설치’는 시대적 요구가 되고 있다.
다만 일부이긴 하지만, 검찰과 정치권에서 공수처 설립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는 탓에 설치까지는 많은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공수처 설치를 반대하는 진영에서는 공수처는 권력기관의 총량만 증가시키는 ‘옥상옥’으로, 공수처가 설치된 해외사례에서도 실효성이 입증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의 검찰제도는 외국과 비교대상이 없을 정도로 권한이 집중돼 있다는 점에서 해외사례와 비교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실제 공수처와 같이 고위공직자, 정치인의 부패범죄를 전담해 수사하는 기구는 세계 각국에 존재하고 있으며, 큰 성과를 내고 있다. 그 중 대표적인 나라가 같은 아시아 내 싱가포르와 홍콩이다.
싱가포르에는 부패방지법에 근거해 설립한 ‘탐오조사국’이 있으며, 공직자와 민간인 제한 없이 뇌물 등 부패범죄가 있으면 어떤 사건이든 수사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 특히 공무원이 뇌물을 받지 않았더라도 부정한 의도만 확인되면 처벌할 정도로 엄격하다.
싱가포르는 1960년대만 해도 부패가 만연했던 국가로, 당시 리콴유 총리는 “부패문제는 국가생존의 문제다. 반부패 정책을 따르지 않는 사람을 굴복시키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며 탐오조사국을 설치했다. 싱가포르는 이후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청렴국가이자, 국민소득이 높은 국가로 거듭났다.
정부가 공수처 설치에 나선 것도 단순히 검찰을 견제하기 위한 목적을 떠나, 부정부패를 방지하고 국가경쟁력을 올리기 위해서는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세계 반부패운동을 주도하는 국제투명성기구(TI)는 올 1월 ‘2016년 국가별 국가청렴도지수(CPI)’를 발표했는데, 우리나라는 100점 만점에 53점으로 176개국 중 52위에 머물렀다. 이는 전년도 37위에 비해 15계단이나 추락한 것이다.
반면 싱가포르는 7위(84점)로 아시아권에서 순위가 가장 높았고, 홍콩이 15위(77점)으로 그 뒤를 이었다. 청렴점수가 10점 오르면 경제성장률이 1%p 오른다는 연구 결과에 비춰보면, 우리나라의 청렴점수를 홍콩수준으로만 끌어 올려도 연 4% 이상의 경제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다는 가정이 성립한다. 이는 국민이 공수처 설립을 바라는 또 하나의 이유다.
/박진표기자 lucky@kwangju.co.kr
이후 법무부에 설치한 법무·검찰개혁위원회는 검찰개혁의 첫발로 법무부 탈검찰화를 내딛고, 두 번째 과제로 지난 18일 공수처 설치 방안을 마련해 박상기 법무부 장관에게 권고했다.
공수처는 입법, 사법, 행정부 어디에도 속하지 않고 독립된 제3의 수사기구로서, 정치인, 검사, 판사 등 고위공직자의 직무상 관련된 부패범죄 수사를 전담하는 게 가장 큰 목적이다. 특히 공수처가 신설되면 그동안 검찰이 독점했던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산하고, 검찰을 견제하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 같은 공수처의 필요성은 참여정부 시절부터 꾸준히 제기돼 왔으나, 당사자인 검찰의 반대와 당시 여당(현 자유한국당)의 반대 등으로 끝내 이루지 못했다. 공수처 설치법도 지난 2002년 처음 국회에 상정된 이후 수많은 법안이 보수 정당의 반대에 부딪혀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정부·여당은 물론 국민의당 등 야당 또한 대선 공약으로 공수처 설치를 내걸었고, 국민 여론까지 이를 적극 지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공수처 설치’는 시대적 요구가 되고 있다.
다만 일부이긴 하지만, 검찰과 정치권에서 공수처 설립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는 탓에 설치까지는 많은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공수처 설치를 반대하는 진영에서는 공수처는 권력기관의 총량만 증가시키는 ‘옥상옥’으로, 공수처가 설치된 해외사례에서도 실효성이 입증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의 검찰제도는 외국과 비교대상이 없을 정도로 권한이 집중돼 있다는 점에서 해외사례와 비교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실제 공수처와 같이 고위공직자, 정치인의 부패범죄를 전담해 수사하는 기구는 세계 각국에 존재하고 있으며, 큰 성과를 내고 있다. 그 중 대표적인 나라가 같은 아시아 내 싱가포르와 홍콩이다.
싱가포르에는 부패방지법에 근거해 설립한 ‘탐오조사국’이 있으며, 공직자와 민간인 제한 없이 뇌물 등 부패범죄가 있으면 어떤 사건이든 수사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 특히 공무원이 뇌물을 받지 않았더라도 부정한 의도만 확인되면 처벌할 정도로 엄격하다.
싱가포르는 1960년대만 해도 부패가 만연했던 국가로, 당시 리콴유 총리는 “부패문제는 국가생존의 문제다. 반부패 정책을 따르지 않는 사람을 굴복시키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며 탐오조사국을 설치했다. 싱가포르는 이후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청렴국가이자, 국민소득이 높은 국가로 거듭났다.
정부가 공수처 설치에 나선 것도 단순히 검찰을 견제하기 위한 목적을 떠나, 부정부패를 방지하고 국가경쟁력을 올리기 위해서는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세계 반부패운동을 주도하는 국제투명성기구(TI)는 올 1월 ‘2016년 국가별 국가청렴도지수(CPI)’를 발표했는데, 우리나라는 100점 만점에 53점으로 176개국 중 52위에 머물렀다. 이는 전년도 37위에 비해 15계단이나 추락한 것이다.
반면 싱가포르는 7위(84점)로 아시아권에서 순위가 가장 높았고, 홍콩이 15위(77점)으로 그 뒤를 이었다. 청렴점수가 10점 오르면 경제성장률이 1%p 오른다는 연구 결과에 비춰보면, 우리나라의 청렴점수를 홍콩수준으로만 끌어 올려도 연 4% 이상의 경제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다는 가정이 성립한다. 이는 국민이 공수처 설립을 바라는 또 하나의 이유다.
/박진표기자 lucky@kwangju.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