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숏폼 보다 출석 놓칠 뻔” 대학생 삼키는 ‘숏폼 중독’
2025년 04월 06일(일) 12:35 가가
숏폼, 1분 내외 짧은 영상 콘텐츠
뉴스 요약·지식 전달 등 다양화
청소년 94.2% “숏폼 이용해 봤다”
뉴스 요약·지식 전달 등 다양화
청소년 94.2% “숏폼 이용해 봤다”
#A(24·전남대 생물교육과)씨는 최근 숏폼 영상에 푹 빠졌다. 아침에 일어나 눈을 떠서 밤에 잠들 때까지 A씨의 일상은 숏폼으로 가득하다. A씨는 언젠가부터 자극적이지 않은 영상에는 반응하지 않게 되고, 집중력이 사라지는 걸 느꼈다. A씨는 “평소에 전공 서적이나 논문을 읽을 일이 많은데 최근 들어 글자가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집중력도 떨어져서 잠시 한눈을 팔면 나도 모르게 숏폼을 넘기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전남대 경제학과에 재학 중인 B(23)씨는 숏폼에 푹 빠져 강의 출석을 놓칠 뻔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B씨는 “강의 시작 10분 전에 강의실에 도착하면 자연스럽게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에 들어간다. 교수님이 올 때까지 숏폼만 보다 보면 수업이 시작한 줄도 모르고 출석을 놓칠 뻔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바쁜 현대인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숏폼’이 일상 속에 침투해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잠깐의 휴식 시간에 짧고 자극적으로 소비할 수 있는 숏폼에 중독되면서 집중력 저하 등 일상 속 혼란을 호소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숏폼은 1분 내외의 짧은 영상으로 이뤄진 콘텐츠를 말한다. 유튜브의 ‘쇼츠’와 인스타그램의 ‘릴스’가 대표적이다.
이용자가 스크롤을 내리면 새로운 영상을 끊임없이 제공받을 수 있고 짧은 시간 안에 정보를 얻거나 재미를 즐길 수 있어 MZ세대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여성가족부가 전국 17개 시도 초·중·고 1만 505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24년 청소년 매체 이용 유해환경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청소년 이용률이 가장 높은 매체는 ‘숏폼’이었다. 지난해 숏폼을 이용해봤다고 답한 청소년은 94.2%에 달했다.
오픈서베이(소비자 데이터 플랫폼)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소셜미디어·숏폼 트렌드 리포트 2024’에서도 1회 접속 기준 시청 콘텐츠 수는 인스타그램 릴스가 12.9개, 유튜브 쇼츠가 12.7개로 전년대비 2.3개와 1.7개 늘었다.
시청 콘텐츠의 증가는 숏폼의 콘텐츠의 다양화가 원인이다. 단순히 자극적인 영상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뉴스 요약, 지식 전달, 다양한 분야의 꿀팁 전수 등 도움이 되는 콘텐츠도 많기 때문이다.
전남대 생물교육과 C(24)씨는 “짧은 시간 동안 확실한 보상을 원하다 보니 1시간이 넘어가는 영상은 이제 더 이상 찾지 않는다. 원래 영화 관람을 좋아했는데 요새는 유튜브에서 요약한 영화를 보게 된다”라며 “최근에는 이마저도 1분으로 줄인 영화 숏츠가 많이 떠서 자주 보곤 한다”라고 언급했다.
자극적인 영상에 의지하다 보니 지인들과 대화할 때도 ‘재미’에 치우치는 경우도 있었다. 60초 안에 기승전결이 담기는 숏폼과 달리 결론 없이 길어지는 대화는 지루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조선대 디자인공학과에 재학 중인 D(23)씨는 “대화가 길어지면 나도 모르게 멍하니 딴생각을 한다. 그러다 상대방이 ‘내 말 듣고 있냐’고 물으면 그래서 결론이 뭐냐고 묻는 경우가 잦아졌다”라고 답했다.
이 같은 ‘숏폼 중독’ 현상을 두고 전문가들은 몸과 마음에 ‘쉬는 시간’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른바 ‘디지털 디톡스’를 실천해야 한다는 것이다. 디지털 디톡스란 스마트폰, 태블릿 등 디지털 기기의 사용을 중단하는 것을 말한다.
김상도 광주스마트쉼센터 소장은 “잠시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몸과 마음에 쉼을 줘야 한다. 처음에는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이 불편할 수도 있겠지만 분주했던 마음이 차분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스마트폰 사용 규칙을 구체적으로 세우고 꾸준히 실천하기 위해 노력한다면 도움이 될 것이다. 다만 습관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게 아니기 때문에 규칙을 지키지 못했다고 해서 멈추지 말고 스스로를 독려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글·사진=광주일보 대학생 기자단 정의찬
/정리=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
이용자가 스크롤을 내리면 새로운 영상을 끊임없이 제공받을 수 있고 짧은 시간 안에 정보를 얻거나 재미를 즐길 수 있어 MZ세대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여성가족부가 전국 17개 시도 초·중·고 1만 505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24년 청소년 매체 이용 유해환경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청소년 이용률이 가장 높은 매체는 ‘숏폼’이었다. 지난해 숏폼을 이용해봤다고 답한 청소년은 94.2%에 달했다.
오픈서베이(소비자 데이터 플랫폼)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소셜미디어·숏폼 트렌드 리포트 2024’에서도 1회 접속 기준 시청 콘텐츠 수는 인스타그램 릴스가 12.9개, 유튜브 쇼츠가 12.7개로 전년대비 2.3개와 1.7개 늘었다.
시청 콘텐츠의 증가는 숏폼의 콘텐츠의 다양화가 원인이다. 단순히 자극적인 영상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뉴스 요약, 지식 전달, 다양한 분야의 꿀팁 전수 등 도움이 되는 콘텐츠도 많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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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숏폼 중독’현상을 두고 전문가들은 디지털 기기의 사용을 중단하는 ‘디지털 디톡스’ 실천을 강조한다. |
자극적인 영상에 의지하다 보니 지인들과 대화할 때도 ‘재미’에 치우치는 경우도 있었다. 60초 안에 기승전결이 담기는 숏폼과 달리 결론 없이 길어지는 대화는 지루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조선대 디자인공학과에 재학 중인 D(23)씨는 “대화가 길어지면 나도 모르게 멍하니 딴생각을 한다. 그러다 상대방이 ‘내 말 듣고 있냐’고 물으면 그래서 결론이 뭐냐고 묻는 경우가 잦아졌다”라고 답했다.
이 같은 ‘숏폼 중독’ 현상을 두고 전문가들은 몸과 마음에 ‘쉬는 시간’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른바 ‘디지털 디톡스’를 실천해야 한다는 것이다. 디지털 디톡스란 스마트폰, 태블릿 등 디지털 기기의 사용을 중단하는 것을 말한다.
김상도 광주스마트쉼센터 소장은 “잠시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몸과 마음에 쉼을 줘야 한다. 처음에는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이 불편할 수도 있겠지만 분주했던 마음이 차분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스마트폰 사용 규칙을 구체적으로 세우고 꾸준히 실천하기 위해 노력한다면 도움이 될 것이다. 다만 습관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게 아니기 때문에 규칙을 지키지 못했다고 해서 멈추지 말고 스스로를 독려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글·사진=광주일보 대학생 기자단 정의찬
/정리=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