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일보는 호남지역을 대표하는 가장 오랜 전통을 갖고 있는 신문이다. 지역에 여러 다양한 언론매체들이 있어서 매일매일 발생하는 사안들에 대한 지역여론을 전하지만, 중앙정부에서는 광주일보 보도를 호남지역 여론의 바로미터로 여긴다고 한다. 그래서 광주일보가 단순한 지역여론 전달자 역할뿐만이 아니라 한걸음 더 나아가 지역여론을 선도해 나가는 기능을 담당하는 신문이어야 한다는 지역민들의 기대가 매우 높다. 광주일보도 이러한 바람들을 충분히 자각하고 있어서 깊이 있는 기사를 쓰기 위해 많은 고심을 하고 있다. 필자는 광주일보가 지역여론을 선도해나가기를 바라며 몇 가지를 지적하고자 한다.

지난 3월 11일 일본 대지진에 이어 후쿠시마 원전 폭발로 인한 방사능 피해 공포가 크다. 특히 우리 지역에는 영광원자력발전소가 있어서 아직도 진행형인 후쿠시마 원전폭발이 더욱 큰 공포감으로 다가왔다. 그러나 3월 15일자 4면에 처음으로 영광주민들 걱정을 보도하고, 18일 박준영 전남지사가 영광원전을 방문한 것을 계기로 ‘원전사고 대책이 부족하다’는 1면 톱기사로 내보낸 이후 무엇이 문제인지 심층적인 해설기사나 추가 보도가 없다. 우리 지역에 원자력공학과가 있는 대학도 있고, 영광원전 주변 건강영향 평가를 했었던 전문가들도 있어서 혹시 발생 가능한 문제와 대책에 관해 여론을 만들어 나갔어야 했다. 덧붙여 원자력의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는 풍력, 태양열 등 신재생에너지원에 대한 지역 내의 시범사업이나 동향도 함께 취재하여 알려주었으면 좋겠다.

금호타이어 파업 관련 기사를 3월 26일, 27일, 28일 3일 연속 1면 톱기사로 다루었고, 27일에는 사설, 28일에는 임내현 전 광주고검장의 기고도 실었다. 지역경제 현안으로 부상한 문제를 조정하기 위해 강운태 광주시장과 윤봉근 시의회의장까지 동분서주한다는 말도 들린다. 그러나 보도기사만 보면 노조의 요구가 무엇이며, 왜 이러한 문제가 발생했는지, 노사 간에 쟁점사항이 무엇이고 또 해결책은 없는지, 그리고 가장 중요한 이 문제를 풀어나갈 실질적인 권한을 가진 사람은 누구인지 지역민들은 무척 궁금해 하지만 알 길이 없다. ‘금호타이어를 시민기업이라 생각’ 하지만, 시민의 대표인 광주시장과 시의회의장이 나서도 잘 안 풀리는 문제라면, 광주일보가 나서서 심층보도를 하면 어떨까 싶다.

4월 27일로 예정된 국회의원 및 지자체장 보궐선거에 대한 관심이 높다. 지금까지 보면 보궐선거가 역대정권의 정책에 대한 일종의 중간평가 성격을 띠고 있고, 내년에 치러질 19대 국회의원 및 18대 대통령 선거의 전초전으로 생각되기에 야권연대와 관련해 민주당이 순천지역에 공천할 것인가 여부에 관심이 더욱 뜨거운 것 같다. 또 화순군수 보궐선거는 어떤 사람이 진정 화순군민을 위한 단체장으로 적임인지를 판가름하는 듯하다. 그러나 화순군수는 ‘형제부부 군수집안 4번째 승부’라는 삼류소설 같은 식의 반복보도로 화순군민의 입장에서 무엇이 선거 쟁점인지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민주당의 순천지역 공천 여부에 대해서도 광주일보의 명확한 입장이 없는 것 같다. 앞으로 정치지형을 바꿀 수도 있는 중요한 문제에서 어떤 방향이 우리들 모두의 바람직한 미래를 위해 좋은 방안인지 지역민들 바람을 광주일보가 선도해 나가야 하지 않을까 싶다.

아쉬운 몇 가지 문제를 지적했지만, 미처 생각지 못한 문제를 1면 머리기사로 보도하는 것은 돋보였는데 이를 계속 살려 나갔으면 좋겠다. 3월 23일 ‘이용만 하고 가꾸지 않는 광주 푸른길 공원’에 대한 기사가 그렇다. 한편 3월 7일, 25일 나주혁신도시 진행 상황에 대해 연이은 보도처럼 과학벨트를 광주, 대전, 대구 3개 지역에 조성하자는 제안의 논거를 더 상세하게 취재하여 알려주었으면 좋겠다. F1 대회뿐만이 아니라 여수엑스포 및 광주 U대회 진행 상황도 지역민들은 궁금해 한다.

/이철갑 조선대 의대 교수·광주일보 독자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