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 부모님은 해남에서 농사를 짓고 계신데 두 분을 위해 농지연금에 가입해 놓은 상태다. 누구든지 자식들에게 의탁하지 않고 부모님 스스로 건강하게 사시다가 여생을 마치기길 바란다. 그것은 노부모님을 모시기 싫어서가 아니라, 당신들께서도 서로 불편함을 감수하면서까지 며느리와 살기 보다는 경제적, 육체적 건강만 허락된다면 독립적으로 농촌에 그대로 사시는 게 편하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그리고 농촌 부모님들은 도시의 자식들과 함께 아파트에서 사는 것 자체가 더욱 힘든 일이다. 그저 수십년간 같이 살았던 마을 사람들과 더불어 고향에서 사는 게 가장 좋은 것이다.

특히 연세가 60대, 70대가 넘는 농촌출신 어르신이 도시에 와서 깍쟁이 같은 사람들을 새로 적응하기도 어렵고, 그런 생활이 계속되다 보면 아파트는 그야말로 교도소가 돼버리며 노인들은 우울증에 시달리게 된다. 그러므로 농촌의 부모님들은 농촌에서 수십년간 같이 지냈던 마을 어른들과 함께 부대끼며 여생을 보내는게 가장 행복한 일이다. 그 하나의 방법이 바로 농지연금 아닐까 한다.

자식 입장에서 볼 때 부모님으로부터 농지를 물려받는 것보다 부모님이 농지를 이용해 연금처럼 쓰면서 여생을 경제적으로 여유 있게 사는 것이 훨씬 더 현명한 판단이라고 본다. 지금도 농촌의 부모님들은 “재산(농지)을 물려주는 것이 자식을 위한 일일까, 아니면 농지연금에 가입해 자식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살아갈까”하는 고민을 하시는 분들이 계실걸로 안다. 이제는 농촌의 노부모님들께 자식들이 농지연금 가입을 적극 권유해 부모님께 여유 있고 안정된 노후를 준비해 드려야한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이러한 의식이 확산되고 농지연금제도가 활성화되어 노후에 고통 받는 부모님이 없었으면 하는 생각을 가져본다.

▲정진혁·광주시 광산구 선암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