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읽다보면 웃지 않을 수가 없다. ‘웃기는 것에 매혹을 느끼며 살아왔고’, ‘인생이라는 것도 웃기는 것의 아름다움과 그 허무 사이의 진창을 헤메는 시간’이라 생각하는 한 소설가가 써낸 글이니 얼마나 웃기겠는가.

이 책을 읽다보면 콧노래를 부르지 않을 수가 없다. 팝, 가요, 클래식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소재로 한 ‘음악 에세이’다 보니 글을 읽으며 멜로디를 흥얼대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사랑은 달아서 끈적한 것’은 동아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한 소설가 박상의 ‘본격 뮤직 에쎄-이’다. 그는 문인밴드 ‘말도 안돼’의 기타리스트이자 ‘록 정신’을 주제로 한 장편소설을 쓴, 음악적 인간이다.

책은 스페인, 런던, 독일, 베트남 등 10년간 세계 각국을 여행하며 들었던 음악들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니 ‘여행 에세이’로 봐도 무방하다.

일단 그가 다룬 40여곡의 노래 목록이 흥미롭다. 핑크 플로이드, 아바, 스탄 캣츠, 제이슨 므라즈, 유앤 미 블루, 노라조, 빅뱅, 여기에 베토벤의 ‘피아노협주곡 3번’에 이르면 ‘전방위’로 음악을 듣는 그의 취향에 놀란다.

책에는 후쿠오카에서 듣는 노 브레인의 ‘한밤의 뮤직’, 독일 드레스덴에서 피아노로 감상한 이오시프 이바노비치의 ‘다뉴브강의 잔물결’, 공항하면 떠오르는 ‘거북이’의 ‘비행기’, 김창완 밴드의 ‘내 마음의 주단을 깔고’, 제이슨 므라즈의 ‘럭키’, 빅뱅의 ‘루저’까지 다양한 장르의 노래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시간 날 때마다 한 꼭지씩 읽고, 그 음악을 듣다보면 절로 유쾌해질 책이다. ‘뉴클리어’의 ‘악몽’처럼 생소한 노래들은 유투브를 통해 찾아 들어보고 싶게 만든다.

보너스 트랙은 4편의 여행기다. 저자는 방콕 카오산 로드와 바이칼 호수, 파리의 이야기를 또 ‘웃기게’ 풀어냈다.

〈작가정신·1만3000원〉

/김미은기자 me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