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다공증 약과 치과 치료-최해인 조선대치과병원 구강악안면외과
2022년 10월 05일(수) 20:05 가가
임상전문교수
구강악 안면외과에 오신 할머니나 할아버지들 가운데 오래 낫지 않는 뼈의 염증을 갖고 계신 분들이 있다. 이 때문에 할머니나 할아버지가 오시면 맨 먼저 묻는 질문이 있다. 바로 “혹시 골다공증 약이나 주사를 맞고 계신가요?”라는 물음이다.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이미 많은 종류의 내과적 약물을 복용하기 때문에 이렇게 물었을 때 명쾌하게 대답해 주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대부분 고개를 갸웃하며 “잘 모르겠는디…” 하며 손가락을 꼽기 시작한다. 아침에 당뇨랑 혈압이랑 관절염약 몇 개, 점심에 몇 개, 저녁에 몇 개…. 가끔 손가방에서 아코디언처럼 좌르르 쏟아지는 약봉지를 내밀기도 한다. 이게 다여. 이게 다라기에는 좀 많고, 하나하나 약물 식별을 하기엔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기 때문에 추가 질문을 해 본다. “혹시 일주일에 한 번 빈속에 먹고 나서 위 쓰림을 막기 위해 한 시간 앉아 있으셔야 하는 약이 있는지” “3개월이나 6개월, 12개월에 한 번씩 정맥 주사나 6개월에 한 번 피하 주사를 맞고 있는지”라고. 그러면 할머니들이 그제야 고개를 끄덕거리면서 “아! 그거라면 있지”라고 한다. 이런 스무고개 끝에 비스포스포네이트나 데노수맙 같은 치과 치료 시 주의해야 할 골다공증 약을 투약받고 있는 중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는 것이다.
질병관리본부 자료에 따르면 50세 이상 인구에서 골다공증의 유병률은 여성 35%, 남성이 8%에 달한다. 대략 50세 이상으로 치과를 찾는 환자 열 명 중 네 4명 정도는 골다공증을 앓고 있고, 대부분 위에서 설명한 비스포스포네이트나 데노수맙을 투약받고 있는 상태이다.
이렇게 모집단이 크다 보니 드문 확률로 일어난다는 골다공증 약의 합병증인 약물 관련 골괴사가 실제로 진료실에서는 생각보다 자주 보인다. 약물 관련 골괴사라니, 말도 너무 이상하고 어렵다. 억울한 환자분들이 묻는다. 대체 약물 관련 골괴사가 뭡니까? 세상에 골다공증 약이나 주사를 맞는 사람은 어마어마하게 많은데, 앞집 할머니도 뒷집 할머니도 전부 다 맞는데 왜 나만 이런 성가신 병에 걸립니까?
대답할 말을 찾을 수가 없다. 골다공증 치료제 중에는 골흡수를 억제하는 대표적인 약물인 비스포스포네이트와 데노수맙이 치과 치료 후 뼈가 재생되는 과정에 영향을 미쳐서 약물 관련 골괴사가 일어날 수 있다고 소심하게 설명을 해 드린다. 그러면 할머니 환자분들은 골다공증이 있으신데도 벌떡 일어나셔서 “이놈의 몹쓸 골다공증 약” 하면서 이번엔 내과 선생님을 찾아가 따질 채비를 한다.
정말이지 난감하기 이를 데 없다. 한 가지 약으로 골다공증도 치료되고, 치아를 뺀 자리도 깨끗하게 나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사람 몸은 그렇게 편리하게 만들어지지 않은 듯하다.
골다공증이란 말 그대로 뼛속에 구멍이 많이 생긴다는 뜻이며, 이로 인해 뼈가 약해지는 질환을 말한다. 이렇게 뼈가 약해지면? 당연히 부러지기 쉬워진다.
중장년에서 고관절 골절은 사망과 직접 맞닿아 있을 정도로 치명적이다. 통계적으로 고관절 골절이 발생하면 1년 내에 사망할 확률이 17~33%로, 이는 어지간한 암보다도 높다. 비스포스포네이트나 데노수맙 같은 골다공증 치료제는 이처럼 중대한 고관절 골절 위험을 줄이는 약이니, 절대 치과의사 마음대로 중단할 수가 없다. 그러면 어떻게 약물 관련 골괴사를 예방할 수 있을까?
