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록의 계절이라기보다 뜨거운 6월이라 불러야 할 만큼 열기를 품어내는 요즘이다. 지표면의 열기가 무색할 정도로 달아오른 월드컵 열기가 연일 극도의 흥분과 벅찬 설렘으로 가득하다. 첫 경기 그리스와의 대전을 시작으로 가슴에 지펴버린 축구에 대한 뜨거운 사랑은 봄날 새초롬한 꽃샘바람 같던 여심조차도 뒤흔들다 못해 열병에 빠지게 만들고 있다.

축구경기만큼 흥미로웠던 지난 지방선거 후, 선거결과에 대한 정치권이 보여 주어야할 민심 수습의 과정과 행보는 여전히 민심과 간극을 좁히지 못하고, 시각차마저 보여주는 만족스러울 수 없는 양상이었다. 4대강 사업에 대한 각 지자체가 접근하는 자세나, 세종시 원안에 대한 충청도민의 양분되는 여론들, 그리고 천안함 문제 대한 시민단체의 의문제기 등 여전히 우리 사회의 문제는 해결의 기미 없이, 양극화 되어가는 극명한 입장차가 반목을 잠재우지 못하고 있다.

비단 정부의 행보만은 아니다. 우리 지방의 경우도 당내의 입지나 시정의 체제 개편과 사업연결이 지역민의 민심과 현황을 고려한 것이 아닌, 정치적 힘겨루기 양상으로 보이는 부분 또한 없지 않다. 이런 문제들의 내용을 광주일보는 지역의 대표언론으로 나름 노력하면서 진행상황에 대하여 꾸준하게 보도하고 있다. 그러나 방향이 벗어난 패스미스 순간의 탄식이 아니라, 사전에 공격진의 위치와 전술을 짜 나갈 수 있는 전략적인 언론의 역할이 더 중요하다.

앞서 광주일보는 영산강 문제를 기획기사로 다루어 찬반 의견을 정리한 바 있다. 이와 같이 새롭게 추진될 시정이나 도정에 있어서 우리가 당면한 시급한 문제들과 많은 문제의 시각차를 좁혀가는 계도적인 역할을 우리는 광주일보에게 바란다. 지방 선거를 기점으로 꾸준하게 다루고 있는 〈민선 5기 이것이 현안이다〉의 이 지역 여러 현안문제에 대한 사전 고지 기사처럼, 잘못된 진행으로 수정과 논쟁을 일으키기보다는 꾸준하게 지역민심과 방향성을 알려줄 의무가 언론 매체에게는 주어져 있다.

외면당하는 민심과 반목하는 사회적 이슈는 다루기 쉬운 기사거리일 것이다. 그러나 미리 앞서 내일을 준비하고 지역민이 한마음으로 단합할 수 있는 희망과 소망 사항은 더욱더 언론의 힘을 느낄 수 있는 값진 기사일 것이다. 긍정과 행복을 주제로 다루어진 기사들 속에서 독자들은 신문이라는 지면에서 기쁨을 얻게 된다.

축구뿐만 아니라 모든 스포츠에서 우리는 항상 승리를 기원한다. 환희의 그 순간이 주는 절정의 포만감은 모든 것을 다 포용하고 감싸 안을 만큼의 긍정의 에너지가 넘쳐나게 된다. 외면하고픈 정치적 현안도 분노와 흥분을 삭힐 수 없게 만드는 사회적인 문제도 그 시간만큼은 어느 것 하나 문제가 되지 않는다. 승리는 우리에게 자신감을 충만케 하고 자신감은 우리가 갖은 능력의 두 배, 새 배의 힘을 증폭시킨다. 긍정의 힘은 우리를 더없이 너그럽고 넓은 이해심마저 안겨 준다.

모든 경기는 황홀한 승리의 시간도, 씁쓸하다 못해 화를 누를 길 없던 패배의 시간도 있을 수 있다. 항상 승리만이 우리 앞에 다가온다면 그 얼마나 좋을 것인가 그러나 그 반대의 순간이 온다 하더라도 좌절과 패배의식에 빠져 서로에게 질타와 반목을 보내기보다는 새롭게 에너지를 충전해서 다시 뛸 준비와 자세를 하여야 할 것이다. 우리는 하나로 뭉쳐 그 의지와 힘을 펼쳐낼 때가 진정한 “대∼한민국” 국민이 아니던가?

지금은 월드컵만이 아니라 승리를 기원하던 그 마음으로 우리 사회와 우리들 모두 단결되어야 할 것이다. 날마다 흉흉한 사회의 어두운 뉴스들과 외면하고 싶은 현실의 복잡한 문제들 가운데서 작은 희망과 긍정의 불씨를 지피고 불꽃을 이루어내야 할 것이다. 우리 지방의 경제적인 어려움과 지방민이 갖게 되는 감출 수 없는 서운함 속에서 힘이 불끈 솟아날 수 있는 긍정의 에너지들이 날마다 펼쳐보는 광주일보 안에서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

/이묘숙 송은갤러리 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