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도군이 올해 군민의 날을 맞아 시상한 군민상 수상자에 대해 부적격 논란이 일고 있다. 자신이 교장으로 재직중인 학교 명의의 공문으로 자신을 추천한 것은 물론, 심사위원 가운데 상당수가 해당 학교 출신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4일 완도군에 따르면 지난 31일 오후 2시 군청 회의실에서 제42회 완도군민의 날을 맞아 이진 부군수, 김정술 의장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군민의 상을 시상했다. 이 자리에서 교육·문화·체육 분야 수상자로 완도수산고등학교 이도환 교장이 선정됐다.

마이스터교 및 예산 164억원 유치지원 등을 공적으로 내세운 이 교장은 그러나 학교 명의 공문을 보내 자신을 추천한 것으로 뒤늦게 드러났다. 군민상은 주민 30명 이상이나 기관단체장이 추천할 수 있다는 조항에 따라 기관단체장인 자신이 ‘자천’한 것이다.

이날 이 교장과 함께 사회·복지·환경 분야 등에서 군민상을 받은 3명은 모두 30명 이상 주민이나 다른 기관단체장이 추천했다는 점에서 ‘자천’은 이례적이다.

또 군민상 후보자들을 심의한 심사위원 36명 가운데 무려 9명이 완도수산고 출신인 것으로 알려져 공정성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이 교장은 “완도수산고를 전국 최초로 수산 마이스터교로 지정받도록 하는 등 6년3개월 동안 최선을 다했다”며 “충분히 자격이 된다고 판단했고, 기관단체장은 추천할 수 있는 권한이 있기 때문에 추천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자천은 일반화돼 있으며, 심사위원들이 누구인지는 전혀 몰랐다”고 덧붙였다.

완도군은 규정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군 관계자는 “기관단체장이 추천할 수 있기 때문에 자천을 했다고 하더라도 큰 문제는 없는 것 아니냐”며 “지금까지 자천이 얼마나 있었는지는 확인해봐야 한다”고 해명했다.

/완도=정은조기자

서부취재본부장 ejch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