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겨울한파로 인해 전남지역 녹차 나무들이 동해(凍害)를 입어 봄철 우전차 등 녹차생산에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전남도 농업기술원 녹차연구소는 “지난 1월 한파와 폭설에 따른 녹차생육 상황을 조사한 결과 녹차 뿌리의 수분 흡수능력이 떨어져 잎과 가지가 푸르게 말라죽는 청고(靑枯)현상〈사진〉과 붉게 말라죽는 적고(赤枯)현상이 발생했다”고 21일 밝혔다.

지난 14∼15일 국내 최대 녹차생산지인 보성지역 21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차 재배면적 958.1ha 중 약 670ha(70%)에서 피해현상이 광범위하게 조사됐다.

이에 따라 3월 말에서 4월초에 딴 첫 잎으로 만드는 우전(雨前), 곡우(穀雨), 세작(細雀) 등 고급 첫물차는 사실상 제 시기생산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잎만 피해를 입은 경미한 녹차밭은 3∼5㎝정도 가지 잘라주기를 하면 싹이 다시 나와 수확하기까지 30∼35일 소요돼 첫물차 수확이 10일 정도 지연되지만, 가지까지 피해를 입은 경우는 첫물차 수확이 아예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녹차연구소는 21∼22일 순천에 이어 구례, 해남, 강진 등 전남지역 녹차주산지에 대해서도 피해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전남도 농업기술원은 보성지역의 경우 지난해 12월부터 올 1월까지 지대별 기상 조사결과 순간 최저기온이 영하 17도까지 내려갔고, 월평균 최저기온이 영하 9도로 피해발생 온도가 15∼18일 동안 지속된 것을 큰 원인으로 꼽았다.

차나무는 영하 4∼5도 이하에서 피해가 시작되고, 조건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영하 10도 이하에서는 피해가 커지며, 영하 15도 이하에서는 큰 피해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차나무의 동해에 따라 올해산 녹차 생산량 감소는 불가피해져 녹차재배 농가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보성군은 이처럼 한파로 녹차 생산량이 줄어들고 첫물차 생산이 늦어지면서 차 생산 전체 시기도 지연되는 등 한파 피해액은 108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남도와 보성군은 차나무 피해가 농어업 재해대책법에 따른 국가나 지자체 보조 지원대상이 될 수 있도록 보다 정확한 피해조사와 복구지원에 필요한 세부사항 규정 마련을 정부에 건의했다.

녹차연구소 관계자는 “올 겨울철은 녹차재배 농민들이 30년만에 처음이라 할 정도로 저온기간이 길고 낮았다”며 “첫물차 비중이 70%를 차지하기 때문에 농가소득 역시 70∼80%가량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전남지역은 1500ha(전국면적의 60%)에서 녹차 1535t(전국 총생산량의 57%)를 생산하고 있다.

/송기동기자 song@kwangju.co.kr

/동부취재본부=선상근기자 s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