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43년 11월 23일 고흥군 두원면 성두리 야산에 유성 하나가 긴 꼬리를 날리며 떨어졌었다. 당시 일본인들은 해방이되자 무게 2㎏에 달하는 이 ‘두원운석’을 일본으로 가져갔고, 이후 이 운석은 지난 1999년 한·일정상회담을 통해 영구임대형식으로 한국에 가져와 한국지질자원연구소에서 보관 중이다. 고흥과 우주의 인연은 이렇게 시작됐다.

나로호 3차 발사를 앞둔 고흥지역이 ‘우주를 향한 꿈’에 부풀어있다. 과거 식민의 설움을 달래주듯 우주가 아름다운 궤적을 남기며 한반도에 운석을 보냈다면, 이제는 한국이 우주 강국으로 나가는 첫 발사체를 고흥에서 쏘아올리게 된 셈이다.

교육과학기술부가 나로호 3차 발사를 10월 26일∼31일 사이로 정해지면서 고흥 나로우주센터와 고흥군 등은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연구원들은 1단 발사체에 연료가 주입하는 과정에 문제가 없는지 여부와 전자장비가 제대로 작동되는지에 대한 실험 등을 마치고 최근 나로호 상단 조립과 킥모터 상태도 점검했다.

또 지난 20일과 21일에는 나로과학위성을 덮개인 페어링으로 씌운 뒤 세우는 실험도 성공적으로 마쳤다. 나로호 상단의 전체 길이는 7.7m, 페어링의 폭은 2.0m다.

발사 일정도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었다. 한국과 러시아 연구원들의 최종 성능 점검이 끝나면 오는 10월 3일 상단발사체와 나로과학위성 등을 조립동으로 옮겨 1단 발사체 등과 조립하게 된다.

또 완성된 나로호의 최종 성능 실험을 거쳐 발사 이틀 전 발사대로 옮기게 된다. 이 과정에 3차례 발사 리허설을 하고, 발사 하루 전 최종 리허설을 통해 결과가 좋으면 발사 당일 연료를 주입한다. 정확한 발사 날짜와 시간은 발사 하루 전 밤 11시께 결정된다.

나로우주센터는 오는 10월 3일 나로호 발사 준비 상황을 소개하고, 1단로켓과 상단을 조립하는 과정을 공개할 예정이다.

고흥 군민들도 한국이 우주에 첫 발을 내딛는 역사적 장면을 보기 위해 찾아오는 관람객 맞이에 나서고 있다. 특히 지난 2차례 발사 실패로 눈물을 머금었던 고흥 군민들은 간절한 마음으로 3차 발사의 성공을 기원하고 있다.

최근 고흥군 상황실에서는 전남도와 일선 시·군관광국장 주재로 합동 회의가 열려 나로호 발사 관광객 유치 등을 논의했다. 나로호 발사와 지역 관광을 연계해 관람객에게 나로호 발사의 벅찬 감동과 남도의 아름다움을 함께 선사하기 위해서 마련된 자리다.

또 고흥군은 나로호의 발사 장면을 지켜볼 수 있는 관망지점으로 ▲남열해수욕장▲동일면 봉남등대 ▲덕흥리 ▲점암면 팔영산 ▲포두면 마복산 ▲청소년우주체험센터 ▲남열해안도로 ▲영남면 용암마을 용바위 등지를 정하고 손님 맞이에 나섰다.

이 밖에도 전남도는 여수시 사도·낭도, 백야도, 금오도 등지에서 관람객들이 나로호 발사 장면을 볼 수 있도록 준비할 계획이다.

나로호 발사와 연계한 관광상품 개발도 활발하다. 고흥 인근 12개 시·군과 연계해 ▲미래의 우주과학자를 위한 과학 캠프(순천, 고흥 등지) ▲유람선에서 보는 나로호(여수) ▲편백 힐링 캠프(장흥) ▲치유의 숲 체험프로그램(장성) ▲뻘배 체험(보성)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할 계획이다.

고흥에서는 또 물로켓 제작 및 발사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고 순천만 천문대에서도 별, 태양 관찰 등의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고, 장흥에서도 천체 관찰 등의 행사를 마련하고 있다. 또 수도권에서 KTX를 타고 1박 2일로 나로호 발사를 지켜볼 수 있는 관광코스와 승용차를 이용한 1박 2일 관광코스 등도 개발 중이다.

고흥군 고흥읍 김정애(여·36)씨는 “우리 지역에서 발사되는 나로호가 성공적으로 우주에 첫 발을 내딛을 수 있도록 간절히 기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광록기자 kro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