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로 가는 지름길은 없습니다. 끊임없는 노력과 철저한 준비뿐. 우리의 도전은 계속될 것입니다.”

나로과학위성 3차 발사 카운트다운을 6개월 앞둔 29일 오후, 고흥 나로우주센터(센터장 민경주)에서는 우주강국의 꿈이 무르익고 있었다. 최근 1차 발사(2009년 8월)의 실패 원인 중 하나로 꼽혔던 페어링 분리방식을 고전압에서 저전압 장치로 변경하는 실험에 성공해 이곳 분위기는 더욱 희망으로 가득 차 있었다.

나로우주센터는 실질적으로 위성을 탑재한 발사체를 쏘아올리는 역할을 하고, 발사체가 계산된 궤도로 이동하는지 여부를 분석·제어하는 등의 일을 하는 곳이다.

또 러시아에서 만든 1단 발사체와 국내 기술로 제작된 2단 킥모터(위성의 궤도 진입을 돕는 2차 발사체)를 조립·완성해 발사대로 안전하게 이동시키는 실질적인 발사 관련 작업을 모두 도맡아 한다. 최첨단 기술의 집약체인 나로호가 고흥에서 완성돼 우주로 첫 발을 내딛는 통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날 나로우주센터에서 열린 현장설명회에서 관련 분야 박사와 연구원들로 구성된 센터 관계자 40여명은 “마지막 발사, 실패는 없다”며 자신감에 차 있었다.

1차와 2차 발사(2010년 6월) 실패의 아픔을 딛고, 발사대시스템, 추적레이더, 원격자료수신장치, 기상레이더, 발사통제장비 등을 점검하고 시운전하는 등 막바지 작업을 하고 있었다.

사람의 뇌 역할을 하는 발사지휘센터(MDC)와 우주발사체 조립과 최종 기능점검을 마친 뒤 추진제를 주입하고 최종 발사를 하는 발사대의 점검도 한창이었다.

전장 33.5m, 총중량 143t의 발사체를 발사대로 옮기는 이렉터도 작동을 앞두고 위용을 드러냈다. 발사대를 떠난 발사체는 최고 초속 8㎞ 속도로 날아가기 때문에 한 치의 오차도 허용되지 않는다.

비행기와 배를 통해 이곳으로 가져온 1단 발사체와 킥모터 등을 조립하는 발사체조립동에서는 실물 크기의 모형 발사체인 지상검증용기체(ILV)를 이용해 23개의 주요 시스템을 발사체에 연결하고, 추진제·산화제가 제대로 들어가는지 등을 먼저 살펴보는 종합 실험(5월)을 준비하고 있었다.

나로호 발사는 오는 5월 발사대 시스템 성능을 점검을 시작으로, 7월에는 1단 발사체가 나로도로 이송돼 마지막 점검을 하게 된다. 이때 국내 연구원은 200명으로 늘어나고, 러시아 연구원 등 관계자 180명도 이곳에 투입된다. 또 8월에는 발사대시스템 성능 점검을 마친 뒤 발사체 최종 연계시험을 하고, 9월에는 나로호를 모두 조립해 10월 내에 우주로 쏘아올리게 된다.

민경주 센터장은 “오는 2021년 한국의 순수기술로 위성을 발사할 수 있도록 이번 3차 발사에 꼭 성공해 우주 산업 발전의 초석을 깔겠다”고 말했다.

/고흥 나로도=오광록기자 kro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