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을 나르는 택시 - 정유진 코리아컨설트 대표
2023년 11월 13일(월) 00:00 가가
“새 차인데 조심해야지!”
택시 트렁크 안으로 짐을 넣으려는 순간 갑자기 다가온 택시운전사의 격앙된 목소리에 흠칫 놀랐다. 열린 트렁크 안으로 나름 최선을 다해 조심스럽게 캐리어를 넣으려 했기에 억울하기까지 했다. 출근 시간이라 터미널 승강장에서 더는 시간을 끌 수도 없어 일단 택시를 타고 목적지를 향해 출발했지만 가는 내내 기분이 썩 좋지 않았다. 불과 몇 시간 전에도 공항에 도착해 장거리 구간 택시를 탔을 때에도 현금 지불을 요구한 택시운전사의 불친절함에 못마땅하던 참이었다. 굳이 비교하고 싶지는 않았지만 이와는 다른 기억이 떠올랐다.
며칠 전 일본 출장길로 매우 이른 새벽에 하네다 공항에 도착했다. 버스와 지하철을 이용할 수 없는 시간이라 곧장 택시 승강장으로 갔다. 비싸기로 소문난 일본의 택시비가 내심 부담스러웠지만 달리 방법이 없었다. 한 참을 기다린 끝에 택시 한 대가 내 앞에 섰다. 운전석의 문을 열고 나온 택시기사는 고개를 숙이며 정중히 인사를 했다. 찰나 그의 황송한 인사에 자연스레 내 고개도 따라 숙여졌다.
들어는 봤지만 일본의 택시 서비스라는 것은 이런 것인가. 차분하게 손님을 맞으며 조심스럽게 짐을 넣어주는 태도는 참으로 감동적이었다. 어두운 대도시의 야경과 대비되는 조용하고 편안한 서비스는 이제 막 이국에 도착한 여행자의 불안감과 여독을 씻어주는 듯 했다. 당시 운이 좋았다고 생각했으나 이후 몇 차례의 택시 탑승도 이와 비슷했다.
국내에서는 홀로 또는 아이와 여행길에 오를 때면 택시 탑승을 미리부터 걱정해야 할 때가 많다. 싫은 음악을 들어야 한다거나 간혹 개인의 신상에 관한 질문에 답을 해야 하거나 아니면 운전사의 생애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야 하는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택시 승강장에 줄지어 서있는 택시로 다가갈 때면 오늘은 행여나 욕을 한다거나 질주하길 좋아하는 난폭한 운전사를 만나지 않길 마음 속으로 바란 적이 꽤 있다. 더욱이 트렁크에 실어야 할 짐이 무겁거나 혹은 많을 때에는 크게 긴장을 해야 했다.
물론 친절과 호의가 넘치는 택시운전사도 매우 많았다. 하지만 한국에서 지금껏 택시를 이용하며 느꼈던 피로감이 생각보다 적지 않다. 창문을 좀 닫아 달라거나 음악소리를 좀 줄여 달라고 말하는 것이 쉽지 않아 일부러 눈을 감거나 휴대전화를 들여다 보는 일도 제법 있었다. 어디서고 편안한 택시를 만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택시는 우리의 발이 되어주는 이동수단 이상이다. 보기만 해도 기분 좋게 문화를 나르는 택시들이 있다. 몇 해전 미국의 CNN은 지구촌 곳곳에 있는 가장 멋진 택시들을 찾아 소개한 바 있다. 멕시코시티의 폭스바겐 비틀을 이용한 깜찍한 녹색 택시, 홍콩 여행의 기념품으로도 꼽히는 빨간 택시, 뉴욕 도시의 상징인 옐로우 캡과 고풍스럽고 중후한 매력을 자랑하는 런던의 블랙 캡에 이르기까지 각 도시 별 다양한 택시들을 볼 수 있었다. 역사와 전통이 이어진 택시들이야 말로 그 도시의 문화를 잘 보여주는 아이콘 중 하나라는 데에 모두가 공감할 만한 내용이었다.
이 같은 오래된 차종으로 이루어진 택시들이 도시 역사를 담은 문화의 상징이 되듯이 일본의 MK택시처럼 훌륭한 서비스를 통해 그 나라의 문화적 서비스 수준을 대표하며 세계적 명성을 얻은 택시도 있다. 우리에게도 쾌적한 차량 환경을 유지하며 기분 좋은 그리고 편안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는 훌륭한 택시운전사들도 많다. 택시 운행에 대한 애로 사항과 택시 서비스 문화가 정착되기 어려운 한국의 택시업계의 상황을 모르는 바가 아니기에 승객을 위한 배려를 해주는 운전사들을 만나게 되면 더 큰 감동을 받게 된다.
