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호 3차 발사를 하루 앞둔 25일 고흥 나로우주센터는 ‘바늘 떨어지는 소리도 허락되지 않을 만큼’ 긴장감이 감돌았다. 이날 최종 리허설이 열린 이곳에서는 우주를 향한 한국의 꿈이 무르익고 있었다.

◇500여명의 연구원 혼신의 힘=나로우주센터에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 150여명, 러시아 흐루니체프사 150여명, 대한항공 등 산업체 200여명 등 총 500여명이 나로호 3차 발사를 위해 긴박하게 움직였다. 실질적인 발사가 이뤄지는 공간은 통제돼 내부 모습을 직접 볼 수는 없었지만 이따금 이동하는 연구원들의 모습에서는 기대와 긴장감이 묻어났다.

항우연 조광래 나로호발사추진단장은 이번 3차 발사를 앞두고 스트레스를 견디다 못해 신경안정제를 복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고, 대부분 연구원도 긴장감에 며칠째 숙면을 취하지 못하고 있었다.

민경주 나로우주센터장은 “지난 1, 2차 발사 실패가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한국형발사체를 만드는 소중한 교훈을 남겨줬다”면서 “수만 번에 거쳐 실패 원인을 분석하고 보안했기 때문에 이제는 발사 성공을 바라는 마음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역민 마음은 벌써 우주로=나로호 발사가 임박해지면서 고흥 지역은 조심스럽게 축제를 준비하는 분위기다.

우주를 향해 날아가는 나로호를 볼 수 있는 관망지점으로인 고흥 우주발사전망대와 남열해돋이해변, 청소년우주체험센터 주변은 군 관계자들이 주변 정비를 하는 등 막바지 손님맞이에 나섰다.

경찰은 발사 당일 이들 관망지점에 지역민 등 관람객 3만여명이 몰려들 것으로 보고, 사전에 경찰인력을 배치했다. 역사적인 현장을 지켜보기 위한 외지인들의 발걸음도 이어지고 있다.

이날까지 팔영산자연휴양림의 모든 객실 예약이 끝나는 등 고흥 일대 숙박시설 1110개 객실이 예약되는 ‘우주 특수’를 누렸다.

또 26일 나로호 발사에 성공하면 김황식 총리가 순천정원박람회에 참석 후 격려차 나로우주센터에 방문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고, 이주호 교과부 장관, 박준영 전남지사 등도 당일 나로도를 찾아 발사 성공을 응원한다.

지난 1, 2차 발사의 실패로 아쉬움을 달래야 했던 고흥 군민들에게 이번 3차 발사의 감회는 더욱 남달랐다.

고흥군 풍양면 김근호(41)씨는 “마을 주민과 발사 과정을 지켜보려고 준비하고 있다”면서 “나로호 발사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수 있도록 온 마음을 다해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또 고흥군은 나로호 3차 발사 당일 오후 1시부터 고흥우주발사전망대 일원에서 이택림의 사회로 가수 배일호, 전영록, 김상희 등이 출연하는 성공발사 기원행사를 연다.

◇철통 보안, 발사 준비 착수=고흥군 봉래면 나로우주센터 주변은 경찰과 군인의 통제 속에서 만일에 대비해 비상 급수 시설을 점검하는 등 막바지 준비가 한창이었다.

나로우주센터 발사통제동에서는 나로호 각 시스템에 대한 발사운용 준비상태 점검이 이뤄졌고, 육·해·공에서도 물 샐 틈 없는 경비태세에 나섰다.

발사통제동과 추적레이더동, 행정본부 등 나로우주센터 주요 시설에는 경찰 경비 병력이 배치돼 관계자 외 출입을 엄격히 통제했다.

나로우주센터 안과 밖에는 경찰 850명이 임시 검문소 등 각 요소에 배치돼 경비와 차량 통제 등을 담당하고 있다. 소방당국과 의료진도 나로우주센터에서 상주하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해경도 경비함정과 소방선박 등 30여 척을 동원해 나로우주센터 앞 해상의 선박 운항을 통제하고 있다. 발사 당일인 26일에는 나로호 발사대를 중심으로 반경 3㎞ 앞바다의 해상과 비행 항로상에 있는 폭 24㎞, 길이 75㎞에 이르는 해역이 전면 통제된다.

/나로우주센터=오광록기자 kro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