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단 첫 ‘10승 벽’ 깬 페퍼스…박정아 “팀원들 잘해서 승리”
2025년 02월 20일(목) 20:05
정관장 상대 셧아웃 승…박정아, 최다 블로킹 7개·19득점 올려
테일러 16득점·박은서 64.3%의 공격 성공률로 10득점 등 활약

페퍼저축은행 AI페퍼스의 주장 박정아와 아포짓 테일러가 팀의 ‘창단 첫 10승’의 주역이 됐다. 지난 19일 광주 페퍼스타디움에서 도드람 2024-2025시즌 V리그 5라운드 경기를 마친 테일러(왼쪽)와 박정아가 10승을 의미하는 열 손가락을 펴 보이고 있다.

페퍼저축은행 AI페퍼스의 ‘주장’ 박정아와 아포짓 테일러가 팀의 ‘창단 첫 10승’의 주역이 됐다.

페퍼스는 지난 19일 광주 페퍼스타디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시즌 V리그 5라운드 경기에서 정관장 레드스파크스(20승 9패·승점 55)에 셧아웃 승을 거뒀다.

특유의 높이를 살려 블로킹 18개를 잡아내면서 상대(3개)를 압도한 페퍼스는 지난 2021년 창단 이후 네 시즌 만에 두 자릿 수 승수를 달성했다.

경기를 마친 박정아는 “너무 좋은 경기력이었다. 강팀을 상대로 연패를 끊게 돼 기분이 많이 좋다”고 웃었다.

테일러도 “승리를 함께 일궈낸 팀원 모두가 자랑스럽다. 특히 어린 선수인 임주은(2003년생·미들블로커)과 박은서(2003년생·아웃사이드 히터)가 잘해줬다”며 “오늘 경기를 이김으로써 우리 팀 누가 경기에 들어가더라도 맡은 역할을 해내면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자신감을 많이 얻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박정아는 이날 개인 한 경기 최다 블로킹 기록인 7개를 포함해 19득점(공격 성공률 50%)을 올렸다.

그는 “타이밍이 좋았다. 경기 전 연습할 때 상대 아시아쿼터 메가랑 순서가 맞물려 돌아가서 (메가가) 직선으로 때리는 공 잡는 걸 연습했었는데, 그 부분이 실전에 잘 적용됐고 연타와 페인트를 적절히 섞어서 공격했던 것 같다”고 자평했다.

이날 2세트 중반에 투입된 박은서가 64.29%의 높은 공격 성공률로 10득점, 장위가 블로킹 5개 포함 8득점(40%)을 기록하면서 팀의 열 번째 승리에 힘을 보탰다.

박정아는 “나와 테일러도 공격 성공률이 좋았지만 특히 우리 (박)은서가 잘해줘서 2세트에서 점수가 뒤집혔을 때 다시 득점할 수 있었다”고 팀의 반격에 큰 역할을 한 박은서를 챙겼다.

16득점(57.14%)을 추가한 테일러 역시 “전체적으로 리시브가 좋았다. 세터가 선택할 수 있는 옵션도 다양해진 것 같다. 박정아가 득점을 많이 함으로써 코트를 보는 시야가 넓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페퍼스는 최근 세터 이원정과 미들블로커 하혜진, 염어르헝 등의 부상으로 예상에 없던 선발진의 이탈을 겪었고, 백업 미들블로커 임주은과 세터 박수빈 등 어린 선수들이 대신 코트를 밟았다.

박정아는 “어린 선수들에게 ‘제일 잘할 수 있는 것을 자신 있게만 해라. 웃기만 해라’고 했다”며 “부담주지 않고 그 친구들이 할 수 있는 걸 하도록 최대한 북돋았다”고 밝혔다.

한편 페퍼스는 이날 승리로 팀의 올 시즌 목표로 세웠던 ‘두 자릿 수 승수’에 첫 발을 디뎠다.

지난 2022-2023시즌 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에 챔피언 결정전 우승 트로피를 선물하고 FA를 통해 페퍼스로 둥지를 옮긴 박정아에게 이번 승리는 특히 의미가 크다.

개인 통산 리그 우승 4회, 챔피언 결정전 우승 4회 등의 기록으로 ‘우승 제조기’라 불린 박정아지만 페퍼스 이적 이후에도 팀이 ‘리그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하면서 부담은 커졌다.

그는 “나 말고도 모두가 다 힘들다고 생각하는 편”이라며 “‘10승’이라는 작은 목표를 달성했으니 새로운 목표를 설정해 이루는 게 중요하다. 지금 상황에서는 다음 경기를 이기는 게 다음 목표”라고 덤덤하게 말했다.

테일러는 이번 시즌 KOVO 여자부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에서 입단했으나 시즌 초반 어깨 부상으로 교체된 자비치의 대체 선수로 영입됐다. 1라운드 중반에 투입된 테일러는 선수단과 합을 맞추는 시간이 물리적으로 부족한 탓에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다.

그는 “일단 매일매일 웃으려고 노력했고, 좋은 날이 올 것이라고 믿었다. 늘 ‘비바람이 지나가면 반드시 무지개가 뜬다’는 말을 스스로에게 되뇌이며 최대한 열심히 했다”며 “배구가 팀플레이다 보니 한 사람이 잘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팀 모두가 박정아의 리더십에 잘 따르고 있고 나도 도움이 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연패를 끊어낸 페퍼스(10승 19패·승점 30)는 정관장의 4연승을 저지했고, 귀한 승점 3을 추가하면서 5위 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10승 18패·승점 30)와 승수·승점이 같아졌다. 페퍼스는 오는 23일 오후 4시 김천 실내체육관에서 한국도로공사와 ‘5위 쟁탈전’을 벌인다.

/글·사진=서민경 기자 minky@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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