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지방선거가 목전으로 다가왔다. 1995년에 지방자치제가 부활하여 다섯 번째인 이번 선거에서는 무려 여덟 명의 지역일꾼을 한꺼번에 뽑아야 한다.

최근 광주일보를 비롯한 모든 지방신문사가 많은 지면을 선거 관련기사에 할애하고 있지만, 유권자들이 거주지역의 각종 후보자를 상세히 파악하고 정책을 비교한다는 건 만만치 않은 일이다.

더구나 이번 선거의 초점이 주로 도지사, 시장, 군수 등 지자체 단체장에게 맞춰져 있다 보니 교육감이나 교육의원 선출에 대한 관심은 약간 뒷전으로 밀려나 있는 경향도 있다. 처음으로 실시되는 주민직선 교육의원 선거에 대해서는 아예 그 자체를 모르고 있는 유권자들도 상당이 있는 것 같다.

교육감은 예산, 인사, 정책집행 등에서 막강한 권한을 지닌 지역교육행정의 수반이다. 우리 사회의 유별난 교육열을 보더라도 누가 그 자리에 앉는가는 대단한 관심사일 터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육감 및 이를 견제하는 교육의원 선거가 관심 밖에 놓여 있는 것은 정당 차원의 조직적인 홍보와 유세전을 전개하는 지자체장 선거와는 달리 이들 후보가 특정 정당에 소속되지 않는다는 점 때문인 듯도 하다.

그런 점에서 광주일보 지난 5월17일자에 게재된 광주, 전남 교육감 출마자의 이슈별 정책방침 비교는 각 후보들의 공약을 평가할 수 있는 충분한 기회를 제공했다. 특히 20개 항목에 걸친 주요 정책은 유권자들이 각 후보들의 공약을 상세하게 비교할 수 있도록 일목요연하게 보도함으로써 매니페스토 선거를 유도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었다.

이번 지방선거 출마자들은 지난 5월13일까지 선관위에 등록을 마쳤다. 이들에 대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분석에 의하면 출마자 중에는 전과, 병역미필, 최근 5년간 납세실적 전무(全無) 등의 결격사유를 가진 후보자가 수두룩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과자는 총 후보등록자 9900여 명 중 무려 12%에 해당하는 1100여 명이나 되었다. 이들 중 절반을 훨씬 넘는 약 750명이 지역구 시군구의원 후보였다 한다.

광주일보는 광역자치단체장과 기초자치단체장의 전과경력을 보도하여 유권자가 옥석을 가릴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한 바 있다.

또한 전과자라 하더라도 민주화운동 과정의 전과경력에 대해서는 별도 표기하는 배려를 보이기도 하였다. 그러나 정작 통계상으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시군구의원 후보에 대한 전과경력은 전혀 보도되지 않아 아쉬움으로 남았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선거 결과를 현 정권에 대한 중간평가로 삼으려는 의도에서 자당의 후보 당선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6·2지방선거는 지역주민의 생활과 밀접한 행정책임자와 그 감시자를 선출한다는 점에서 대선이나 총선과는 다른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 선택을 그르치면 그 결과가 어떻게 되는지 최근의 몇몇 사례에서 우리는 씁쓸한 교훈을 얻을 수 있었다. 지역주민에게 커다란 자괴감을 준 민종기 전 당진군수나 청렴과 도덕성이 무엇보다도 우선돼야 할 교육계를 복마전으로 만든 공정택 전 서울시교육감의 경우가 그것이다.

그 뿐만이 아니다. 2006년에 실시된 4회 지방선거에서 선출된 203명의 기초자치단체장 중에는 절반이 넘는 110명이 각종 비리혐의로 기소되어 31명은 이미 판결 확정으로 퇴출되었다 한다. 한 마디로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꼴이다.

내일로 다가온 선거에서 유권자들이 부패의 소지가 있는 후보에게 표를 주지 않도록 마지막까지 출마자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전달해 주길 광주일보에 부탁드린다. 더 나아가 선거 후에도 지자체의 부정부패를 막고 풀뿌리 민주주의가 정착되도록 지역민과 함께 당선자를 견제해 가는 광주일보의 역할을 기대한다.

〈김현석 광주대 일본어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