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대정부질문을 시작으로 정기국회 일정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노란봉투법 등 핵심 쟁점 법안을 둘러싸고 여야 간의 전운이 고조되고 있다. 거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민생 관련 쟁점 법안에 대한 단독 처리 태세를 벼르고 있고, 여당인 국민의힘은 ‘대통령 거부권’ 카드를 꺼내 들며 맞불을 놓은 상태다. 여기에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를 둘러싸고 여야 간의 대치가 가팔라질 전망이다.

우선, 19일부터 22일까지 나흘간 열리는 대정부질문에서 여야는 ‘문재인 정부 심판론’과 ‘윤석열 정부 실정론’을 놓고 곳곳에서 충돌할 전망이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사법 리스크’ 공략에 주력할 계획인 반면 제１야당인 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를 향한 특검 요구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를 반영하듯, 민주당은 최근 논란이 됐던 대통령실 영빈관 신축 예산 문제를 대정부 질문을 통해 강도 높게 추궁할 계획이다. 여기에 대통령실 관저 리모델링 관련 의혹과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 등도 집중 거론할 것으로 알려졌다. 칼끝은 김건희 여사를 향하고 있다. 아울러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시행령 개정을 통한 ‘검수원복’도 민주당이 벼르고 있는 대목 중 하나다.

이와 함께 민주당은 이번 대정부질문에서 169석을 가진 의회 다수당으로서 민생경제 위기 해결 방안을 주도하겠다는 기조다. 특히 22대 민생입법과제 가운데 6순위로 제시한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 처리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하이트진로 노동자 등의 파업을 계기로 쟁점이 된 노란봉투법은 파업 노동자에 대한 기업의 손해배상 청구권을 제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광주·전남지역 국회의원 가운데서는 정치분야(19일)에 김회재 의원, 교육·사회분야(22일)에 이병훈, 김원이 의원이 대정부 질문에 나선다. .

국민의힘은 19일 정치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향해 집중포화를 쏟아 부을 계획이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의 대장동·백현동 개발, 성남FC 후원금 비리, 법인카드 유용 등 각종 의혹에서 혈세 낭비가 없었는지를 조목조목 따지겠다는 각오다. 또 거대 야당의 일방적인 국회 운영을 방치하지 않겠다는 태세다. 권성동 원내대표가 민주당의 일방적인 법안 처리에 대한 거부권 행사를 윤 대통령에게 건의하겠다고 경고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특히 노란봉투법을 ‘민주노총 방탄법’으로 규정할 뿐 아니라 위헌적이라며 날을 세우고 있다. 국민의힘은 북한의 핵무력 법제화와 태양광 사업 비리 등을 거론하며 문재인 정부 실정 비판에도 목소리를 키울 것으로 보인다.

당초 14∼15일로 예정됐다가 국민의힘 원내지도부 교체를 고려해 28∼29일로 연기된 여야 교섭단체 대표연설도 관전 포인트다. 교섭단체 대표연설과 관련, 민주당에서는 이재명 대표가 연설자로 나설 예정이다. 국민의힘 연설자는 새 원내대표가 선출되면,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과 새 원내대표 간 협의를 거쳐 결정된다.

이런 가운데 정기국회에서 여야가 정면충돌하면서 민생이 실종되지 않느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대정부질문을 시작으로 각 상임위에서 여야 간의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민생 현안에 대해서는 여야가 한 발씩 물러나 합의점을 도출하는 성숙한 자세가 요구되고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민심이 정쟁에 이제 넌덜머리를 내고 있다는 점을 여야가 알아야 한다”며 “특히, 경제 위기로 민생이 그 어느 때 보다 어려운 만큼 여야가 정기국회에서 민생 현안문제에 대해서는 서로 협조하는 성숙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임동욱 선임기자 tuim@kwangju.co.kr