약물 관련 골괴사는 4년 이상 골다공증 약을 투약한 경우에 발생율이 높아진다. 그래서 4년 이상 중단한 기간 없이 골다공증 약을 투약한 환자에 한에서 수술 전후에 2~3개월 휴약기를 권유한다. 만약 발치나 임플란트 등 관혈적 치과 치료를 시행한 경우 한 달 이상 수술 부위가 잘 낫지 않는다면 방치하지 말고 바로 치과를 다시 찾는 것이 좋다.
아울러 골다공증 약 투약을 아주 오래했다면 상대적으로 약물 관련 골괴사를 일으킬 가능성이 낮은 부갑상선 호르몬제나 선택적 여성호르몬 수용체 조절제로 골다공증 약물을 변경하는 것이 좋다. 물론 약에 따른 비용이나 적응증 등의 고려가 필요하므로 담당 내과 전문의 상담이 필요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평소에 칼슘과 비타민 D를 챙겨 먹고 적절한 운동을 하는 것이 골밀도 유지에 도움이 된다.
노인 인구가 나날이 많아지고 골다공증 환자도 늘어나는 세상. 고령 환자를 주로 보는 구강악 안면외과의로서 언젠가 치과 치료에 부정적인 영향이 없으면서, 싸고 부작용 하나도 없는 그런 골다공증 약이 개발되길 빌어 본다.
대답할 말을 찾을 수가 없다. 골다공증 치료제 중에는 골흡수를 억제하는 대표적인 약물인 비스포스포네이트와 데노수맙이 치과 치료 후 뼈가 재생되는 과정에 영향을 미쳐서 약물 관련 골괴사가 일어날 수 있다고 소심하게 설명을 해 드린다. 그러면 할머니 환자분들은 골다공증이 있으신데도 벌떡 일어나셔서 “이놈의 몹쓸 골다공증 약” 하면서 이번엔 내과 선생님을 찾아가 따질 채비를 한다.
정말이지 난감하기 이를 데 없다. 한 가지 약으로 골다공증도 치료되고, 치아를 뺀 자리도 깨끗하게 나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사람 몸은 그렇게 편리하게 만들어지지 않은 듯하다.
골다공증이란 말 그대로 뼛속에 구멍이 많이 생긴다는 뜻이며, 이로 인해 뼈가 약해지는 질환을 말한다. 이렇게 뼈가 약해지면? 당연히 부러지기 쉬워진다.
중장년에서 고관절 골절은 사망과 직접 맞닿아 있을 정도로 치명적이다. 통계적으로 고관절 골절이 발생하면 1년 내에 사망할 확률이 17~33%로, 이는 어지간한 암보다도 높다. 비스포스포네이트나 데노수맙 같은 골다공증 치료제는 이처럼 중대한 고관절 골절 위험을 줄이는 약이니, 절대 치과의사 마음대로 중단할 수가 없다. 그러면 어떻게 약물 관련 골괴사를 예방할 수 있을까?
약물 관련 골괴사는 4년 이상 골다공증 약을 투약한 경우에 발생율이 높아진다. 그래서 4년 이상 중단한 기간 없이 골다공증 약을 투약한 환자에 한에서 수술 전후에 2~3개월 휴약기를 권유한다. 만약 발치나 임플란트 등 관혈적 치과 치료를 시행한 경우 한 달 이상 수술 부위가 잘 낫지 않는다면 방치하지 말고 바로 치과를 다시 찾는 것이 좋다.
아울러 골다공증 약 투약을 아주 오래했다면 상대적으로 약물 관련 골괴사를 일으킬 가능성이 낮은 부갑상선 호르몬제나 선택적 여성호르몬 수용체 조절제로 골다공증 약물을 변경하는 것이 좋다. 물론 약에 따른 비용이나 적응증 등의 고려가 필요하므로 담당 내과 전문의 상담이 필요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평소에 칼슘과 비타민 D를 챙겨 먹고 적절한 운동을 하는 것이 골밀도 유지에 도움이 된다.
노인 인구가 나날이 많아지고 골다공증 환자도 늘어나는 세상. 고령 환자를 주로 보는 구강악 안면외과의로서 언젠가 치과 치료에 부정적인 영향이 없으면서, 싸고 부작용 하나도 없는 그런 골다공증 약이 개발되길 빌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