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5년간 자식처럼 기른 전복이 폐사할까 봐 걱정이 태산입니다.”

전복양식장이 몰려 있는 해남군 송지면 해안에 ‘괭생이 모자반’(이하 모자반)이 중국에서 해류를 타고 유입되며 어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송지면 송호리와 어불도에는 88 어가 116ha의 전복양식장이 조성돼 있다.

해남군청 공무원과 송지면 송호어촌계 어민들은 지난 19일부터 선박 46척을 동원해 21일까지 500여t의 모자반을 제거했다. 수거 현장에는 집게가 달린 전용 크레인이 부착된 선박에서 쉴새없이 모자반을 거둬 올리고 있었다. 또 일부 어민은 일반 선박을 이용해 그물망에 걸린 모자반을 일일이 손으로 뜯어내 수거하는 등 안간힘을 쏟았다.

군은 당초 해남 송지면 송호와 어불지역 147ha에 모자반 1000여t이 밀려든 것으로 추정했지만, 수거작업을 하며 수중에도 2000여t이 더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올해 초 하나 둘 보이던 모자반은 양식장 그물에 걸려 있다가 이달에 수온이 상승하자 급격하게 성장했다. 양식장에 유입된 모자반은 미역과 다시마의 성장을 막는가 하면 전복양식장 조류 소통을 막고 있어 전복 폐사가 우려된다. 또 미역, 다시마와 서로 엉켜 성장이 저하되면서 전복먹이 확보에도 비상이 걸렸다.

군은 모자반이 급속하게 확산되자 긴급하게 1800만원의 예산을 투입해 모자반 수거작업에 동원되는 어선에 대해 임차비를 지원하고 있다.

해남군 관계자는 “유입된 모자반을 신속하게 제거하고 지속적인 어장 예찰 및 모니터링을 해 나가겠다”며 “전복먹이용 다시마 채취가 시작되는 7월 이전까지 집중 수거해 피해를 최소화해 나갈 방침이다”고 밝혔다.

/해남=박희석기자 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