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길면사무소에 최근 배달된 택배상자가 화제가 되고 있다. 다름 아닌 몇 년전 보길도 예송리 해변에서 갯돌 100여개를 주워간 관광객이 이를 다시 되돌려 보내줬기 때문이다.

완도군 보길면사무소는 29일 “지난 18일 작은 상자 하나가 배달됐는데, 이 상자에는 어른 손톱 크기의 갯돌 100여개가 투명 비닐에 담겨 있었다”고 밝혔다.

상자에는 간략한 사연을 적은 홍모씨의 편지가 들어 있었다는 것이 보길면사무소 관계자의 설명이다. 경기도 안산에 사는 홍씨가 몇 년 전 보길도 예송리 해변에 피서왔다가 갯돌이 예뻐 어항 속 장식품으로 쓸려고 무심코 가져갔다고 썼다.

그러나 지난해 초강력 태풍 ‘볼라벤’으로 많은 갯돌이 사라지고 해변에 화재까지 발생, 상록수림 등이 불에 탔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듣고 갯돌을 되돌려 보내기로 했다고 적었다.

그는 “물고기를 기르는 어항 속에 있는 돌을 보내드립니다”라고 시작한 편지에는 “보길도에는 돌 하나라도 소중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지난날의 과오를 반성했다.

면사무소는 돌아온 갯돌을 예송리 해변에 되돌려 놨다.

최창주 보길면장은 “보길도 예송리 해변의 명물인 갯돌을 관광객이 하나, 둘씩 가져간다면 아름다운 해변은 사라지고 말 것”이라며 “소중한 자연 유산 보존에 우리 모두 동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완도=정은조기자 · 서부취재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