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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환 광주 동구청장] 지방분권, 자치역량 강화와 함께

2017. 08.04. 00:00:00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21세기는 다원화사회다. 지역, 연령, 성별, 계층별로 국민들의 요구와 수요가 다양한 모습으로 표현되고 있고 이러한 다원화 흐름의 진폭은 더욱 커지고 있다. 다원화사회에서 과거 정부에 모든 권력이 집중되는 중앙집권적 국가형태는 변화하는 시대적 흐름에도, 높아진 국민 눈높이에도 맞지 않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지방분권’을 주요 국정과제이자 시대적 소명으로 천명하면서 바야흐로 국가 경쟁력을 높이고, 주민복리를 증대시키는 분권의 시대가 열릴지 기대되고 있다.
필자도 기초자치단체장으로서 이러한 분위기가 반갑지 않을 리가 없다. 지자체가 자치조직권, 자치행정권, 자치입법권을 제대로 행사하고 충분한 자치재정권을 갖는다면 분명 주민들의 요구를 반영하고 지역의 여건과 특성에 맞는 정책을 수립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그렇지만 단순히 권한이 중앙에서 지방으로 이양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중앙정부는 지방정부에 권한을 이양하고 지방정부는 그러한 권한을 받아 충분하고 올바르게 행사할 수 있는 힘, 즉 자치역량을 길러야 한다.
자치역량을 기르는 데는 여러 방법이 있겠지만 ‘주민참여’의 생활화가 수반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주민참여가 뒷받침되지 않은 채 지방분권화가 된다면 그것은 단순한 권력의 이동이자 또 다른 권력 덩어리가 생길 뿐이다.
주민참여는 대의제도의 불완전성을 극복할 뿐만 아니라 행정을 개선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렇지만 오랜 시간 행정에 참여할 기회를 갖지 못했던 주민들에게 참여는 익숙지 않은 경험이다.
이 때문에 필자는 지난해 4월 동구청장으로 취임한 후 주민들이 구정에 쉽게 참여할 수 있는 통로를 만들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왔다. 대표적인 것이 13개동을 순회하는 ‘주민과의 대화’다. 취임 후 두 달여 만에 실시한 주민과의 대화에서 주민들은 막혔던 보가 터지듯 수많은 정책 제안과 건의사항을 내놓았다.
언뜻 보기에는 단순해 보이는 의견들도 있었지만 종합해보면 주민들이 어떤 정책과 행정을 원하는지 실마리를 찾을 수 있었다. 이에 필자는 연 1회 개최되던 주민과의 대화를 연 2회로 늘리기로 하고 참여대상을 학교운영위원회, 마을활동가, 사회적 경제조직 등으로 넓혔다. 또 5개동을 시범동으로 지정해 주민 스스로 마을의 현안문제를 토의하며 개선점을 찾고 해결해가는 ‘마을의제 토의’를 새롭게 도입했다.
마을의제 토의가 동구에서는 처음 시도되는 터라 걱정도 됐지만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다. 주민들은 산책로 정비, 대학가 쓰레기 문제, 안전 골목길 조성, 주민공동체 결성 등 실생활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마을문제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며 토의에 임했다.
또 스마트폰이 필수품이 된 시대에 ‘동구 두드림’ 모바일 앱을 개설해 주민들이 보다 쉽게 행정에 참여할 수 있는 통로를 만든 것도 자치역량 강화에 큰 도움이 됐다. 과거만큼은 아니지만 아직도 주민들에게 행정기관의 문턱이 높게 여겨지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지만 동구에서는 ‘동구 두드림’ 앱만 설치하면 누구나 어디서든 구청장과 대화할 수 있고 구정에 참여할 수 있다. 주민들은 구정 주요사업에 댓글로 의사를 표현하고, 쓰레기 처리 등 단순 민원부터 도시계획과 같은 주요정책까지 다양한 의견을 공유한다. 또 정책투표에서는 주민들이 직접 정책을 결정할 수도 있다. 두드림이 구청과 주민들 사이의 간극을 좁히며 참여와 소통의 창구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이와 함께 여성의 안전사각지대를 지키는 ‘여성안전지킴이’, 인권시책을 제안하고 각종 캠페인을 진행하는 ‘인권길라잡이단’, 지역 어르신들의 역량을 마을 발전에 활용하는 ‘실버 리더자’ 등을 새로 구성해 주민들이 원하는 분야의 구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문호를 넓혔다.
이처럼 동구는 보다 많은 주민들이 구정에 직접 참여해 구정의 주인공이 될 수 있도록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이러한 의미 있는 시도들이 동구의 자치역량을 강화하고 풀뿌리민주주의를 성숙시켜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 나아가 지방분권화를 앞당기는데도 마중물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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