코로나 이후 한국의 택시가 운행에 대한 구조적 위기를 겪으며 운전사는 안정적으로 일을 하기가 더욱 힘들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늘 일방적으로 과도한 친절 서비스만을 요구하고 기대하긴 어려운 현실이다. 다만 승객이 불친절과 난폭 운전 등의 경험에서 벗어나고 쾌적하고 편안한 기분으로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운전사의 근본적인 서비스가 이루어지길 바란다. 그리고 운전사와 승객 모두는 서로를 존중하며 기본적인 예의를 갖춰 대해야 함은 말할 것도 없다.
택시 트렁크 안으로 짐을 넣으려는 순간 갑자기 다가온 택시운전사의 격앙된 목소리에 흠칫 놀랐다. 열린 트렁크 안으로 나름 최선을 다해 조심스럽게 캐리어를 넣으려 했기에 억울하기까지 했다. 출근 시간이라 터미널 승강장에서 더는 시간을 끌 수도 없어 일단 택시를 타고 목적지를 향해 출발했지만 가는 내내 기분이 썩 좋지 않았다. 불과 몇 시간 전에도 공항에 도착해 장거리 구간 택시를 탔을 때에도 현금 지불을 요구한 택시운전사의 불친절함에 못마땅하던 참이었다. 굳이 비교하고 싶지는 않았지만 이와는 다른 기억이 떠올랐다.
들어는 봤지만 일본의 택시 서비스라는 것은 이런 것인가. 차분하게 손님을 맞으며 조심스럽게 짐을 넣어주는 태도는 참으로 감동적이었다. 어두운 대도시의 야경과 대비되는 조용하고 편안한 서비스는 이제 막 이국에 도착한 여행자의 불안감과 여독을 씻어주는 듯 했다. 당시 운이 좋았다고 생각했으나 이후 몇 차례의 택시 탑승도 이와 비슷했다.
택시는 우리의 발이 되어주는 이동수단 이상이다. 보기만 해도 기분 좋게 문화를 나르는 택시들이 있다. 몇 해전 미국의 CNN은 지구촌 곳곳에 있는 가장 멋진 택시들을 찾아 소개한 바 있다. 멕시코시티의 폭스바겐 비틀을 이용한 깜찍한 녹색 택시, 홍콩 여행의 기념품으로도 꼽히는 빨간 택시, 뉴욕 도시의 상징인 옐로우 캡과 고풍스럽고 중후한 매력을 자랑하는 런던의 블랙 캡에 이르기까지 각 도시 별 다양한 택시들을 볼 수 있었다. 역사와 전통이 이어진 택시들이야 말로 그 도시의 문화를 잘 보여주는 아이콘 중 하나라는 데에 모두가 공감할 만한 내용이었다.
이 같은 오래된 차종으로 이루어진 택시들이 도시 역사를 담은 문화의 상징이 되듯이 일본의 MK택시처럼 훌륭한 서비스를 통해 그 나라의 문화적 서비스 수준을 대표하며 세계적 명성을 얻은 택시도 있다. 우리에게도 쾌적한 차량 환경을 유지하며 기분 좋은 그리고 편안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는 훌륭한 택시운전사들도 많다. 택시 운행에 대한 애로 사항과 택시 서비스 문화가 정착되기 어려운 한국의 택시업계의 상황을 모르는 바가 아니기에 승객을 위한 배려를 해주는 운전사들을 만나게 되면 더 큰 감동을 받게 된다.
코로나 이후 한국의 택시가 운행에 대한 구조적 위기를 겪으며 운전사는 안정적으로 일을 하기가 더욱 힘들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늘 일방적으로 과도한 친절 서비스만을 요구하고 기대하긴 어려운 현실이다. 다만 승객이 불친절과 난폭 운전 등의 경험에서 벗어나고 쾌적하고 편안한 기분으로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운전사의 근본적인 서비스가 이루어지길 바란다. 그리고 운전사와 승객 모두는 서로를 존중하며 기본적인 예의를 갖춰 대해야 함은 말할 것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