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 “May I help you?”(안녕하세요, 뭘 도와드릴까요?)

3일 방문한 영암초등학교 영어체험실.

‘Yeongam English Center’라고 쓰여진 입구를 지나 별관 2층으로 오르는 계단이 마치 비행기 트랙을 올라가는 느낌이 나도록 꾸며져 있었다.

2층에 올라서니 가장 먼저 출입국 심사대가 설치된 Airport(공항) 코너가 눈에 들어왔다. 공항을 지나 좌측으로 말하기 중심의 듣기·읽기·쓰기를 학습하는 Class Room(기초 학습실)과 역할극(Role play)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실생활 영어를 체험하는 공간인 Activity Room(체험학습실)이 위치해 있고 우측엔 Book Cafe(도서공간)와 교사실(Teacher’s Lounge)이 자리하고 있다.

방과후 특별활동으로 영어 수업이 열린다는 학습실로 이동 하던 중 만난 몇몇의 초등학생들은 반갑게 손을 흔들며 “Hi”라고 인사를 건넸고, 또 다른 아이들은 영어로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발음도 어색하고, 정확하지 않지만 적어도 ‘영어 울렁증’ 만큼은 사라진 듯 명랑해 보였다.

놀이를 겸한 영어수업이 한창인 기초학습실에선 원어민 교사 잔 베라드(24)씨와 2학년 학생 10여명이 영어 배우기에 흠뻑 빠져있었다. 베라드씨는 “아이들의 배우려는 자세가 너무 적극적이고 받아들이는 속도가 빨라서 가르치는 보람이 있다”고 말했다.

올해 미국의 University of Nebraska 대학을 졸업하고 지난 10월에 이곳 영암 초등학교 원어민 교사로 재직 중인 베라드씨는 “처음엔 학생들별로 잘하는 학생과 영어를 전혀 접해볼 기회가 없었던 학생들간 수준 차이가 있었지만 지금은 간격을 많이 좁혀 가르치는데는 애로사항이 없고 오히려 수업이 재미있다”며 활짝 웃었다.

베라드씨의 수업에 참여한 김인우(11·영암초 5년)군은 “처음엔 한국말을 전혀 모르는 파란눈의 원어민 선생님이 무섭기도 했는데 이젠 너무 친근하고, 놀이를 통한 수업도 재밌다”면서 “외국인 선생님과 직접 대화를 해보니 영어에 대한 자신감을 갖게 되고 오히려 수업시간이 기다려진다”고 말했다.

영암 장천초등학교와 삼호서초등학교에 이어 3번째로 영암초등학교에 영어체험교실을 개원해 현재는 일주일에 500명의 학생들이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생활영어를 체험하고 있다. 내년 3월부터는 인근의 6개초교(덕진,금정,신북,시종,종남,도포)3∼6학년을 대상으로 원어민 강사가 직접 가르치는 영어 학습과 체험위주의 프로그램별 학습활동을 할 예정이다.

서평열(59) 영암초등학교 교장은 “영어체험 학습의 목적은 도시에 비해 교육 혜택이 덜 한 농·어촌 아이들에게 영어의 두려움을 없애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영암=이상휴기자 l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