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013학년도 대학입시에서 완도고 3학년 김민성·이경원 학생이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와 수리과학부에 당당히 합격〈광주일보 2012년 12월 10일 18면〉하자 지역사회는 축제 분위기에 휩싸였다.

성적우수 중학생들이 대거 진학하는 도내 명문고에서도 서울대 합격자는 많아야 3∼4명에 불과한 현실에서 학교수업과 본인의 노력에만 의지해 대입을 준비해야 하는 농·어촌 고등학교의 환경 속에서 완도고의 서울대학교 합격자 배출비결은 뭘까 궁금증을 자아냈다.

◇2007년 장보고장학회 설립=(재)장보고장학회(이사장 완도군수 김종식)가 완도지역 명문고 육성과 지역인재육성에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완도군은 지역인재 육성을 위해 ‘완도고등학교 명문학교 만들기’를 역점시책으로 정하고, 지난 1994년부터 완도군 장학진흥위원회를 구성해 군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속에 장학기금 기탁과 담배판매수입 등으로 50여 억 원의 장학기금을 모금했다.

하지만 제도적 한계에 부딪혀 지역인재 육성을 위한 장학기금 확보에 많은 어려움을 겪어오던 중 지난 2007년 이미 조성된 50여 억 원의 장학기금을 기반으로 장학기금 100억 원 확보를 목표로 (재)장보고장학회를 설립했다.

이후 뜻있는 군민들과 향우, 독지가들의 폭발적인 호응으로 조기에 100억원을 달성했으며, 2차로 2016년까지 장학기금 150억원 확대를 목표로 설정해 현재까지 117억원의 장학기금이 적립됐다.

(재)장보고장학회는 적립된 장학기금의 이자수입과 완도군의 출연금 등 매년 12억여 원으로 ▲완도고 명문학교 만들기사업 ▲청해진 중·고교강좌 운영 ▲대학 신입장학금 지급 ▲고교 신입장학금 지급 ▲지역인재육성 장학금 지급 ▲읍·면고등학교 학숙 지원 ▲완도수산고 및 도서 고교 보충지도비 지원 ▲외국어체험센터 운영비 지원 등 모두 14종의 장학사업을 펼쳐오고 있다.

◇유명 수능 전문강사 초빙지도=(재)장보고장학회의 사업 가운데 ‘청해진 중·고교 강좌’가 눈길을 끈다.

이는 지난 2007년부터 대도시 유명학원 수능 전문강사를 완도로 초빙해 관내 중학교 3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선발시험을 통한 성적 우수학생을 대상으로 매주 토·일요일 10시간씩 국어·영어·수학은 물론 사회탐구·과학탐구 과목을 보충해 주는 사업이다.

초기에는 교사들의 강한 반발을 샀으나, 청해진 중·고교강좌를 꾸준히 들었던 학생들은 수능준비에 많은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재)장보고장학회는 2013학년도부터 관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명문대에 합격한 학생에게 등록금 전액을 장학금으로 지원할 계획이며, 매 학기성적에 따라 최고 4년 전액 장학금을 지원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이번 서울대에 합격한 김민성·이경원군은 대학 전액 장학금 지원제도의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재)장보고장학회 박경남 상임이사는 “사교육 없이 공교육만으로 열심히 공부해 쾌거를 이뤄낸 학생들에게 박수를 보낸다”며 “그동안 열악한 환경속에서 학생들 지도에 열과 성을 다해 준 완도고등학교 교사들의 노고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완도=정은조기자·서부취재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