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춧값 폭락과 상인들의 횡포로 해남 배추재배 농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1일 해남군과 배추재배 농민들에 따르면 상인들이 배추를 밭떼기로 사놓고 잔금을 주지 않는데다가 수확을 하지 않아 양파 등 후속작물도 심지 못하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확인된 피해 농민은 31명으로 41만㎡에 이르고 있다. 받지 못한 돈은 1억7000만원 가량이다. 모두 60∼70대 고령의 농민들이 피해를 봤다.

피해를 본 배추밭에는 수확기가 3개월가량 지난 김장용 가을배추가 여기저기에 누렇게 썩어가고 있다. 지난해 8월 서울 상인에게 밭떼기로 판 것인데 계약금만 주고 잔금을 지금까지 지급하지 않아 벌어진 일이다. 상인들은 배춧값을 모두 치른 뒤 수확하기로 계약했지만 그나마 상태가 좋은 건 주인 허락도 없이 쏙쏙 뽑아가 버렸다.

한 배추 재배농민은 “잔금은 주지 않고 주인에게 얘기도 하지 않고 전부 차떼기로 지금까지 팔아버렸다. 돈을 주겠다고 각서까지 썼지만 상인들은 한 달, 또 한 달 뒤로 미루는 등 시간만 끌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돈을 못 받은 것도 문제인데 배추 수확이 안 되면서 밭에 후속 작물을 심지 못하고 있어 올해 농사를 어떻게 지어야 할지 막막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해남지역 김장 배추 재배면적은 1648ha다.

/해남=박희석기자 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