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뉴스에는 몸이 아픈 아내를 15년간 돌봐 온 80대 노인이 간병에 지쳐 아내를 살해한 뒤 자살을 한 사건이 보도됐다. 뉴스를 들으며 고향에 칠순의 부모님이 계신 자식으로서 착잡한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부모님 뿐만 아니라 나 또한 앞으로 그렇게 늙을텐데 싶어서 만감이 교차했다.

노인들에게 가장 큰 적은 우울증(또는 외로움)이라 하고, 그 다음이 경제적 곤궁함이라 한다. 이 두가지가 겹쳐지면 최악의 상황이 되어 극단적 산택을 할 확률이 높아질 것이다. 이는 우리에게 드리워진 고령화의 그늘이지만 그냥 놔두기만 할 것인지, 국가든 지자체든 더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일전에 봉사활동을 갔던 어느 시설에서 전문강사가 어르신들에게 우울증 치료를 하는 것을 보았다. 형형색색의 천들을 이리저리 던지며 동작치료를 받는 모습이었는데 어르신께 여쭈어 보니 그런걸 하면 울적했던 마음이 가라앉는다고 하셨다.

또 한 요양시설에서는 탁구, 포켓볼 등 취미활동을 같이 하거나 식사를 같이 하면서 어울리는 노인들의 모습을 본적 있다. 모두 다 무척 밝아 보였다. 하지만 노년을 여유있게 보낼 수 있는 분들은 많지 않다는게 문제다. 준비가 안 된 상태로 노후를 맞으면서 생활고에 시달리고, 몸은 여기저기 아프고, 심한 외로움마저 겪게 되면 노인들은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것이다.

나이가 들수록 인지능력이 떨어지고 덩달아 자살 위험이 더 높아지므로 그에 따른 대책을 더 세밀하게 세워줘야 하지 않을까. 항상 누군가의 관심이 있다면 비관스런 생각이 사라질 것이다.

▲신재민·목포시 수강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