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 준 것은 좁고 물이 잘 빠져 농사를 짓기 힘든 땅이었지만 인간은 구들장을 논바닥에 깔아 땅을 일구었다. 청산도 구들장 논을 세계중요농어업유산으로 등재하는 작업이 본격화됐다.

완도군은 29일 국내 최초로 청산도 구들장 논을 세계중요농업유산(GIAHS·이하 지하스)에 등재하기 위해 일본에서 열린 지하스국제회의에 참석해 홍보를 활동을 펼쳤다.

일본 이시카와현 나나오시에서 이날 열린 지하스 국제회의는 유엔식량농업기관(FAO)과 일본 농림수산성, 이시카현이 공동으로 개최하며 유엔식량농업기관 및 30여개국 관계자와 전문가 300여명이 참석했다.

김종식 군수는 프리젠테이션을 통해 400여년부터 농토가 협소하고 돌이 많은 청산도의 지형조건과 물을 효과적으로 이용해 농업을 발전시켜 온 청산도 구들장 논의 지혜를 설명했다.

세계중요농업유산제도는 FAO가 2002년부터 시작한 프로젝트로 차세대에 계승해야 할 중요한 농법이나 생물 다양성 등을 가진 자연농업 보전지역을 선정하는 제도다. 현재 일본 사도섬 농업 등 전 세계 11개국 19곳이 지정돼 있다.

농식품부와 전남도는 농업유산등재를 위해 다음 달 4∼5일 이틀간 FAO 관계자를 초청, 완도 구들장논 일대에서 현장답사를 할 예정이다.

전남도는 이와는 별도로 완도 구들장논의 보전, 생물 다양성 증진, 전통 유산의 품격 향상 등 기반구축을 위해 올해부터 2015년까지 15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청산도 구들장 논은 지난 1월 농림수산식품부의 국가 중요농업유산 제1호로 지정됐다.

구들장 논은 전통온돌에 쓰이는 구들장을 논바닥에 깔아 통수로 역할을 하도록 하고 그 위에 진흙으로 틈새를 메워 흙을 덮어 만든 논이다.

경지면적이 작고 돌이 많아 물 빠짐이 심한 청산도의 열악한 농업환경을 극복하려는 조상의 지혜가 담겼다.

한편 전남도는 이와 함께 구들장논을 비롯해 보성 계단식 차밭, 담양 대나무숲, 신안 갯벌 등 도내 대표적 농어업 유산지 10곳을 발굴, 관광소득과 연계 개발할 계획이다.

/오광록기자 kroh@kwangju.co.kr

/서부취재본부=정은조기자 ejch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