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남구가 주력사업으로 진행하고 있는 ‘백운광장 스트리트 푸드존’이 문을 연지 50일이 지났다.

현재까지는 성공적이었다는 평가가 나와 ‘명물’쪽으로 기울고 있지만 ‘애물단지’로 전락할 수 있는 갈림길에 서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푸드존의 상인들 사이에서 ‘오픈발(개점효과)’이 끝나고 날씨가 추워지면 방문객 감소가 예상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18일 오전 11시 30분께 광주시 남구청 맞은편에 조성된 백운스트리트 푸드존에는 오픈한지 30분만에 몇 몇 매장에는 음식을 사려는 방문객들의 줄이 이어졌다.

평일 오전임에도 가게를 찾는 방문객 탓에 영업을 준비하는 업주들의 손놀림은 분주했지만,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남구는 백운고가도로를 철거하고 도시재생 뉴딜사업의 일환으로 외식창업 및 문화체험을 운영해 침체된 경제를 되살린다는 계획으로 지난 8월말부터 음식판매 부스 26곳과 문화체험부스 10곳을 운영중이다.

특히 음식을 판매하는 입주업체 상인들 얼굴엔 연일 웃음꽃이 피고 있다. 주말 기준 하루에 적게는 15만원에서 많게는 50만원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스 월세가 13만원 내외(크기별로 12만5000원~14만5000원)라는 점에서 하루 매출로 한달 월세를 감당할 수 있다는 점이 상인들의 만족도를 높이는 요인이다.

또 아직까지 꾸준한 방문객도 한몫하고 있다. 운영본부는 9월 한달동안 평일에는 6000명, 주말에는 1만명이 방문한 것으로 집계하고 있다.

방문객들도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추운 날씨임에도 오전부터 푸드존을 찾은 임가경(83) 씨는 “집 앞 푸른길 공원을 산책만 하고 집에 가기에는 늘 아쉬움이 남았는데, 이렇게 젊은 친구들이 즐기는 음식들도 먹어볼 수 있어 좋다”고 웃어보였다.

하지만 생업이 걸려있는 일부 상인들은 “앞으로도 성공적인 분위기가 이어질지 모르겠다”는 걱정어린 목소리를 내고 있다.

주차·쓰레기 처리·취식공간·주변환경 등의 문제는 처음부터 지적돼 왔지만, 딱히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 추워지는 날씨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개점효과가 잦아들자 점점 방문객들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 입점 상인들의 이야기다. 스트리트 푸드존이 가장 ‘핫’했던 9월에는 하루 매출이 30~100만원까지 였지만, 당장 10월 중순에는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북적였던 방문객도 날씨와 충장축제 등의 영향으로 최근에는 평일 4000명, 주말 7000명으로 줄어드는 점도 상인들의 걱정으로 꼽히고 있다. 여기에 날씨까지 추워지면 방문객들의 발길이 뚝 떨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푸드존에서 영업을 하고 있는 A씨는 최근 날씨가 추워지자 손님이 줄어드는 것을 실감했다고 한다. 특히 충장축제를 비롯해 축제들이 이어지자 주말에 사람이 많이 줄었다는 것이다.

A씨는 “남구가 스트리트 푸드존을 핫플레이스로 조성할 거라고 했는데, 최근 홍보도 뜸한 것 같고 다른 곳은 ‘충장축제’, ‘프린지페스티벌’ 등 사람들이 몰리는 축제가 진행되는데 여기서는 어울리지 않는 전통민요 음악회를 진행했다”며 아쉬움을 전했다.

분식류를 판매하는 B씨는 “남구가 푸드존이 시작되면 생길 문제점들을 충분히 검토했는지 의문이 든다”면서 “날씨가 추워지면서 매출이 줄고 있는데 남구의 명확한 대책이 없다”고 지적했다.

외국 음식을 판매하는 C씨는 “공사 먼지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면서 “지하철공사만으로도 먼지가 많은 것 같은데 앞으로 ‘푸른길브릿지’, ‘미디어월’을 설치하는 공사가 진행되면 먼지 뒤집어 써가며 사람들이 음식을 먹으러 오겠냐”고 볼멘소리를 냈다.

남구의 스트리트 푸드존 담당자는 “스트리트 푸드존 뿐만 아니라 지역 상인들과도 협의를 통해 대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사진=민현기 기자 hyunki@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