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성 쪽파 재배농가들이 대규모 산지폐기를 요구하고 나섰다. 올해 쪽파작황은 좋지만 공급물량이 한꺼번에 몰리며 가격이 지난해에 비해 2분의 1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5일 보성군에 따르면 지난 10월 중순부터 수확이 시작된 쪽파는 올해 예상수확량이 2만700t으로 예년과 비슷한 수준이어서 작황은 좋은 편이다.

하지만 예년보다 따뜻한 날씨가 이어져 출하가 열흘 정도 빨라진데다 출하시기 즈음 비까지 내려 농가들이 시기를 맞추지 못하면서 출하물량이 몰리기 시작했다.

쪽파 공급물량이 동시에 시장에 풀리자 1kg 1단 가격이 지난해 3000∼4000원선에서 올해는 1600원에서 2000원으로 크게 낮아진 상태다.

특히 현재까지 출하된 물량이 전체 예상수확량의 40%에 불과하고 아직 수확하지 못한 채 노지에 남아 있는 쪽파면적은 550ha에 달해 가격하락이 계속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농민들은 “미수확 물량 550ha중 절반에 달하는 252ha를 폐기해 공급물량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하며 “폐기비용을 지자체가 부담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쪽파의 경우 정부의 채소수급 안정품목에 해당하지 않아 농가 스스로 폐기비용을 마련해야 하는데 폐기를 수작업으로 해야 하는 쪽파특성상 비용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보성군은 쪽파를 최저보장가격 대상품목에 포함시켜 농가피해를 최소화해 줄 것을 정부에 건의하는 등 대책마련에 나섰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없는 상황이다.

보성군 관계자는 “날씨재해라고 주장하기에도 난감하다”며 “출하시기를 조절하고 조직화 단체를 구성하는 방안 등 항구적인 수습대책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보성 회천면 지역을 중심으로 1100여 농가가 920ha에서 쪽파를 재배, 전국생산량의 50%를 차지하고 있다.

/동부취재본부=선상근기자 s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