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당선인이 4일로 대선 승리 한 달을 맞았다.
오바마 당선인은 지난 한 달 동안 대공황 이후 최대의 경제 위기를 극복할 만한 비전을 선 보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는 오바마 당선인의 포용과 화합의 인선이 자리잡고 있다. 오바마 당선인은 우선 당내 대선후보 경선과정에서 숙명의 라이벌이었던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을 국무장관에 기용했다.
여기에 대표적 ‘부시 대통령’ 인맥인 로버트 게이츠 현 국방장관을 유임시켰으며 중립적 색채의 제임스 존스 전 나토사령관을 국가안보보좌관에 임명했다. 또, 국토안보부 장관에는 여성인 재닛 나폴리타노 애리조나 주지사를, 법무장관에는 흑인인 에릭 홀더 전 법무부 부장관, 상무장관에 히스패닉계 빌 리처드슨 뉴멕시코 주지사를 지명하는 등 성별, 인종별 다양성을 추구한 점도 눈에 띈다.
링컨식 포용정치를 재연한 오바마 당선인의 인적 인프라 구성은 당장 미국 내부는 물론 미국 경제에 신뢰를 잃은 전 세계시장을 향해 “경제 위기를 헤쳐 나갈 준비가 돼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다.
이 같은 오바마 미 대통령 당선인의 포용 인사는 이명박 정부와 여권에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우선 이명박 정부는 집권 초기 고소영(고려대, 소망교회, 영남), 강부자(강남 땅 부자) 인선으로 국민의 기대를 저버렸다. 또한, 한나라당은 과거 정부에 대해 사실상 ‘잃어버린 10년’으로 규정하고 있는가 하면 각 부처에서는 수도권 규제 완화를 통한 국가균형발전 정책 수정에 나서 비수도권의 반발을 사고 있다.
여기에 지난 10년 동안 수많은 고비를 헤치며 진전됐던 남북 관계도 개성공단 폐쇄가 거론되는 등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특히, 미숙한 대응으로 경제 위기를 자초한 강만수 경제팀과 외교 안보라인 등에 대한 강력한 교체 여론에 대해서도 ‘모르쇠’로 버티고 있다. 이런 가운데 경제위기가 가중되면서 연말연초 개각과 청와대 조직개편을 골자로 한 대대적인 ‘조기 개각론’이 확산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당장 박근혜 총리론을 비롯, 친박(친 박근혜) 인사들을 대거 기용하는 ‘통합 내각론’까지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경제위기로 실의에 빠진 국민에 정부가 희망과 비전을 제시하려면 여권 내부 인사는 물론 과거 정권과 진보 성향의 인물들도 과감하게 발탁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소통과 화합의 내각 인선을 통해, 경제위기 극복에 대한 정부의 의지를 보여주고 이를 바탕으로 국민에게 희망을 제시하는 것은 국민의 신뢰를 잃어가고 있는 이명박 정부에 그 무엇보다도 시급한 현안이기 때문이다.
/임동욱 서울취재팀 차장 tu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