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1 코리아그랑프리 첫 대회가 F1 머신만큼 아찔한 속도로 지나갔다. 이번 대회는 우리 안에 숨어있던 질주본능을 깨우고, 한편으론 우리 지역도 세계를 상대로 내놓을 수 있는 뭔가를 가지게 되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었다. 앞으로 개최될 F1 대회는 우리 지역의 새로운 활력소가 될 것 같다.

물론 대회가 진행되는 동안 우리의 총체적인 준비부족과 극심한 운영 미숙으로 빚어진 불편사항들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F1 대회가 개최되기까지의 시간들을 되돌아보면 많은 한계에도 불구하고 이번 대회는 ‘절반의 성공’이라는 평가를 받을 만하다.

4년 전인 2006년 10월. F1 대회의 유치를 선언했을 때의 내외부의 냉소적인 반응들, 2009년 10월 국회에서 F1지원법이 통과된 뒤에도 많은 여론은 여전히 대회개최 가능성을 의심하고 걱정만 하면서 팔짱을 끼고 지켜보는 상황이 지속되었다. 언론도 마찬가지였다. 언론은 대회개최를 일주일 남겨둔 2010년 10월 11일. 국제자동차연맹의 경주장의 서킷(경주용 트랙) 검수를 받고나서야 비로소 팔짱을 풀고 F1 대회에 대한 기사를 본격적으로 내보내기 시작했다.

광주일보는 비교적 일찌감치부터 F1 대회를 알리고, 그 준비상황을 점검하는 기사를 꾸준히 보도해왔다. 특히 F1대회를 앞두고는 7명으로 구성된 특별취재팀을 꾸려 F1을 알리고, F1대회를 둘러싼 독자들의 궁금증을 풀어주는 기사를 제공해주었으며, 대회의 준비상황과 문제점을 짚어나가면서 F1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노력했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광주일보의 F1 보도에도 몇 가지 아쉬움이 남는다.

광주일보는 대회 개최 4일 전인 10월 18일자 기사에서 F1 경주장으로 가는 길을 기자가 직접 점검하면서 느낀 교통대책, 안내시설, 편의시설 등의 미비점을 구체적으로 지적했다. 당시 많은 언론이 대회를 홍보하고 소개하는데 머물렀던 것과 대조되는 정말 좋은 기사였다. 그렇지만 그 기사는 시기적으로 너무 늦어 F1 조직위원회에서도 대책을 마련할 시간이 없었고, 결국 기자의 우려는 현실이 되고 말았다.

또 하나, 대회 개최 전까지 보도의 중심이 경기장의 건설과 검수 등 하드웨어 측면에 지나치게 치우친 점이다. 그러다 보니 상대적으로 F1의 홍보나 운영 전반의 점검에는 소홀한 측면이 있었다. 이번 F1 대회는 우리가 처음 치르는 세계적 대회였던 만큼 좀 더 일찍부터 취재팀을 구성하여 문제점을 짚었더라면 위와 같은 아쉬움은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영암의 F1대회가 끝나자 광주일보는 곧바로 ‘영암 F1 다시 시작이다’라는 시리즈 기사를 통해 이번 대회를 여러 측면에서 점검하고 앞으로 개최될 대회에 대비한 한층 더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발 빠른 대응을 보여주었다.

우리는 2011년에 개최될 F1대회는 이번 대회의 부실을 딛고 ‘완전한 성공’을 이루어 내야만 할 것이다. 내년에는 대회개최를 코앞에 두고 그때야 다들 허둥지둥 나서는 일은 없도록 하여야 한다.

그래서 광주일보에 바란다. 이왕에 가동된 특별취재팀을 곧바로 해체하지 말고 재편해서 향후 개최되는 F1대회를 독자들이 더 친숙하게 즐기고 느낄 수 있는 다양한 기사들을 계속 제공해주고, 국내의 새로운 팬들을 키워나가는 일을 해주기를 기대한다. 또 이번에 노출된 문제들의 해결책을 점검하고 내년 대회의 운영준비과정을 상세히 짚어주었으면 한다.

2011년 영암에서 개최될 F1대회는 주도면밀한 준비로 광주전남의 문화와 잠재력을 세계에 전달하면서 열광과 환호 속의 즐거운 행사가 되기를 기원한다. F1은 광주전남을 세계에 알릴 역사적 기회라는 점을 잊지 말자.

/임선숙 변호사·대한변호사협회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